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포터 왜 따로 노나” 신태용의 역습…성난 성남팬 폭소

입력 2012-07-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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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이 3일 성남팬들과 간담회를 갖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눴다. 신 감독은 성남의 후반기 대약진을 다짐했다. 사진제공 | 성남일화

■ 신태용감독-성남 서포터 간담회

팬들 성남 성적부진 이유와 대책 질문
“팀분위기 추스르는 중…7월은 다를것”
‘서포터 단합’ 강조에 간담회 웃음바다


“홈 서포터도 하나로 뭉쳐 달라.”

성남 일화 신태용 감독의 재치 있는 역습이었다.

성남은 힘든 시즌을 보내고 있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와 FA컵은 조기 탈락했다. K리그도 10위에 처져있다. 화가 난 성남팬들은 신 감독과 만남을 요구했고, 3일 오후 탄천종합운동장에서 간담회가 열렸다.

간담회는 1시간 가까이 침착하게 진행됐다. 사회를 맡은 서포터 SF1080 김상민 씨는 “전술, 선수기용은 질문하지 말자. 질서있게 소통하자”고 운을 뗐다. 서포터들은 윤빛가람과 한상운, 요반치치 등을 영입하고도 성적이 안 나는 원인과 대책, 실종된 투지, 보강 계획 등을 두루 물었다.

신 감독도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는 “에벨찡요와 사샤가 6월에 팀을 떠나느라 분위기에 문제가 있었다. 이제 다 정리 됐고 재정비했다. 7월을 기대해 달라”고 답했다. 이어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도록 질책보다 응원을 해 달라”고 양해를 구했다. 서포터들도 고개를 끄덕였다.

간담회 말미 예상치 못한 반전이 있었다.

신 감독은 “나도 부탁하나 할 게 있다”며 “서포터들도 하나로 뭉쳐 달라”고 했다. 성남 서포터는 4그룹으로 나뉘어 있다. SF1010과 YRU는 서포터석에서 응원하고, 강성에 속하는 황기청년단은 W석 2층, 40대 이상 올드팬이 주축인 천마불사는 E석에 앉는다.

신 감독은 “운동장에 노란 물결을 넘치게 하고 싶다. 나와 선수들도 노력하고 있다. 그런데 왜 서포터는 따로 응원하나. 서포터 통합에 필요하다면 선수단 차원에서 적극 지원 하겠다”고 공언했다. 이에 천마불사 서포터가 “우리는 나이가 많아 서포터석에서는 잘 안 보인다”고 답해 좌중은 웃음바다가 됐다.

최근 일부 구단 서포터의 도를 넘은 행동이 문제가 됐다. 인천 허정무 전 감독은 서포터와 대화를 하러 갔다가 마음만 상한 적도 있다. 그러나 이날은 신 감독의 솔직한 답변과 예의를 갖춘 서포터 덕분에 화기애애했다. 김 씨는 “감독님과 교감을 나누고 싶었을 뿐 질책이 목적이 아니었다”며 “(서포터 통합은)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성남|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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