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빈 사임스 코치(오른쪽 두 번째)가 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최나연(맨 왼쪽)에게 꽃다발을 건네고 있다. 사진제공|세마스포츠마케팅
“5년새 계속 성장…세계랭킹 1위 가능”
“들떠 있고 긴장하고 있다는 걸 느꼈다. 최나연에게 필요한 건 마음의 안정이었다.”
US여자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최나연(25·SK텔레콤). 그는 우승에 결정적인 역할을 했던 후원자로 오랜 파트너이자 스승인 로빈 사임스 스윙코치를 첫 손에 꼽았다.
최나연은 9일 귀국 직후 기자회견에서 “3라운드가 끝나고 로빈과 전화하면서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4라운드 경기 중에도 로빈이 했던 말을 생각하면서 마음을 진정시켰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둘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고 갔던 것일까.
사임스 코치가 그날의 대화를 다시 들려줬다. 그는 “최나연의 전화를 받았을 때 우승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고 했다. “골프에선 흐름이 중요한 데 최나연의 흐름이 아주 좋았다. 다른 선수들은 모두 타수가 높아졌는데 최나연만 타수를 줄였다.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 우승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6년 간 호흡을 맞춰온 스승과 제자 사이에서 느낄 수 있었던 직감이었다.
최나연이 전화를 건 목적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최나연이 들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진정시킬 필요가 있었다. 보통은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전화하는 일이 많지만 이날은 잘 치고 난 뒤였다. 그래서 ‘잘 못 했던 라운드를 잊어버리고 다음 라운드를 준비해야 하는 것처럼 잘 한 라운드 잊고 다음 날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로 마음을 진정시켜줬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사임스 코치는 최나연의 세계랭킹 1위도 시간문제라고 했다. 그는 “청야니를 이기려고 하기보다 지금의 상태를 유지한다는 게 중요하다. 최나연은 지난 5년 동안 계속해서 성장했다. 누구를 이기려고 하면 페이스를 잃을 수 있다. 그것보다 현재의 상황을 유지하면서 지금처럼 성장하면 1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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