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상삼이 흔들리던 두산 불펜의 기둥 노릇을 해주고 있다. 원래 선발 요원이었지만 불펜에서 자신의 가치를 찾아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6홀드 방어율 1.25…셋업맨으로 부활
2군 생활, 갈수록 자존심 상하더라고요
허송 세월? 강력한 무기 ‘절실함’ 배워
이젠 선발이든 계투든 전력 투구 각오
1군 마운드에 설 수 있어 행복할 뿐이죠
두산 홍상삼(22)이 달라졌다. 올 시즌 셋업맨으로 팀 허리를 든든히 받쳐주고 있다. 7일까지 14경기에 등판해 6홀드, 방어율 1.25로 빼어난 활약을 보이고 있다. 원래 ‘선발용 투수’였던 홍상삼이다. 2009년 데뷔 때부터 투구스타일이 선발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필승계투로 정착했다. 선발과 중간투수는 몸을 푸는 법부터 피칭까지 전혀 다르지만 몸에 꼭 맞는 옷을 입은 듯 펄펄 날고 있다. 그는 “선발이나 계투나 ‘1이닝을 전력으로 던진다’는 마음가짐은 같다”며 “경기에 나가는 지금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2년간 2군 생활이 나를 바꿨다!
홍상삼은 재능이 많은 투수다. 두산 김진욱 감독은 7일 “(홍)상삼이가 입단해 불펜에서 공을 던질 때 입을 다물지 못했다”며 “어느 투수도 따라오지 못하는 직구를 가지고 있었다”고 회상했다. 2009년 혜성처럼 등장해 선발로 9승(6패)을 올릴 수 있었던 비결이다. 그러나 시련은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이듬해 극심한 부진에 시달리다 2군으로 떨어졌고, 지난해도 잠실보다 주로 이천(2군 훈련장)에 머물렀다.
“사실 그동안 야구를 그냥 해왔던 것이지, 하고 싶다는 생각은 안 했어요. 2군에 갔을 때도 곧 1군에 올라갈 선수로 대우를 받았고요. 근데 시간이 가면 갈수록 제가 2군 선수가 돼가고 있는 거예요. 자존심이 상했어요. 내가 이러려고 야구를 한 게 아닌데 뭐하고 있는 건가 싶더라고요.”
○경기에 나가는 지금이 행복하다!
지난해에는 부상까지 당하면서 운동을 소홀히 했다. 스스로 “솔직히 많이 놀았다”고 고백할 정도. 그러나 허송세월로 보낸 시간은 ‘독’이 아닌 ‘약’이 됐다. 어떤 기술보다 강력한 무기는 ‘절실함’이다. 가슴 속에서 조금씩 자라나던 야구에 대한 갈망이 그를 변화시켰다. 스프링캠프 때 선발로 준비를 하다 중간계투로 보직이 바뀐 것은 개의치 않았다. 그저 1군 마운드에 오를 수 있는 지금이 행복할 따름이다.
“선발이든 계투든 1이닝을 전력으로 막는다는 것은 같아요. 달라진 점이요? 생각이요. 경기에 나갈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행복하거든요. 연투를 하면 어깨가 뭉치긴 하지만 힘들다는 건 솔직히 투정인 것 같아요. 마음 같아선 매일이라도 던질 수 있어요. 고비를 겪어봤으니까 흔들리지 않을 자신도 생겼고요. 과거는 잊었어요. 이제 앞만 보고 달려갈 겁니다.”
잠실|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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