임정은 “이제 연기 맛 알았다”

입력 2012-06-07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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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위해 범죄를 목격하고도 못 본 체한 팜 파탈을 연기했던 임정은. 박화용 기자 inphoto@d onga.com 트위터 @seven7sola

데뷔 10년차…내공연기 돋보여
“내겐 여자로서의 행복 가장 중요”


이준혁 만큼이나 임정은에게도 ‘적도의 남자’ 최수미 역할은 큰 부담이었다.

그동안 청순하고 여성스러운 캐릭터를 주로 연기한 탓에 임정은이 연기할 팜 파탈 최수미에 많은 사람들이 우려를 표시했다. 임정은 스스로도 “과연 내가 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다.

“좋은 작품에 민폐를 끼칠까 걱정이었다. 아역(박세영)과도 이미지가 많이 달라 막막했다. 하지만 수미가 유명 화가가 되어 돌아오는 15년 뒤를 ‘변신의 날’로 잡고 공을 들였다.”

그의 말대로 15년 뒤 화려하게 돌아온 수미의 모습에 시청자들은 물론 드라마 관계자들도 놀랐다. 화려한 의상과 짙은 화장, 독기를 품은 듯 보이지만 연민을 느끼게 하는 내공의 연기는 후반으로 갈수록 극에 힘을 실었다. “임정은에게도 저런 모습이 있구나” 하는 반응에 임정은은 내심 뿌듯함을 느꼈다.

2002년 영화 ‘일단 뛰어’로 데뷔해 어느덧 데뷔 10년차가 된 임정은은 “최근 들어서야 연기가 즐겁다”고 털어놨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연기를 그만두고 싶었고, 연예계에서 벗어나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우연한 기회에 찾아온 여행이 인생을 바꿔 놓았다.

“스물아홉 되던 해에 캐나다에서 3개월을 지냈다. 학교에 다니고 영어를 배우면서 나와 상대를 인정하는 법을 배웠다. 배우로서는 내 생김새와 연기를 인정하게 됐고, 더 예뻐지고 싶은 욕심을 버렸다.”

10년 뒤에도 연기를 할 것 같으냐는 질문에도 임정은은 솔직했다.

“내가 최근에서야 연기가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처럼 사실 10년 뒤에는 어떻게 변해 있을지 모르겠다. 꿈도, 걱정도 많아지면 현재의 행복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살게 되더라. 그래서 지금의 행복을 최대한 만끽하며 살고 싶다. 배우 임정은의 삶도 중요하지만 사실 내게는 여자 임정은의 행복이 가장 중요하다. 좋은 사람이 있으면 결혼도 하고 싶고, 엄마도 되고 싶다. 그렇게 예쁘게 늙어 가는 여배우, 그리고 여자가 되고 싶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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