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 사진제공|QPR홈페이지
박지성 위한 스쿼드 구축 팀 전력의 중심 증명
내일 亞투어 2차전…최적 포지션 찾기 시험대
퀸즈파크레인저스(QPR) 사령탑 마크 휴즈 감독의 고민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QPR 선수단이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도착한 18일. 콸라룸푸르 국제공항에선 메인스폰서이자 구단주인 토니 페르난데스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에어아시아 항공기 QPR 래핑 론칭 행사가 열렸다. 페르난데스 회장과 함께 VIP 좌석에 동석한 이는 휴즈 감독. 환한 얼굴로 손님들을 대하던 이 영국 신사는 행사가 끝난 뒤 한국 취재진을 따로 만난 자리에서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바로 박지성의 포지션 문제였다.
박지성의 포지션은 전 소속 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에서도, 국가대표팀에서도 늘 관심의 대상이었다. 즐거운 고민거리였다. 좌우 측면부터 중앙까지 두루 커버가 가능하고, 공격과 수비에서도 제 몫을 100% 해내는 박지성이다. 그러면서도 직접 빛을 발하기보다는 뒤에서 묵묵히 동료들을 받쳐주는데 주력했다.
그러나 맨유와 QPR은 다르다. 이름값에서 알 수 있듯 아무래도 박지성은 팀의 중심이 될 수밖에 없다. QPR 공식 홈페이지에서도 거의 모든 뉴스들이 박지성의 이름을 빼놓지 않고 거론한다. 더 이상 ‘이름 없는 영웅’이 아니라는 의미다.
휴즈 감독은 “박지성은 다양한 위치를 소화할 수 있다. 남은 시간 동안 꾸준히 지켜보면서 적합한 위치를 찾아보겠다. 아직 정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여기에 여운도 남겼다. 시험 가동이었다.
“시즌 개막 전까지 남은 시간 동안 여러 위치에 투입해 테스트하겠다. 단, 특정 선수를 빼고 대신 투입하는 게 아니라 우리가 더욱 필요로 할, 더욱 적합한 위치를 잡겠다.”
다분히 박지성을 위한 스쿼드 구축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17일 열린 아시아투어 1차전에서 QPR 유니폼을 입고 비공식 데뷔전을 치른 박지성은 중원에서 활약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공수를 깊숙이 오가며 짧은 시간에도 불구하고 강한 인상을 남겼다. 다만 맨유에서는 측면에 주로 포진했던 사실을 감안하면 공격적인 부분에서 아쉬움도 있었다는 평가다. 20일 콸라룸푸르 인근 샤 알람 스타디움에서 켈란탄FC를 상대로 아시아투어 2차전이 열린다. 현재로서는 측면 출격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편 ‘아시아 최고 스타’ 박지성의 인기는 론칭 행사에서도 실감할 수 있었다. 이날 많은 참석자들이 있었지만 박지성이 행사장에 등장한 순간,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를 손에 든 수많은 인파가 몰려 정상적인 행사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박지성의 영향력이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었다.
콸라룸푸르(말레이시아)|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