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답하라 1997’ 돌풍…복고코드 통했다

입력 2012-08-1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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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에 1990년대 문화 열풍을 몰고 온 ‘응답하라 1997’의 한 장면. 사진제공|tvN

케이블채널 불구 시청률 고공행진
“90년대 문화 10대·20대도 공감”
서인국·정은지 사투리 열연도 힘

모든 것이 빠르게 변화하는 세태 속에서 시대의 정서를 거스르는 드라마가 시청자의 향수를 자극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상반기 흥행작인 영화 ‘건축학개론’에 이어 안방극장에 1990년대 문화 열풍을 몰고 온 케이블채널 tvN의 드라마 ‘응답하라 1997’ 이야기다.

‘응답하라 1997’은 그룹 HOT와 젝스키스로 상징되는 1990년대의 부상을 배경으로 지금은 서른 살이 훌쩍 넘은 HOT 광팬 시원(정은지)과 ‘시원바라기’ 윤제(서인국)의 고교 시절 이야기를 그린 감성 복고 드라마다.

시원은 아빠가 자신의 우상인 ‘토니 오빠’의 사진을 떼어버리자 방바닥에 주저앉아 눈물을 쏟아 낸다. 시원처럼 그 시대에 청소년기를 보낸 지금의 30대에게는 당연했던 정서. 이처럼 아이돌 문화의 태동기라 할 수 있는 1990년대와 지금의 아이돌 문화가 크게 다르지 않은 부분이 젊은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또 당시 시대상과 문화적 정서를 드러내는 공간과 소품을 적극 활용하면서 1990년대 문화를 다시 한 번 안방극장으로 불러들였다. 뿐만 아니라 이를 접하지 못한 10·20대의 지지도 얻으면서 드라마는 7일 방송분이 1.38%(AGB닐슨미디어리서치)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다.

연출자 신원호 PD는 “우연히 서울 홍대 인근의 술집에서 1990년대 음악에 흥얼거리는 20대들을 봤다. 1990년대 문화에 누구나 교감할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확신했다”면서 복고 정서를 소재로 선택하게 된 계기를 설명했다. 이어 “복고는 이제 완벽한 문화 콘텐츠로 자리 잡았다”며 “1990년대에 학창시절을 보낸 세대가 문화 소비의 주체가 됐다”고 덧붙였다.

‘응답하라 1997’의 이 같은 관심은 서인국과 걸그룹 에이핑크의 정은지의 열연도 큰 역할을 하고 있다. 부산을 배경으로 한 드라마라는 점에서 사투리는 필수. 울산과 부산이 각각 고향인 서인국과 정은지는 ‘어색하지 않은’ 사투리 연기로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신 PD는 “서인국은 그 시대의 정서를 어렴풋이 알고 있지만 정은지는 기억이 거의 없다. 그럼에도 기대 이상으로 너무 잘 해줘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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