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플러스] 강민호, 데뷔 첫 대타 홈런 “이런 기분 처음이야”

입력 2012-09-1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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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오후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2 팔도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한화 이글스의 경기가 열렸다. 5회말 1사 3루에서 롯데 대타 강민호가 한화 유창식을 상대로 좌월 투런홈런을 쏘아올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직|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한화전 아슬아슬하던 리드서 유창식 통타
승부흐름 빼앗는 120m짜리 18호 왕대포


“2위 수성 총력…우승 찬스 이번엔 안놓쳐”

롯데 강민호(26)가 배트를 들고 걸어 나오자 함성의 크기가 달라졌다. 승부를 결정짓는 시원한 한방을 기대했기 때문일 터. 그리고 팬들의 희망은 얼마 지나지 않아 이뤄졌다.

강민호는 10일 사직 한화전에서 2-1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5회말 1사 3루서 포수 용덕한의 대타로 타석에 섰다. 그리고 볼카운트 2B-1S서 한화 좌완 유창식의 4구째 몸쪽 높은 슬라이더(시속 128km)를 힘껏 잡아 당겼다. 왼쪽 담장 쪽으로 날아간 타구는 한참을 뻗어나가 스탠드 상단에 뚝 떨어졌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었던 비거리 120m짜리 대형 아치(시즌 18호)이자, 팽팽하던 승부의 흐름을 완전히 롯데 쪽으로 돌려놓는 한방이었다. 강민호 개인으로선 프로 데뷔 후 개인통산 113개의 홈런 중 처음으로 느껴보는 대타 홈런의 손맛이기도 했다. 강민호는 “감독님께서 주자가 3루가 되면 대타를 준비하라고 하셔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추가점이 필요한 상황이라 외야플라이를 노려 최대한 멀리 치려고 했다. 잘 맞아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타석에 서고 싶어서 몸이 근질근질했을 터다. 최근 작은 부상 때문에 경기에 제대로 나서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4일 사직 KIA전 도중 맹렬하게 3루로 슬라이딩하다 왼쪽 손목을 다쳤다. 심각한 부상은 아니지만, 경기를 온전히 뛰기에는 힘들 정도로 통증이 지속됐다. “선수 생명을 위해 부상자는 무리하게 쓰지 않는다”는 철칙을 갖고 있는 롯데 양승호 감독은 강민호를 5경기 내리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하면서 보호하기 위해 애썼다. 강민호가 “최근 감독님께서 푹 쉬도록 체력 안배를 해주신 덕분에 몸상태가 많이 좋아졌다. 감독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한 이유다.

물론 강민호의 마음이 마냥 편했던 것만은 아니다. 롯데가 2위 수성을 위해 막바지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니 “이럴 때 이렇게 벤치를 지키고 있으려니 답답하다”는 심정일 수밖에. “매일 경기 후 다른 팀 결과를 체크한다. 우리는 삼성도 지켜보고 있다”고 털어놓을 정도로 팀 순위에 관심이 많았던 강민호다. 그럴 만하다. 강민호는 롯데가 8년 만에 4강에 진출했던 2008년부터 줄곧 롯데의 안방마님으로 활약했지만, 포스트시즌에선 좋은 열매를 얻지 못했다. 그동안 꿈꾸던 우승을 일궈낼 좋은 기회를 더 이상은 놓치고 싶지 않은 것이다.



사직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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