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숙 작가. 사진제공|SBS
SBS 주말드라마 ‘신사의 품격’(극본 김은숙·연출 신우철)이 주인공들의 특색 있는 캐릭터와 ‘꽃중년’의 사랑 이야기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극중 인물들의 이름에 남다른 의미가 있어 ‘깨알’ 같은 재미를 주고 있다.
우선 톱스타 장동건이 연기하는 건축가 김도진은 ‘그냥’ 나온 것이 아니다. 김도진은 톱스타 원빈의 본명으로, 김은숙 작가가 장동건 다음으로 함께 일하고 싶은 배우로 알려졌다. 팬들은 장동건과 원빈이 영화 ‘태극기 휘날리며’에서 형제로 등장한 것을 근거로 두 사람의 인연이 드라마에서도 이어지고 있다면서 김은숙 작가가 ‘차기작에 원빈을 캐스팅하지 않겠느냐’고 ‘나름’의 추리력을 펼치고 있다.
또 장동건·김수로·김민종·이종혁의 대학 시절 첫 사랑으로 출연한 김은희(박주미)는 김 작가의 ‘절친’이자 드라마 ‘싸인’과 ‘유령’의 김은희 작가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김은희 작가는 영화 ‘라이터를 켜라’ 장항준 감독의 부인이기도 하다. 두 작가는 2011년 SBS 상반기 작품상 시상식에서 ‘시크릿 가든’과 ‘싸인’으로 각각 드라마 부문 최우수상과 우수상을 수상하면서 처음 인연을 맺었다. 비슷한 나이의 동료로서 서로 응원하고 모니터링을 해주는 ‘절친’이 됐다.
극중 이종록(이종혁)의 바람 상대로 등장한 백혜주는 ‘시크릿 가든’부터 함께 호흡을 맞춘 제작사 화앤담 픽쳐스 기획이사의 실명이다. 박민숙(김정난)의 입에서 “니가 백혜주니?” “백혜주 정수기 파니?” 등 이름만 등장했지만, 장동건 등 친구들 입에서도 여러 번 거론돼 시청자의 기억에 강하게 남았다.
또한 홍세라(윤세아)와 서이수(김하늘)의 집에서 하룻밤을 보내 김도진의 오해를 샀던 홍세라의 남자친구 김범래는 김은숙 작가의 남동생이자, 제작사의 제작 프로듀서다.
드라마 관계자는 “김은숙 작가가 만들어내는 극중 이름은 독특하기로 유명하다”면서 “드라마 관계자들의 이름을 등장인물의 것으로 삼아 당사자들을 놀라게 하기도 하지만, 고생하는 스태프에게 고마움을 전달하면서 남다른 재미를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