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피플] 심여린 “영어 스피킹? 현지인 발음 따라만하면 OK!”

입력 2012-08-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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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인이 실제로 말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은 독특한 발상의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 ‘스피킹맥스’로 영어교육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스픽케어의 심여린 대표가 자사의 ‘스피킹맥스’를 소개하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스픽케어

미국인이 실제로 말하는 모습을 영상에 담은 독특한 발상의 온라인 강의 프로그램 ‘스피킹맥스’로 영어교육시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스픽케어의 심여린 대표가 자사의 ‘스피킹맥스’를 소개하며 밝게 웃고 있다. 사진제공|스픽케어

■ 스픽케어 심여린 대표

남편 공부법 보고 ‘스피킹맥스’ 착안
서비스 1년만에 200만명 방문 ‘대박’

의류학과 출신…김태희와 함께 공부
대학 창업동아리적 ‘스무살 꿈’ 실현

세계 136위. 한국인의 영어 스피킹 실력이다. 토익 등 시험 점수는 높지만 외국인 앞에만 서면 ‘꿀 먹은 벙어리’ 신세다.

최근 미국이나 영국에 직접 가지 않아도 현지인의 살아 숨쉬는 영어를 온라인을 통해 접할 수 있는 영어 교육 서비스, ‘스피킹 맥스’가 주목을 받고 있다.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는 온라인 영어 강좌 시장에서 새로운 발상의 서비스로 화제를 모은 스픽케어의 심여린 대표를 만났다.


- 현지인 대화를 온라인으로 익히는 서비스 방식은 어떻게 착안하게 됐나.

“남편이 MBA를 준비할 때 미국인 친구가 말하는 영상을 찍어서 따라하다 보니 실력이 빨리 는다는 것을 알았다. 규격화된 회화 학습 형식이 아닌 실제 미국인이 말하는 것을 듣고 따라하는 생생한 학습을 내놓으면 성공을 할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이 섰다.”


- 서비스에 대한 입소문이 대단하다.

“서비스 론칭 1년 만에 사이트 방문자 수가 200만 명을 돌파했다. 현지에 어학연수를 가 있는 고객들도 이용할 정도로 호응이 좋다. 매출도 빠르게 늘어 월 6억5000만원을 넘었고 지금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올해 매출 목표는 60억원에서 70억원 사이다.”


- 서비스의 어떤 점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고 생각하나.

“2년간 기획했고 36개월에 걸쳐 뉴욕 및 로스앤젤레스, 샌프란시스코, 런던 등에서 촬영한 영상 콘텐츠로 강의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강의 단계도 기초부터 MBA편까지 다양하다. 배지 아이템 등을 활용해 사용자들끼리 경쟁을 하는 등 게임적 요소도 주효했다.”


● 의류학과 출신 IT기업 CEO, 김태희와 동창

- IT업계 경영자들은 대개 경영학과나 전산계열 출신이 많은데 전공이 좀 특이하다(서울대 의류학과). 더구나 인기 스타 김태희와 동창이라는데…

“태희와 2학년까지 수업도 같이 듣곤 했다.(웃음) 3학년부터는 경영학을 복수 전공했다. 2003년 졸업 당시 친구들은 대기업으로 많이 갔지만 나는 CJ오쇼핑에, 그것도 메인 사업 분야인 홈쇼핑이 아닌 인터넷몰을 지원했다. 패션MD일을 하면서 국내 최초의 ‘스타숍’을 론칭했고 의미있는 성공을 거뒀다. 그리고 NHN으로 옮겨 디스플레이 광고 일을 했다.”


- 남이 부러워하는 좋은 회사를 다녔는데, 퇴사해서 창업을 결심한 이유는.

“대학 때 창업 동아리 활동을 했다. 동아리에서 같이 활동한 선배 중에 송병준 게임빌 대표도 있다. 동아리 활동 때부터 창업을 꿈꿔왔다. 하지만 졸업 뒤 곧바로 창업을 하기에는 확신이 없어 관련 일을 하면서 능력도 쌓고 기회를 기다렸다.”


- 창업을 하고 나서 힘들었던 점도 많았을 텐데.

“다시 하라면 못할 것 같다. 성공하는 선배들도 많아 ‘나도 하면 되겠구나’ 싶었다. 하지만 역시 쉬운 일은 없었다. 투자를 받지 못해 금전적으로 매우 어려웠다. 직원 월급날이 다가오면 스트레스가 매우 심했다. 일은 즐거웠지만 앞이 보이지 않는 길을 계속가야 하는 것도 두려웠다. ‘스피킹맥스’가 과거에 있던 비즈니스 모델이 아니라는 점도 어깨를 짓눌렀다.”


- 언제부터 사업에 대한 미래가 보이기 시작했나.

“2010년 6월 스피킹맥스에 앞서 전화영어 ‘스픽케어’를 론칭했고 그해 손익분기점을 넘었다. 2011년 4월 ‘스피킹맥스’가 나오면서 매출이 더 늘었다. 투자도 꾸준히 받았다. 2010년 본 엔젤스로부터 3억 원, 올해 두산 그룹 계열사에서 15억 원의 자금을 투자받았다.”


● “10년 뒤 나를 디자인하라”

- ‘스피킹맥스’의 미래 계획은 어떤 것인가.

“글로벌 어학 콘텐츠 플랫폼으로 키울 생각이다. 9월 중 중국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어학에 관심이 많지만 원어민을 만나 대화하기가 쉽지 않은 중국 상황을 고려하면 시장 반응이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에서도 연내 서비스를 목표로 하고 있다. 또 올해 안에 안드로이드 버전을 내놓는 등 플랫폼 확대도 꾀할 방침이다. 어학공부를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게 ‘스피킹맥스’가 될 수 있도록 하는 게 최종 목표다.”


- 평소 좌우명이 있다면.

“특별히 없지만 후배들에게 “10년 뒤 나를 디자인하라”고 충고한다. 스무살 때 창업동아리에 가입했고 CJ와 NHN에서 일하면서 30대 창업을 꿈꿨고 그 꿈을 이뤘다. 이젠 10년 뒤 ‘세계적인 어학 교육업체 CEO’가 된 또 다른 나를 디자인하고 있는 중이다.”


- 창업을 하려는 이들에게 조언을 해준다면.

“창업에서 중요한 것은 조직 세팅이다. 좋은 아이템이 있는데 남에게 알리지 않고 혼자만 끙끙대는 사람들이 많다. 사업 성공의 최고 비결은 아이디어가 아니라, 좋은 아이디어를 실행할 수 있는 조직을 갖추는 것이다. 혼자 하기는 너무 외로운 것이 창업이다. 생각이 맞는 사람들과 함께 머리를 맞댈 수 있는 조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투자자들도 아이디어에 앞서 어떤 사람들이 함께하는 지를 살펴본다.


■ 심여린 대표 프로필

1981년 강원도 원주 출생.
2003년 서울대학교 의류학과 졸업.
2003년 CJ오쇼핑 MD.
2006년 NHN DA 담당.
2009년 스픽케어 창업.
2011 대한민국 IT이노베이션 대상 특별상 수상.

김명근 기자 dionys@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kimyke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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