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플랫폼에 발을 내딛다, 윤상진의 ‘플랫폼이란 무엇인가’

입력 2012-07-04 16: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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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랫폼(platform)’이 무엇인지 대략적으로나마 설명할 줄 아는가? 플랫폼의 사전적 의미는 ‘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리는 곳’ , ‘ 다이빙에서 쓰는 5~10미터 높이의 준비대’ 등 다양하다. 그러나 우리가 요즘 말하는 플랫폼은 좁은 의미로 ‘사용 기반이 되는 컴퓨터 시스템, 소프트웨어’ 를 지칭한다. 좀 더 넓은 의미로 말하자면 플랫폼은 용도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활용될 수 있는 장(場)이다.

우리는 플랫폼 시대에 살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미 구글, 애플 등 다양한 플랫폼 기반의 기업들이 우리의 생활을 장악하고 있다. 제대로 된 플랫폼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도 자신들만의 플랫폼을 구축하려 노력하는 세상이다. 그래서 저자인 윤상진 씨는 숨어 있던 플랫폼의 가치를 살며시 끄집어내고자 책을 썼다.

이 책은 총 10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그는 이 책에서 플랫폼의 이론적 측면을 훑어 내려감은 물론이고 소셜 플랫폼, 플랫폼 비즈니스, 성공하는 플랫폼 구축 전략, 스마트 시대와 플랫폼의 관계 등 여러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대표적인 플랫폼, 어떤 것이 있나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가 가장 대표적인 플랫폼으로써 수많은 프로그램 개발사와 사용자들과 연결되어 있다. 윈도우는 프로그램 개발사와 사용자 간의 ‘생태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함으로써 부가가치를 창출했다. 애플의 아이튠즈도 마찬가지다. 아이튠즈는 여러 가지 문화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는 엔터테인먼트 플랫폼이며, 음악 저작권을 보유하고 있는 음반사와 사용자를 연결해 준다. MP3 불법 다운로드를 막아줌으로써 음원 공급자와 소비자 둘에게 도움을 준 플랫폼으로 손꼽힌다. 아이튠즈 역시 윈도우와 마찬가지로 ‘장’을 만들어 줌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했다고 할 수 있다.

플랫폼이 우리 삶에 주는 영향

주위를 둘러 보면 특정 플랫폼에 속하지 않은 플랫폼이 아닌 것을 찾기가 힘들 정도다. 세계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플랫폼부터 규모가 작은 플랫폼까지 가지각색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도 각각 다양한 플랫폼이 존재한다. 플랫폼이 중요한 이유는 플랫폼이 독립적으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비즈니스와 융합되고 세분화되면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비즈니스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아니다. 플랫폼이 정치, 경제, 문화, 생활 등 우리 생활 전반과 엮여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트위터 등 소셜 플랫폼이 정치적으로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한편, 소셜 커머스도 가능해졌다. 오프라인 영역이라고만 여겨졌던 상업이 온라인화되었다는 점에 있어서 큰 의미가 생긴 것이다. 모바일 커머스의 경우(QR코드를 이용한다)도 마찬가지다. 모바일과 지역 광고가 만나면 현재 위치에 있는 다양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되어 소비자에게는 유용한 서비스가 된다.

어떤 것들이 ‘융합’ 한다는 것들은 각각이 불완전체로 존재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상생하고 지속적으로 발전하기 위해서 선택한 수단이 바로 융합이다. 플랫폼도 끊임없는 융합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 삶에 큰 영향을 주게 된다.

소셜 플랫폼이 뭐지?

소셜 플랫폼이란 ‘사람’이 중심이 되는 플랫폼을 말한다. 즉, 일상에서부터 사회 전반에 이르기까지 우리의 삶을 이루고 있는 모든 것들을 말한다. 여기서 SNS가 소셜 플랫폼인 것이 증명된다. SNS는 이미 우리 삶과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가 되었으니 말이다. 이들 소셜 플랫폼이 구축됨으로 인해 서비스 공급자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 SNS는 더욱 막강해지고 있다. SNS가 소셜 플랫폼의 일종이 되면서 SNS이용자들은 소셜 네트워킹, 게임, 문서작성 등 대부분의 서비스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되었다.

플랫폼 비즈니스도 전략적으로

여기저기서 플랫폼 비즈니스 얘기다. 그러나 플랫폼을 구축했다고 해서 모든 비즈니스가 성공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플랫폼 비즈니스가 성공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조건이 있다. 플랫폼은 플랫폼 참여자들과 함께 가치를 창출하고 시너지 효과를 만들 수 있어야 한다. 만약에 노력보다 결과물이 형편없다면 플랫폼에 참여할 이유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그리고 플랫폼은 비용절감 효과가 있어야 한다. 홍보비용, 거래비용, 검색비용 등 플랫폼에 참여하는 기업이 부담해야 할 비용을 줄이는 대신 오히려 더 많은 비용을 내야 한다면 독자적인 플랫폼이 오히려 낫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은 공급자와 수요자가 만나는 장이며, 그것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양쪽 모두가 만족할 수 있어야 한다. 그것이 플랫폼 비즈니스를 오랫동안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정보통신기술과 플랫폼 비즈니스

플랫폼과 정보통신기술을 묶어서 생각해도 별 상관 없다. 정보통신기술의 발달로 인해 시공간의 제약을 없앨 수 있었기 때문이다. 월드와이드웹(www)이 풍성해지고 있고 와이파이존이 확대되고 있으며 언제 어디서나 무선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요즘 시대에는 플랫폼의 발달이 당연히 일어날 수밖에 없다. 콘텐츠나 기능을 제공해 줄 수 있는 인프라가 쉽게 구축되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특히 정보통신기술의 발달은 페이스북, 트위터와 같은 SNS를 성장시켰다. SNS의 파급 효과가 크기 때문에(삶의 형식까지 변화시킨다)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플랫폼 비즈니스를 영위할 수 있는 기회가 보다 많이 주어지고 있는 추세다. 또한 오프라인 비즈니스가 온라인 비즈니스와 접목될 수 있는 환경이 만들어짐으로 인해 사람들의 행동양식을 바꾸기가 쉬워지고, 따라서 플랫폼 비즈니스에 성공할 확률이 높다.

스마트 기기, 플랫폼 비즈니스의 가속화에 힘쓰다

예전에는 ‘스마트’ 라는 단어가 ‘기능이 다양하고 우수한’ 의 의미로 쓰였다면, 지금은 ‘ 사용자 맞춤식 설정이 가능하고 소셜 네트워킹 기능을 갖고 있는’ 의 의미로 쓰인다. 현재, 디지털 기기들은 날이 갈수록 스마트해지고 있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스마트기기가 그러하고, 나아가서는 생각지 못했던 부분에서도 스마트 기술이 접목될 수 있다는 얘기다. 스마트기기의 확산은 플랫폼 비즈니스의 기회를 만들기에 충분하다. 모든 디지털 기기에 플랫폼이 들어갈 것이고, 기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도 기기에 따라 다를 것이므로 새로운 시장이 열릴 가능성이 커진다. 플랫폼과 플랫폼 간의 융합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이다. 스마트기기가 다양해지면, 각자가 가진 플랫폼을 교류하는 것도 비즈니스와 플랫폼 시장 운영에 있어서 필요하기 때문이다.

플랫폼의 미래, 어떻게 될 것인가

이 시대가 플랫폼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사실을 어디서나 체감할 수 있다. 특히 플랫폼의 영향을 많이 받는 정보통신산업은 웹,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서비스 등과 더불어 일종의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 플랫폼의 형성으로 인한 사회적 책임과 중립성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것. 플랫폼 참여 기업들과 사용자들이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플랫폼 자체의 노력이 필요한 셈이다. 앞서 말했듯이 플랫폼은 우리의 삶과 큰 연관이 있으므로 플랫폼의 미래는 우리의 미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발전하고 있는 플랫폼에 발맞추기 위해서는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지금 플랫폼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기업들을 제치고 새로운 플랫폼을 구축할 만한 기회를 잡으려면 그럴 수밖에 없다. 어쨌거나, 플랫폼 시장은 여전히 블루오션이다. 시도에 시도를 거듭한다면 플랫폼의 미래를 따라잡지 못할 이유는 없다. 그것을 염두에 두고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

물론 플랫폼의 개념을 잡기란 어렵다. 그러나 플랫폼을 조금이나마 이해한다면 이 시대를 살아가면서 느끼던 불편함이 사라질 지도 모른다. 성공적인 플랫폼 비즈니스를 꿈꾸는 기업들에게도 그렇고, 플랫폼의 혜택을 받고자 하는 사용자에게도 그렇다. 플랫폼 시장의 전망은 밝은 편이다. 기업과 사용자가 상생하여 플랫폼에 발을 내딛는 과정이 가치 있을 시점이다.

저자: 윤상진, 출판사: 한빛비즈, 가격: 1만 6,000원

글 / IT동아 허미혜(wowmihye@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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