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7월 기준, 웹 분석기관인 ‘스탯카운터(http://gs.statcounter.com/)’에 따르면 크롬이 33.81%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해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차지했다. 기존 웹 브라우저 점유율 1위였던 인터넷 익스플로러의 시장 점유율은 32.04%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 5월 근소한 차이로 크롬이 인터넷 익스프롤러를 제친 가운데 그 격차를 더 벌리고 있는 것. 앞으로도 이와 같은 추세는 계속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같은 기간 국내 시장을 살펴보면 아직도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지난 3년 동안 점유율이 계속 낮아지고 있긴 하지만, 2012년 7월 기준 75.18%로 가히 압도적이다. 같은 기간 2위인 크롬의 점유율은 15.91%에 불과하다. 나머지 웹 브라우저는 3~4%대로 거의 무의미한 수준.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치중되어 있는 국내 웹 브라우저 시장은 마이크로소프트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 때문이다. 해외에서는 애플의 맥이나 리눅스를 설치한 컴퓨터가 10% 점유율을 차지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온통 윈도 PC 일색이다.
유독 인터넷 익스플로러에 치중되어 있는 국내 웹 환경은 액티브X(ActiveX)의 폐해로 이어진다. 액티브X는 MS가 개발한 것으로, 기존의 응용 프로그램으로 작성된 문서 등을 웹과 연결해 그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대부분 각종 보안 플러그인이나 결제 관련 프로그램 등 웹 서비스를 이용할 때 설치된다. 인터넷 익스플로러에서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에 크롬이나 파이어폭스, 사파리 등 타 웹 브라우저는 사용할 수 없다. 이는 곧 사용자의 불편으로 이어졌다. 자유로운 웹 검색을 가로막는 것은 물론, 모바일 연계 등이 불가하기 때문이다.
특히, 액티브X는 보안 문제에 취약하기 때문에 바이러스 및 악성 코드 유포, 분산서비스 공격(DDoS) 등 보안 문제의 주범으로 손꼽히고 있다. 새로운 사이트에 접속할 때마다 뜨는 액티브X 설치 창은 일반 사용자에게도 공포의 대상이다. 버릇처럼 설치하는 액티브X 창은 이게 진짜 보안 프로그램인지 해킹 프로그램인지 분간하기도 어렵다. 간혹 액티브X 설치와 실행을 위해 웹 브라우저 자체 보안 등급을 낮춰야 하기도 한다. 보안을 높이기 위한 액티브X가 오히려 보안을 낮추는 결과를 초래한 것. 아이러니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외에 PC 메모리 자원을 소모하며, 기본 사양이 낮은 PC일 경우 아예 전원이 꺼지는 등의 피해도 끼친다.
액티브X에서 서서히 벗어나고 있는 국내 웹 환경
지난 2012년 4월, 방송통신위원회와 행정안전부는 국내 주요 웹사이트 200개를 대상으로 액티브X 사용현황을 조사한 결과 84%인 168개 사이트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금융기관과 홈쇼핑이 8~11개, 공공기관이 6~7개의 액티브X 플러그인을 사용 중이었던 것. 그리고 3개월이 지난 7월 12일 조사한 바에 따르면, 74%에 해당하는 148개 사이트에서 사용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먼저 움직이고 있는 것은 지마켓, 11번가와 같은 오픈마켓이다. 오픈 마켓 업체들은 인터넷 익스플로러가 아닌 크롬,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 다양한 웹 브라우저에서 결제가 가능하도록 지원하기 시작한 것. 금융권도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 아직 완벽하진 않지만, 우리은행은 오픈뱅킹을 통해서 여러 웹 브라우저에서 기본적인 서비스는 사용할 수 있도록 조치했으며, KB국민은행은 금융기관 중 처음으로 액티브X가 없는 웹 사이트로 개편됐다.
이와 함께 방통위는 액티브X를 대체하기 위한 ‘차세대 웹 표준 HTML5 확산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에는 액티브X를 대체할 새로운 웹 기반 공인인증서 개발을 추진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한, 공인인증서와 안전결제 등을 불러올 수 있는 전자서명 기능을 개발해 오는 2014년까지 국제 웹표준화 기구인 월드와이드웹컨소시엄(W3C)의 표준으로 반영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전세계 웹 브라우저 시장에서 크롬이 1위 자리를 차지하고, 파이어폭스가 꾸준한 인기로 3위 자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나름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크롬은 타 웹 브라우저보다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으며, 파이어폭스는 다양한 부가 기능을 추가해 사용할 수 있다. 이처럼 사용자에게 실질적인 편의성을 제공하는 웹 브라우저가 지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것. 더 이상 액티브X로 도배되어 있는 국내 웹 환경이 아닌, 사용자가 웹 브라우저를 골라서 선택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하지 않을까.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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