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릎 위에 묵직하게 올려두고 한 장 한 장 넘겨보는 재미. 좋아하는 페이지를 오려 공책에 스크랩하는 재미. 마음에 드는 잡지 부록을 얻기 위해 잡지를 구입하는 재미. 바로 종이 잡지의 묘미다.
그러나 종이 잡지의 묘미보다 편의성의 메리트가 더 컸던 것일까. 인터넷 시대에 접어들면서 잡지 구독자는 부쩍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인터넷에서 원하는 정보를 찾는 게 더 편리했으며, 웹에서 볼 수 있는 잡지(웹진)가 종이 잡지의 영역을 빠르게 꿰찼다. 종이 잡지는 급격히 하향세에 접어들었다. 실제로 문화체육관광부의 '2010 콘텐츠산업백서'에 따르면, 국내 잡지산업의 매출액은 2007년 이후 2009년까지 지속적으로 정체된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한국언론진흥재단의 '2011 잡지산업실태조사'에 의하면, 국내 잡지사의 49.9%가 2010년에 비해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태블릿PC의 등장으로 잡지산업은 제2의 전성기를 맞게 된다. 기존의 잡지를 그대로 옮겨와 화면에서 볼 수 있도록 구현한 잡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물론 이전에도 전자책 형태의 잡지가 있긴 했지만, 흑백만 표현할 수 있는 전자책 단말기의 특성상 컬러 위주의 잡지를 감상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았다. 반면 태블릿PC는 다양한 색상을 구현해 잡지를 보기 적합하다. 애플이 iOS5에 뉴스가판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추가한 것도 잡지 구독 환경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됐다.
잡지 앱의 경쟁력은 종이 잡지를 보는 것과 유사한 경험을 주면서도 웹진의 편의성을 갖췄다는 점에 있다. 종이 잡지는 독자가 내용을 효과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사진과 텍스트를 배치한다. 반면 웹진은 PC화면에 최적화됐기 때문에 종이 잡지에 비해 레이아웃이 밋밋한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잡지 앱은 기존의 종이 잡지와 유사하게 구성돼, 종이 잡지에서 의도하는 레이아웃을 살리기 좋다. 화면을 터치하면 종이를 넘기는 듯한 효과를 내는 것도 부수적인 장점이다. 또한 인터넷만 되면 언제 어디서나 자유롭게 감상할 수 있고, 음악과 동영상 콘텐츠 및 SNS를 이용할 수 있는 웹진의 장점도 차용했다.
특히 여러 잡지를 한 번에 모아서 볼 수 있도록 한 통합매거진 앱이 인기다. 대표적으로 넥스트페이퍼 엠앤씨의 ‘탭진’, KT의 ‘올레매거진’, 포비커의 ‘더매거진’, 비플라이소프트의 ‘파오인’ 등을 들 수 있다. 탭진은 출시된 지 4일만에 국내 앱스토어에서 무료 앱 1위에 오를 만큼 인기를 끌었으며, 5점 만점에 5점(196개의 평가, 1.5버전 기준)의 평가를 받을 만큼 호평을 받고 있다.
종이 잡지가 몰락한다고? 오히려 시너지 효과
하지만 웹진이나 앱이 종이 잡지를 완전히 대체하는 건 아니다. 오히려 종이 잡지와 디지털 잡지가 함께 발간됐을 때, 독자들이 잡지를 구독할 확률이 더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의 디지털 매거진 유통회사인 ‘넥스트 이슈 미디어(Next Issue Media)’는 종이와 디지털 잡지를 함께 낼 경우와 함께 내지 않을 경우 신규독자 유치에서 큰 차이가 난다고 밝혔다. 종이 잡지만 발간하면 신규독자의 비중이 5%에 불과하지만, 종이와 디지털 잡지를 함께 출간하면 신규독자의 비중이 15%로 늘어난다는 설명이다. 또한 독자층이 특정 연령대에서만 늘어나는 게 아니라 전 연령대에서 늘어난다고 분석했다.
독자의 성향에 따라 종이 잡지를 더 좋아할 수 있고, 웹진이나 잡지 앱을 더 선호할 수도 있다. 종이 잡지는 ‘손맛’을 느낄 수 있다는 아날로그적 매력이 있고, 디지털 잡지는 언제 어디서나 감상할 수 있어서 편리하다. 종이 잡지와 디지털 잡지가 시너지 효과를 내서 잡지 구독률이 높아지고, 잡지산업이 부흥하길 기대해 본다.
글 / IT동아 안수영(syah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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