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싱스페셜] “에이스라면 130개는 던져야”

입력 2012-06-2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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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한화 류현진, KIA 김진, 삼성 차우찬. 스포츠동아DB

감독들이 말하는 선발투수의 한계투구수

류중일 김시진 “120∼130개 정도는…”
100개 던지고 어휴? 국내투수 너무 약해


프로야구 선발투수들의 한계 투구수는 얼마나 될까. 최근에는 투구수 100개를 기준으로 삼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하지만 감독들의 의견은 전혀 다르다. 수준급 선발투수라면 120∼130개 정도는 던져질 수 있는 능력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감독들이 그런 의견을 갖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더 강해져야 하는 국내 선발투수들

국내 선발투수들 가운데 120개 이상을 던지는 선수들이 거의 없다. 올해 선발투수로 등판해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볼을 던진 선수는 류현진(한화), 김진우(KIA), 차우찬(삼성) 등이다. 이들 3명은 한 경기에서 총 126개를 던진 바 있다. ‘너무 많이 던졌다’는 시각이 있을 수 있지만 감독들의 생각은 전혀 다르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23일 (목동 넥센전에서)배영수가 119개를 던졌다. 100개를 넘긴 뒤 상대 타자들에게 맞긴 했지만 충분히 던질 만했다”고 말했다. 이어 “배영수는 충분히 130개를 던질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 선발투수라면 120∼130개 정도는 소화해 낼 수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즉, 국내 선발투수들이 더 강해질 필요가 있다는 뜻이다.

김시진 감독도 선발투수의 한계 투구수를 이야기하며 미국 마이너리그를 예로 들었다. 미국의 경우는 선발투수가 한 경기에서 등판해 130개 정도를 던지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것이다. 김 감독은 “밴 헤켄은 마이너리그에서 4일 간격으로 등판해 130개 이상을 던져본 경험이 많다고 했다. 그와 비교해 볼 때 우리나라 투수들은 너무 약한 편이다”고 지적했다. 선발투수라면 기본적으로 120∼130개 정도는 던질 수 있어야 완투가 가능하다. 그러나 국내에는 갈수록 완투형 선발투수가 사라져 가고 있는 실정이다.


○한계 투구수 100개는 박찬호의 영향(?)

박찬호(한화)가 한창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주목을 받았던 시절 100개 안팎으로 던지는 경기가 많았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박찬호의 한계 투구수는 100개 정도로 인식됐다. 국내프로야구에도 선발투수의 한계 투구수가 100개 안팎이 적당하다는 인식이 생겨나는데 박찬호의 영향도 적지 않다는 게 현장 지도자들의 생각이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투수의 역할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던 시절에는 130∼150개를 던지는 투수들이 많았다. 하지만 박찬호 등 한국인 메이저리거가 늘면서 자연히 미국야구를 자주 접하게 됐고, 국내에도 투수들의 역할 구분이 명확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박찬호의 케이스를 보면서 한계 투수수에 대한 개념이 서서히 바뀌었고, 자연스럽게 국내 선발투수의 한계 투구수도 100개 정도로 고정이 되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덧붙였다.

목동|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gtyong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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