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그룹 전쟁, 그 마지막 전장은 안방이다

입력 2012-07-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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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그룹 멤버들이 가요계에서 안방극장으로 장소를 옮겨 연기 경쟁을 시작했다. 수지, 소연, 설리, 은정(맨 위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사진|스포츠코리아·코어콘텐츠미디어·스포츠동아DB

연기자로 롱런…수지 설리 등 드라마 진출 러시
티아라 소연 은정 효민 멤버간 연기 대결도 눈길

올해 가요계도 어김없이 아이돌 그룹의 경쟁으로 뜨겁다. 하반기에는 그 열띤 경쟁이 안방극장으로 옮아간다. 사실 아이돌 스타들의 드라마 출연은 새로운 현상은 아니다. 이미 다수의 드라마가 아이돌 그룹 멤버들의 활약으로 시청자의 시선을 모았다. 하지만 올해 하반기처럼 걸그룹 멤버들이 드라마에 대거 동시 출연하기는 드문 일이다. 걸그룹 출신에서 어엿한 연기자로 입지를 세운 스타부터 첫 발을 내딛는 멤버들까지 그 면면도 다양하다.


● 연기자 노리는 걸그룹…누가 누가 있나

우선 티아라 멤버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멤버 소연은 KBS 2TV 월화드라마 ‘해운대의 연인들’로 첫 연기에 도전한다. 은정은 SBS 주말드라마 ‘다섯손가락’을 통해 주연으로서 네 번째 작품에 나선다. 효민은 7년 만에 부활한 MBC 베스트극장 ‘천 번째 남자’에 출연한다. 이들은 최근 가수로서 컴백한 시점에 가요 프로그램에서는 다른 팀과 경쟁을, 안방극장에서는 멤버끼리 연기 대결을 펼치게 됐다.

듀오 다비치의 강민경도 ‘해운대의 연인들’에 출연한다. 걸그룹 미쓰에이의 수지는 이미 영화 ‘건축학개론’에 이어 현재 방송 중인 KBS 2TV ‘빅’으로 시선을 모으고 있다. 그룹 에프엑스의 설리는 SBS ‘아름다운 그대에게’에, 에이핑크의 손나은은 ‘대풍수’에 모습을 드러낸다.


● 팀 대결에서 멤버 대결로…‘밥그릇 전쟁’

걸그룹 멤버들이 가수 활동과 함께 연기자로도 나서면서 각 멤버들의 경쟁도 불가피한 현상이 됐다. 소녀시대의 윤아와 유리는 이미 3월 각각 KBS 2TV ‘사랑비’와 SBS ‘패션왕’으로 시청률 경쟁을 펼쳤다. 무대 위에서와는 다른 두 사람의 모습에 팬들은 물론 시청자에게도 색다른 재미를 주기도 했다.

이 같은 현상은 앞으로도 이어질 전망이다.

걸그룹 소속사로서 멤버들에 대한 연기자 전환을 추진 중인 가요계 한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연기 훈련을 받기 시작한 건 이미 오래다”고 말했다. 연기 트레이닝을 바탕으로 연기를 해온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늘어났고 또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같은 그룹 출신 멤버들의 연기 경쟁도 후끈해질 전망이다.


● ‘섹시·큐트’만으론 한계…연기는 ‘새 돌파구’

보통의 걸그룹들은 섹시, 큐트, 카리스마를 콘셉트로 설정한다. 이미지가 겹치는 일도 부지기수다. 그렇다보니 대중의 눈에 띄기란 쉽지 않다. ‘아이돌’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더해져 자칫 활동 수명 역시 짧을 수밖에 없다. 이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이 연기자로 선회하는 까닭이다. S.E.S 출신 유진, 핑클 출신의 성유리와 이진, 샤크라의 정려원, 슈가의 황정음과 박수진, 쥬얼리의 박정아 등이 그러했다. 그리고 이들은 연기자로서도 명성을 얻으며 활동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했다.

한 걸그룹 소속사의 관계자는 “걸그룹은 보통 섹시, 큐트를 콘셉트로 한다. 하지만 이 이미지로 몇 년 동안 인기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무대 위 모습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창구로 연기를 활용한다”고 말했다.

또 최근에는 연기자 중심의 매니지먼트사들이 잇따라 걸그룹 등 아이돌 그룹을 배출하고 있다. 이 역시 연기자를 키워낸 매니지먼트 노하우를 걸그룹 활동 영역에까지 적용하면서 향후 멤버들에 대한 연기자 전환을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 시청률 위해 캐스팅…‘연기력 논란’ 불거져

걸그룹 멤버들의 드라마 출연은 시청자에게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한다. 화려한 외모를 바탕으로 무대 위에서 조명을 받는 이들의 핵심적인 팬층은 10대. 이들 충성도 높은 10대 팬들은 당연히 드라마에 출연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기 위해 TV 앞에 앉는다. 그래서 방학 시즌이라는 특수를 노린다.

실제로 티아라 소연과 다비치 강민경의 ‘해운대의 연인’. 은정의 ‘다섯손가락’, 효민의 ‘천 번째 남자’, 에프엑스 설리의 ‘아름다운 그대에게’ 등은 모두 방학 시즌인 8월 안방극장을 노리고 있다.

반면 연기력 논란은 때마다 제기된다. 시청자에게는 이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모습이 익숙해 연기가 어색하게 다가왔다. 처음 연기에 도전했을 당시 윤아, 수지, 은정, 강민경 등도 연기력 논란을 피하지는 못했다. 좋지 않은 의미로 ‘걸그룹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붙기도 했다.

드라마 제작사의 한 관계자는 “걸그룹 멤버가 출연하면 시청률면에서는 확실히 이득이다. 해외 수출에도 유리하다”면서도 “그렇다 보니 내키지 않는 캐스팅도 솔직히 있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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