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e스포츠에서 승부조작 발생…당사자 사과에도 일파만파

입력 2012-08-27 15: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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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닷컴]

미국 e스포츠 대회에서 승부조작이 발생했다. 관련된 선수들도 미국 게임리그를 이끄는 선수들이라 세계 게임계에 큰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26일(현지 시각) 미국 게임대회인 메이저리그 게이밍(이하 MLG)의 리그 오브 레전드(League of legends, LOL) 여름대회 결승에서 맞붙은 '커스(Curse NA)'와 ‘디그니타스(Dignitas)'가 경기 전에 맺은 합의 하에 결승전을 ’적당히‘ 치른 것.

두 팀은 경기 전 ‘대충 하고 상금은 공평하게 나눠 갖자’라고 합의를 봤다. 그리고 수많은 시청자와 팬들 및 관계자들이 주목하는 결승전에서 양팀 선수 모두 랜덤 캐릭터를 선택한 뒤 맵 중앙에 모여(All Random All Mid, ARAM) 싸웠다. 경기는 커스의 승리로 끝났지만, 후폭풍이 크다.

양 팀의 리더는 북미 최고의 정글러인 세인트비셔스와 역시 손꼽히는 미드라이너 스카라. 두 팀의 합의 하에 벌어진 일인 만큼 리더의 책임이 매우 크다. 두 팀 모두 국내와 유럽 대회에도 출전하는 등 세계적으로 알려진 유명 선수들이 이끄는 팀이자 북미 LOL 계를 이끄는 위치에 있는 팀들인 만큼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외 누리꾼들은 두 팀에 대한 폭발적인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 승부조작의 주체들을 게임계에서 퇴출하는 등 일벌백계로 다스려야 한다는 분위기다.

특히 국내 팬들이 더욱 거칠게 반응하는 이유는 한국 이스포츠가 과거 스타크래프트1 리그에서 발생한 대규모 승부조작 사태로 인해 큰 타격을 받았던 전례 때문이다. 해외 팬들 역시 당시 연루됐던 몇몇 전 프로게이머들의 이름을 거론하며 충격과 분노를 표하는 반응 일색이다.

사태가 커지자 커스팀은 MLG와 팬들에 대한 사과 동영상을 올리는 등 수습에 나섰다. 영상에서 세인트비셔스는 “문제를 일으켜서 죄송하다. 잘못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다. 이번 일에 대해 MLG와 팬들에게 사과드린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 외 팀원들도 고개를 숙이고 반성하는 듯한 자세를 취했다.



MLG는 정식 공지를 통해 두 팀의 이번 대회 랭킹 포인트 및 상금을 몰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작은 게임대회들이 많은 현 e스포츠 특성상, 각 대회 주최 측이 메이저 대회인 MLG 결승에서 저런 모습을 보일 정도라면 작은 대회에서도 최선을 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하더라도 이들로선 답하기 어려운 상황.

따라서 커스와 디그니타스가 향후 이런저런 대회들에 참가 금지당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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