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7, 구글 '천국' 마진 '지옥'?

입력 2012-06-29 11: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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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199달러(약 23만 원)라는 저렴한 가격의 태블릿PC ‘넥서스7’을 공개했다. 넥서스7을 이처럼 저렴한 가격으로 출시함에 따라, 앞으로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시장의 재편성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출시된 안드로이드 태블릿PC 가운데 넥서스7보다 저렴한 제품이 없는 것은 아니었다. 심지어 중국에서 생산된 태블릿PC 중에는 가격이 99$(약 11만 원)에 불과한 제품도 있었다. 그러나 기존의 저렴한 제품들은 성능이 뒤떨어지거나, 제품 마감이 부실한 경우가 대다수였다. 게다가 운영체제 업데이트 등 지속적인 사후지원을 기대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넥서스7은 다르다. 성능도 뛰어날뿐더러 마감도 제대로 돼있고, 제품에 대한 지원도 지속적으로 이루어질 전망이기 때문이다. 넥서스7은 엔비디아의 쿼드코어 프로세서 ‘테그라3’를 탑재한다. 테그라3는 시중에서 판매중인 고급 스마트폰에 널리 사용되고 있는 고성능 프로세서로, 갤럭시S3에 사용하는 ‘엑시노스4’를 제외하면 테그라3보다 뛰어나다고 확실히 장담할 수 있는 프로세서는 현재 없다.

또한 넥서스7은 1,280x720 해상도 7인치 크기의 광시야각 디스플레이(IPS)라는 최상급 화면을 탑재한다. 기존의 7인치 태블릿PC 대다수는 1,024X600 해상도의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1,280x720 해상도의 슈퍼 아몰레드 플러스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갤럭시탭 7.7을 제외하면, 7인치 태블릿PC 가운데 이보다 뛰어난 화면을 보여주는 제품은 없다.

넥서스7의 제작은 대만의 PC제조사 에이수스가 전담한다. 에이수스는 중견급 PC제조사로, 태블릿PC ‘트랜스포머’ 등을 제작해온 노하우를 갖췄다. 넥서스7의 제품 완성도에 의구심을 갖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보인다.

운영체제 업데이트 등 지속적인 사후지원이 가능할지 여부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넥서스7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4.1(젤리빈) 레퍼런스(기준) 태블릿PC로 구글에서 직접 관리하는 제품이다. 기존 레퍼런스 제품들이 타사보다 빨리 운영체제 업데이트를 제공받을 수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넥서스7도 최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빠르게 제공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물론 넥서스7의 성능이 기존 태블릿PC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난 것은 아니다. 후면 카메라 센서가 없으며(전면 카메라는 탑재한다), 내부 저장공간도 8GB, 16GB에 불과하다(16GB 모델은 249달러). 그러나 후면 카메라는 태블릿PC의 용도를 감안하면 비중이 그리 높지 않다는 지적이 있으며, 부족한 저장공간은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로 극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게다가 외장하드와 연결해 용량을 확장하는 방법도 있다.

그렇다면 구글은 어떻게 이 정도의 성능을 갖췄음에도 저렴한 가격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구글은 넥서스7만 판매해서 얻는 이윤은 사실상 없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거의 제품 원가에 근접한 수준으로 판매 가격을 책정한 것이다. 대신 구글은 2가지 방법으로 이윤을 얻는다. 첫 번째는 광고수입이다. 넥서스7을 구입한 사용자는 필연적으로 구글의 각종 서비스를 이용할 수밖에 없고, 이는 곧 광고수입으로 직결한다. 두 번째는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한 콘텐츠 판매다. 구글은 해외에서 구글 플레이 스토어를 통한 콘텐츠 판매사업을 전개 중이다(국내에서는 애플리케이션 판매사업만 전개중이다). 넥서스7을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자들에게 공급하고, 이들이 구글의 콘텐츠를 구입하도록 유도한다는 전략이다.

구글이 넥서스7을 공개함으로써 기존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제작사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기존 안드로이드 태블릿PC 제작사들은 콘텐츠 판매를 하지 않거나, 거의 비중을 두지 않기 때문에 구글처럼 하드웨어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기 어렵다. 하드웨어를 판매해 이윤을 얻어야 하기 때문이다. 마진을 포기하고 하드웨어 가격을 내리지 않으면 넥서스7에 밀려 시장에서 퇴출될지도 모를 일이다. 넥서스7이 제조사들에게 출혈경쟁을 강요하는 셈이다.

넥서스7은 현재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주문을 받고 있으며, 2주후부터 미국, 캐나다, 영국에 순차적으로 발매될 예정이다. 국내 출시 일은 아직 미정이나, 넥서스 제품군이 빠짐없이 발매됐던 전례를 살펴볼 때 곧 만나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글 / IT동아 강일용(zero@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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