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오지환·한화 오선진…수렁에서 건진 1번

오지환(왼쪽)-오선진. 스포츠동아DB

LG와 한화는 7위와 8위로 내려앉아 있다. 아직 시즌은 많이 남아 있지만 5할 승률과 함께 4강 진출 가능성이 어려워지고 있는 형편이다. 그러나 후반기 들어 양 팀은 고질적인 문제였던 1번타자 부재를 해소할 수 있다는 희망을 찾았다.

LG는 그동안 이대형이 붙박이 1번타자로 활약했다. 그런데 올 시즌 1·2군을 오가면서 타율 0.170의 부진에 빠지자 팀의 득점생산 루트에 차질이 빚어졌다. 고민이 깊던 LG 김기태 감독은 후반기 개막과 동시에 오지환을 1번타자로 발탁했다.

현재까지는 적중이다. 오지환은 전반기 78경기에 나서 타율이 0.237(253타수 60안타)에 그쳤으나 1일까지 1번타자로만 나선 후반기 8경기에선 0.303(33타수 10안타)으로 3할대 타율을 기록했다. 후반기 출루율도 0.378. 김 감독은 2일 잠실 한화전에 앞서 “오지환이 지금까지는 1번타자로 잘 하고 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송구홍 코치는 오지환을 보더니 “1번타자 체질인 것 같다. 도루도 잘 하더라”며 웃었다. 오지환은 손사래를 치면서도 “타석에서 좀 자신감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는 오선진이 1번타자로 자리를 잡으면서 팀 전체가 활력을 보이고 있다. 오선진은 1일까지 0.317(227타수 72안타)의 타율을 기록 중인데 1번타자로 나섰을 때는 타율이 0.357(42타수 15안타)이나 된다. 한화 한대화 감독 역시 “오선진이 1번타자로 잘 해주면서 우리 팀 득점력이 높아졌다”고 평가했다. 오선진은 “시즌 끝까지 버틸 수 있는 체력이 관건이다”고 자평했다.

오선진과 오지환이 1번타자로 확실히 뿌리를 내릴 수만 있다면 한화와 LG는 미래를 위한 희망의 싹을 틔울 수 있다. 이들의 후반기 활약상이 주목되는 이유다.

잠실｜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