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더 업그레이드 - 레노버 울트라북 ‘아이디어패드 U310’

입력 2012-08-09 16:5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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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 6개월 전, IT동아 사무실에 참 ‘평범’하게 생겼던 울트라북 한 대가 도착했다. 레노버의 첫 울트라북 ‘아이디어패드 U300s’였다. 당시 제품 리뷰를 담당한 기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 제품의 특징은 딱히 좋은 것도, 지나치게 나쁜 것도 없는 ‘평범’한 제품이라는 점이었다. 대부분의 울트라북은 휴대성을 강조한, 말 그대로 초박형 제품이 대다수다. 얇은 두께, 가벼운 무게라는 디자인 측면에 제품 특징이 집중돼있다.

레노버가 출시했던 울트라북 아이디어패드 U300s도 마찬가지였다. 유선랜, 멀티카드 리더 등 뺄 수 있는 것은 과감히 없애고 가격이라는 무기를 얻었다. 100만 원대가 넘는 타 제품보다 약 30~40만 원이 저렴했다. 무게도 1.34kg으로 가벼웠다. 하지만, 지나치게 너무 많은 것을 덜어냈다는 평가도 있었다. 사용하기가 다소 불편했다는 것. USB to LAN 변환기, HDMI to VGA 변환기 등도 없었다.

참고기사: 레노버의 울트라북 출사표, 과연? 아이디어패드 U300s - http://it.donga.com/review/7873/

하지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좀더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를 강화하고 성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제품 U310이 있기 때문이다. 지난 6월 국내에 첫 선보인 이 제품은 외형 디자인은 U300s와 쌍둥이처럼 거의 똑같지만, 인텔 3세대 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을 강화하고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를 늘린 것이 특징이다.

어디 바뀐 곳은 없나?

앞서 언급했지만, U310의 제품 디자인은 이전 시리즈 제품과 비교해 크게 달라진 곳이 없다. 특유의 책을 형상화한 제품 이미지 역시 그대로다. 지난 6월 12일, U310과 U410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제품을 실제 책들과 함께 전시해 선보이기도 했다.

‘어? 레노버의 제품 디자인이 이렇게 가벼웠나?’라고 의아해하는 사람이 있겠지만, 실제 제품을 직접 살펴본 느낌은 그렇지 않다. 레노버 특유의 중후함이나 묵직함도 여전하다. 알루미늄 재질의 상판은 레노버 씽크패드 시리즈 특유의 마그네슘 재질 느낌에 크게 뒤지지 않는다. 웬만한 생활흠집이나 충격은 막아낼 수 있는 내구성으로 보인다.

제품 크기는 333x225x18mm이고, 무게는 1.65kg이다. 배터리 일체형으로 3셀 리튬-폴리머가 포함된 무게다. 레노버 측의 발표에 따르면 최대 6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사용해 본 약 2주간 외부에서 사용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었다. 무게야 크게 부담되는 수준이 아니고(백팩 이용), 사용 시간도 만족스러웠다. 약 3일 동안 완충한 상태에서 대기 모드로 들고 다녀도 문제가 없었다(배터리 절전 모드 사용). 어댑터를 포함한 무게는 1.95kg이다.

울트라북 치고 약간 무겁고 두꺼운 것 아니냐고 느낄 수 있지만, 외부 연결 인터페이스를 보면 어느 정도 수긍할만하다. 우측면에 마이크/헤드셋 단자, USB 2.0 한 개, 전원 연결 단자가 있고, 좌측면에 통풍구 옆으로 유선랜(RJ-45) 포트, 일반 규격 HDMI, USB 3.0 두 개가 달려 있다. 전면 왼쪽에는 2-in-1 멀티카드 리더기와 전원, 배터리 충전 표시 LED가 있다. D-SUB(VGA) 포트가 없는 것이 약간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 정도면 무난한 편이다. 일반 규격 HDMI가 있으니 변환 젠더를 이용하면 되리라.

명불허전 키보드와 어딘가 2% 아쉬운 터치패드

레노버의 키보드는 명성이 자자하다. 과거 씽크패드 때부터 쌓아온 특유의 키 감은 노트북을 조금 만져봤다는 사용자라면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다. IBM에서 중국 레노버로 인수되며 이전의 ‘손맛’이 사라졌다는 사용자도 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큰게 차이 나지는 않더라. 물론, 아이디어패드에 탑재된 키보드는 씽크패드의 키보드와 비교해 형태가 조금 다르다. U310의 키보드는 각각의 키가 독립적인 형태로 디자인되어 있는 아이솔레이트 형태다. 이론적으로 아이솔레이트 형태는 키 간격이 있어 오타 발생을 줄이고, 이물질 등이 들어가는 것을 방지하는 기능이 있다.

역시나 타이핑하면서 느껴지는 키 감은 묵직했다. 깊이감이 느껴지는 특유의 키 감은 속칭 ‘타자 칠 맛’이 난다. 다소 가벼운(?) 일반 노트북의 키 감과는 확실히 비교되는 차이점이다. 일반 노트북 키보드는 뭔가 ‘눌렀다’라는 느낌이 적다. 이 차이는 오래 타이핑할수록 더 크다. 한가지 흠이라면, 오른쪽 시프트키 크기가 좀 작다는 것. 국내 제조사가 아닌 글로벌 제조사의 노트북일 경우 오른쪽 시프트키 크기가 작은 경우가 많다. 이처럼 키 크기가 작으면 ㄲ, ㄸ, ㅃ과 같은 된소리 입력이 조금 어렵다.

키보드와 달리 터치패드는 좀 불만이다. 아이디어패드의 터치패드 사용 불만은 이전 제품에서도 한번 언급했던 기억이 난다. 터치패드는 버튼과 터치 면이 일체화된 형태이다. 다른 터치패드와 비교해 터치 면을 넓게 사용할 수 있다. 멀티 터치 기능도 지원하므로 이를 이용해 확대나 축소, 회전 및 스크롤 기능 등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다만, 평소 버튼 위에 왼손가락을 올려두고 오른손가락으로 마우스 커서를 이동하면서 사용했던 사람이라면 적응하는데 다소 시간이 걸릴 수 있겠다. 터치패드의 크기도 넓다. 키보드의 스페이스바 길이보다도 크다. 마우스커서를 움직일 수 있는 면이 넓다는 것은 분명 장점이다.

문제는 인식률이다. 건드리기만 해도 반응한다. 타이핑하다가 손목 부분이 터치패드를 살짝 건드리면 화면의 마우스 커서가 사방팔방으로 이동한다. 이거 은근히 신경 쓰이는 부분이다. 타이핑할 때 펑션(Fn)+F6을 눌러서 터치패드를 끄면 되겠지만, 이것 자체가 귀찮다. 터치 인식의 민감함은 두번 클릭할 때마 버튼을 클릭할 때도 단점으로 작용한다. 수시로 마우스 커서가 움직인다. ‘적응하면 된다’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다소 애를 먹은 것이 사실이다.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성능

U310의 기본사양은 인텔 3세대 코어 i5-3317U(동작 속도: 1.7GHz, 최대 터보 부스트 시: 2.6GHz, L3 캐시 메모리: 3MB, 아이비브릿지) 프로세서, 4GB DDR3 메모리, 인텔 HD 4000 내장 그래픽, 500GB SATA 하드디스크(HDD)를 탑재했다. 화면은 16:9 와이드 비율의 13.3인치 크기이고 LED 백라이트 방식이다(최대 해상도: 1366x768). 운영체제는 윈도7 홈 프리미엄 64비트 버전이 설치되어 있다.

코어 i5-3317U 프로세서는 인텔이 울트라북용으로 내놓은 초저전력(ULV, Ultra Low Voltage) 프로세서다. 말 그대로 소모전력(TDP)를 낮춘 프로세서로 이를 탑재하면, 노트북을 더 얇고 가볍게 제작할 수 있다(소비 전력이 낮으면 내부에서 발생하는 열이 적어 그만큼 제품 크기를 줄일 수 있다, 참고기사: 노트북에서 전력 소모량이 중요한 이유 - http://it.donga.com/plan/5924/). 다만, 일반 프로세서보다 성능은 약간 낮다. 소모전력을 줄인 만큼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구분 방법은 간단하다. 프로세서 모델명 뒤에 영문 ‘U’가 붙는 것이 울트라북용 프로세서이다.

터보 부스트 2.0 기능도 지원한다. 이 기능은 인터넷 검색, 파일 복사 등 간단한 작업을 할 때 프로세서 동작 속도를 낮추고, 동영상 파일 인코딩이나 풀HD급 동영상 재생, 게임 실행 등 높은 성능이 필요할 때 프로세서 동작 속도를 높여주는 기능이다. 하이퍼쓰레딩 기술도 갖췄다. 듀얼 코어 프로세서이지만 마치 쿼드 코어 프로세서처럼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이다. 단일 작업 속도보다 멀티태스킹 성능을 높여주는 기술이다. 메모리 용량은 4GB이다. 4GB 한 개라 꽂혀있어 듀얼 채널 기능은 지원되지 않는다.

500GB 용량의 HDD는 32GB 용량의 캐시 메모리 즉, SSD가 함께 탑재되어 있다. 32GB 용량의 SSD 부분에 운영체제와 자주 사용하는 프로그램 등을 설치하면 부팅 속도와 프로그램 실행 속도 등이 빨라 작업 속도를 높일 수 있다.

그래픽은 코어 i5-3317U에 탑재되어 있는 인텔 HD 4000 내장 그래픽이다. 외장 그래픽보다 성능이 낮긴 하지만, 인텔 내장 그래픽 최초로 다이렉트X 11을 지원한다. 하지만, 이제는 내장그래픽이라고 과거처럼 무시할 성능은 아니다. 서든어택이나 아바, 프리스타일, 피파온라인2, 던전앤파이터, 카트라이더 정도의 그래픽 게임은 큰 문제 없이 즐길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2, 디아블로3도 게임 내 옵션을 약간 조정하면 실행할 수 있다.

참고기사: 그래픽카드 없는 노트북에서 온라인 게임을? - http://it.donga.com/plan/6058/

인텔의 내장 그래픽은 많은 발전을 거듭해왔다. 인텔측의 발표에 따르면, 아이비브릿지에 탑재된 내장 그래픽은 이전 2세대 코어 프로세서(샌디브릿지)에 탑재된 내장 그래픽보다 약 2배 이상 성능이 향상되었다고 한다. 풀HD 화질의 동영상 재생 등은 이제 기본이다.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복구 기능(어시스트)

대다수의 사용자가 별 것 아니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고장이 났을 때 자체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복구 기능도 갖췄다. 갑자기 블루스크린이 뜨는 윈도 오류라던가 몇몇 프로그램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등 소프트웨어적인 오류가 발생했을 때 사용하면 편리하다. 물론 하드웨어(부품)의 직접적인 고장은 A/S 센터를 방문해야 하겠지만.

실행 방법은 간단하다. 제품 좌측면에 위치한 어시스트 버튼을 누르면 된다. 바탕화면에 있는 ‘OneKey Recovery’ 아이콘을 더블 클릭해 실행해도 된다. 제품 외부에 버튼이 있는 이유는 윈도 자체의 오류로 아예 부팅되지 않을 때를 위함이다. 이 때 버튼을 누르면 아래 화면처럼 Setup Menu, Boot Manager, One Key Recovery 메뉴를 선택해 실행할 수 있다. 여기서 가장 하단의 복구 영역인 One Key Recovery를 실행하면 된다.

복구 영역으로 들어가면 윈도가 실행되지 않은 상태에서 바이러스를 검사할 수 있는 ‘OneKey AntiVirus’, 복구할 수 있는 ‘OneKey Recovery’, 시스템 설정을 바꿀 수 있는 ‘System Setup’ 메뉴가 화면에 뜬다. 여기서 원하는 기능을 선택해 실행하면 웬만한 고장 등에 손쉽게 대처할 수 있다.

무난한 울트라북이란?

요즘 출시하는 울트라북은 각 제조사마다 나름의 특징을 내세우곤 한다. 프리미엄급 울트라북, 가장 얇은 울트라북, 어도비의 포토샵 등 유용한 프로그램을 기본 제공하는 울트라북 등 그 종류가 다양하다. 하지만, 사용자는 이 특징들이 오히려 부담스러울 수도 있다. 그저 대충, 아무렇게, 누구나 사용할만한 평범한, 무난한 제품을 원하는 사용자도 존재하기 마련이다. 그리고 각각의 특징을 내세우는 울트라북은 아무래도 가격대가 높기 마련이다.

2012년 8월 기준, 레노버 아이디어패드 U310의 가격은 74만~87만 원대이다(인터넷최저가 기준). 이보다 낮은 가격의 울트라북도 있겠지만, 대부분의 울트라북과 비교해 가격경쟁력이 높은 것이 사실. 사용자가 제품을 구매할 때 가장 먼저 고민하는 것이 ‘가격’이다. 다른 것은 둘째치고, 이 가격 하나만으로도 이 제품의 의미는 충분한 것이 아닐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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