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명보 감독. 스포츠동아DB
●규칙적 수면시간
홍 감독은 잠이 없지도 많지도 않다. 하루 7~8시간은 자야하는 스타일이라 일정시간 수면을 취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보통 때는 밤 11시경 잠들어 오전 7시경 일어난다. 그러나 이 리듬이 영국에 와서는 조금 흐트러졌다. 협회 관계자는 “가끔 늦게까지 안 주무시는 모습을 볼 때가 있다”고 귀띔했다. 매일 매일 피 말리는 승부를 앞둔 스트레스 때문일 것으로 짐작된다. 실제 올림픽을 치르며 홍 감독 얼굴은 몰라보게 핼쑥해졌다.
●점심 직후 비디오 미팅
대표팀 오전 식사시간은 오전 9시다. 이에 앞서 오전 8시30분부터 보통 산책을 한다. 홍 감독도 코칭스태프, 선수들과 호텔 주변을 걷는다. 홍 감독이 선수들과 자연스레 이야기하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하다. 아침을 먹은 뒤 선수들이 방으로 올라가면 홍 감독은 코치들과 식당에 남아 차를 마시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다. 전력분석 등의 심각한 이야기가 오가지는 않는다. 담소 수준이다. 협회 관계자는 “테이블에서 웃음이 나오는 모습을 종종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오후 5시 훈련을 기준으로 했을 때 12시30분에서 오후 1시 사이에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3시부터는 테이핑 등 본격적인 훈련 준비에 들어간다. 이 사이 오후 1시부터 3시가 중요한 시간이다. 매일 하루 한 차례 홍 감독과 코칭스태프 미팅이 있다. 상대를 낱낱이 분석하고 한국 전술의 밑그림이 그려지는 핵심 타임이다. 홍 감독 이하 김태영 수석코치, 박건하 코치, 김봉수 GK코치, 이케다 세이고 피지컬 코치가 모두 참석한다. 이번 올림픽에 동행한 황보관 기술위원장이 동석할 때도 있다. 이 시간에는 어떤 지원스태프도 미팅 룸 근처에 얼씬할 수 없다.
●훈련장 이동의 원칙
훈련장으로 이동할 때는 버스를 탄다. 버스는 좌우로 두 열씩 의자가 있는 45인승이다. 선수들이 의자 두 자리를 차지한 채 편하게 앉을 수 있도록 지원스태프들은 짝을 지어 앉는다. A대표팀은 연령대가 다양해 팀 내 서열이 뚜렷하다. 버스를 탈 때 맨 앞의 감독 자리에서 가장 먼 뒷자리부터 고참들이 앉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올림픽 팀은 대부분이 또래들이라 비교적 자유롭다. 단, 와일드카드 중 박주영은 맨 뒷자리가 고정석이다. 버스 안에서는 크게 음악을 틀지 않는다. 각자 헤드폰을 끼고 음악을 듣거나 사색하며 조용한 시간을 보낸다. 버스 이동 때 원칙이 하나 있다. 선수를 포함한 홍 감독, 코칭스태프, 지원스태프 누구도 버스 안에서 전화를 받을 수 없다. 훈련장을 갈 때는 앞으로 있을 훈련을 위해 집중하고 훈련이 끝난 뒤에는 조용하게 피로를 풀라는 의미다.
●훈련은 강도 높게
올림픽 팀은 보통 하루 한 차례 오후 훈련을 소화한다. 멕시코와 1차전을 앞두고는 가끔 오전, 오후 두 차례 훈련을 한 적도 있다. 그러나 조별리그가 시작된 뒤에는 사흘에 한 번 계속 경기를 치러야 하기 때문에 회복시간이 필요해 오전 훈련은 아예 없다. 홍 감독은 훈련을 한 번 할 때 길게 진행하는 편이다. 2시간에서 2시간30분 이상 강도 높은 훈련이 계속될 때도 있다. 그러나 이 역시 조별리그가 시작되고 나서는 1시간30분 정도로 줄었다. 오후 훈련 후 7시 경 저녁식사를 하고나면 선수들은 마사지 실에서 치료를 받는다. 홍 감독은 어지간해서는 선수들 방이나 치료실을 찾지 않는다. 괜한 부담을 주지 않기 위해서다. 지원스태프들은 다음 날 일정이나 동선 등을 보고 논의할 일이 있으면 저녁식사 이후 수면시간 전에 주로 홍 감독과 만난다.
런던(영국) |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