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원경 달린 디지털 카메라, , 캐논 파워샷 SX500 IS

입력 2012-09-21 10:2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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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논 파워샷 SX500 IS 디지털 카메라

카메라에 있어 줌(zoom)은 멀리 있는 피사체를 크고 또렷하게 촬영하기 위한 주요 기능이다. 줌 배율이 높을수록 피사체를 가깝게 끌어 당겨 촬영할 수 있다. 이러한 줌 배율은 카메라의 렌즈에 결정된다. 줌 배율이 높을수록 렌즈는 크고 무거워진다. 그래서 스포츠 경기를 촬영하는 사진 기자들의 카메라는 바주카포(전차 파괴용 휴대용 로켓포)를 연상케 할 만큼 육중하다. 고배율 줌렌즈(또는 망원 렌즈) 때문이다. 참고로 스포츠 사진 기자들이 사용하는 (초점거리)600mm 망원 렌즈는 무게는 4kg, 길이는 50cm에 달한다(가격은 1,000만원이 넘는다).

캐논(Canon)이 최신 출시한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 ‘파워샷 SX500 IS’는 손바닥 만한 크기의 바디(본체)로 최대 30배의 광학 줌 배율을 지원하는 괴물 같은 제품이다. ‘광학 30배 줌’이 얼마나 대단한 기능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아래 사진을 보자. 카메라라기 보다 망원경에 가깝다. 사진 촬영이 가능한 망원경.

광학 30배 이상의 고배율 줌 기능이 있는 콤팩트 카메라는 현재 SX500 IS 외에도 여러 제품이 출시돼 있지만, SX500 IS가 그 중 가장 작고 가볍다(2012년 9월 초 기준). 최대 광각 24mm~최대 망원 720mm(35mm 필름 카메라 기준)의 엄청난 줌 배율을 내장했음에도 본체 무게는 고작 약 330g. 여성은 물론 아이들이 들고 다니기에도 무리 없다. 화소수나 셔터 속도, ISO감도 등 다른 사양이나 부가 기능, 옵션 등은 다 차치하고 줌 배율 하나 만으로도 큰 의미를 부여할 만하다.

광학 줌과 디지털 줌
디지털 시대에는 디지털이 다 좋은 듯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 중 하나가 렌즈의 줌 기능이다. 줌에는 렌즈의 광학적 특성으로 주밍(zooming)하는 ‘광학 줌’과 촬영 화면에 들어온 화상을 디지털로 확대하는 ‘디지털 줌’이 있다. 광학 줌은 줌 배율을 높여도 사진 화질이나 품질에 아무런 영향이 없으나, 디지털 줌은 주밍할수록 사진이 거칠어지고 선명도도 떨어진다. 엄밀히 말해 디지털 줌은 줌이 아닌 확대이기 때문이다.

30배 고배율 줌 렌즈를 어찌 이 안에 다 넣었을까

작기는 정말 작다. 30배 줌 렌즈가 들어 있다 생각하니 더욱 작게 보인다. 일반적인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에 렌즈 경통 부분만 튀어 나온 형태다. 전반적인 디자인이나 구성은 유사 카메라와 크게 다르지 않다. 손잡이 부분에는 전원 버튼과 촬영 모드 변환 다이얼, 셔터, 줌 레버가 있고, 뒷면에는 LCD 창과 동영상 녹화 버튼, 각종 설정 버튼, 메뉴 버튼, 사진 보기 버튼 등이 있다. 밑면에는 삼각대 장착 구멍과 배터리/SD메모리 슬롯이 있다. 옆쪽에는 미니HDMI 연결 포트와 미니USB 포트가 커버에 덮여 있다. 미니HDMI 케이블은 디지털 TV 등과 연결해 사진을 보는데 사용되며, 미니USB 포트는 PC와 연결해 사진을 복사하는데 사용된다. 그 외 SX500 IS만의 특이점은 없다.




다만 윗면에 있는 내장 플래시가 촬영 환경에 맞춰 자동으로 튀어 나오진 않는다. 필요에 따라 제쳐 올려 사용해야 한다. 이는 사용자의 촬영 습관에 따라 호불호가 다를 텐데, 본 리뷰어에게는 이 같은 수동 사용이 더 나은 듯하다.

렌즈 줌은 셔터 부분의 레버를 통해 밀고 당길 수 있다. 디지털 줌을 끈 상태(설정 메뉴에서 가능)에서는 최대 4.3mm 광각에서 최대 30배 광학 줌, 129mm까지 사진으로 담을 수 있다. 이를 D-SLR 카메라 렌즈로 환산하면 (서두에 언급한 대로) 24mm~720mm가 된다. 물론 D-SLR 카메라 렌즈의 사양이나 품질에 비할 바는 못되지만, 이만한 카메라에서 광학 720mm 초망원 촬영이 가능하다는 점은 분명 높이 살만하다.

참고로 디지털 줌 기능을 켜면 최대 120배 줌까지 사용할 수 있는데, 60배 줌(30배 광학 줌 x 2)까지는 캐논의 ‘줌플러스(Zoom Plus)’ 기술이 적용돼 디지털 줌 촬영 시 화질 저하를 최대한 억제한다(고 한다). 실제로 촬영해 보니 광학 줌보다는 역시 화질이 떨어지긴 하지만 그나마 좀 나은 듯도 하다. 없는 거 보다야 있는 게 나으니 인정. 다만 60배 이상의 디지털 줌은 줌이 아니라 확대 수준이니 화질을 기대해선 안될 것이고. 참고로 30배~60배의 줌플러스 영역은 줌 표시 바에서 노란색으로, 60배 이상의 일반 디지털 줌 영역은 파란색으로 표시하고 있다. 다시 한번 강조하지만, 디지털 카메라에서 디지털 줌은 그냥 ‘없다’고 여기는 게 바람직하다.

경통 우측에 있는 프레이밍 어시스트(Framing Assist, 이하 프레이밍) 버튼이다. 초망원 줌이 가능하다 보니 주밍 하면서 피사체를 놓칠 경우를 대비한 보조 기능이다. 초망원으로 당겨 촬영하다 보면 카메라나 피사체가 조금만 움직여도 앵글에서 놓치기 십상인데, 이때 이 프레이밍 버튼을 누르면 광각 상태로 즉시 복귀하여 피사체를 다시 잡아 주밍할 수 있다. 또한 프레이밍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줌 레버를 조정하면 피사체에 맞게 프레임(테두리)을 조절할 수 있으며, 이후 프레이밍 버튼을 놓으면 그 프레임 크기에 맞춰 처음 줌 상태로 돌아가 촬영할 수 있다(간단한 기능인데 글로 설명하려니 복잡한 듯하다).

처음에는 ‘굳이 왜 이 버튼이 있어야 하나’ 생각했는데, 막상 익숙해 지니 은근히 편하다. 30배 이상의 초망원 줌 상태에서는 피사체를 정확히 포커싱 하기가 쉽지 않은데, 이때마다 줌 레버를 돌려 확인하기 보다는 프레이밍 버튼으로 간단히 대응할 수 있으니 말이다. 아무렴 명색이 카메라 전문 기업인데 촬영에 도움되지 않을 기능을 만들어 뒀을 리가 없다.

저장 메모리는 SD메모리를 사용하며, 1,000mAh 전용 (리듐 이온)배터리가 내장됐다. 줌 기능이 뛰어나다 보니 촬영 중 연신 렌즈를 들락날락 하는 바람에 배터리가 금세 소모되는 듯했다. 불필요한 렌즈 조작은 삼가는 게 좋다.

여느 디지털 카메라처럼 SX500 IS에도 목에 거는 넥스트랩과 렌즈 커버가 들어 있다. 렌즈 커버는 잃어버리지 않게 바디에 묶어둘 수 있다.

720mm 초망원 줌의 위력

서두에 언급한 대로 SX500 IS는 1,600만 화소 사진이나 HD급(1,280 x 720) 동영상 촬영, 프레이밍 어시스트 기능, 다양한 촬영 효과(어안렌즈 효과, 미니어처 효과, 토이카메라 효과 등) 등을 지원하지만, 뭐니뭐니해도 이 카메라의 매력은 720mm ‘초울트라’ 망원 줌이다. 물론 광학 줌 30배 이상을 지원하는 유사 콤팩트 디카도 몇 개 있다. 그 중에 SX500 IS가 가장 작고 가볍다. 그게 ‘포인트’다. 지금부터 SX500 IS가 발휘하는 720mm 초망원 줌의 위력을 잠시 감상한다.



전장(戰場)의 고독한 스나이퍼(저격수)를 연상케 한다. 눈에는 가물가물한 대상을 크고 정확하게 사진으로 담는다는 게 얼마나 짜릿한 일인지를 깨닫는다. 좋지 않은 목적(?)으로 악용하다가는 큰일난다. 그런데 SX500 IS를 손에 쥐고 있으니 뭐든 당겨 찍어 보고픈 욕망이 생긴다. 조심해야 한다.

깨알 같은 촬영 효과/기능도 유용

콤팩트 카메라는 D-SLR 카메라에 비해 여러 모로 간편하고 유용하다. 셔터를 누르는 것만으로 다양한 촬영 효과를 사진에 반영할 수 있기 때문이다. SX500 IS도 여러 가지 촬영 효과를 제공하고 있다. 사실 이는 엄밀히 말해, 사진 원본을 조작, 왜곡하는 것이지만, 독특하고 재미있는 사진을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는 수긍할 수 있다.

SX500 IS는 촬영 모드 다이얼 설정에 따라 다른 촬영 효과 및 기능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이 중 눈에 띄는 것이 ‘어안렌즈’ 효과와 ‘불꽃놀이’ 기능이다. 어안(魚眼)렌즈는 한자 뜻 그대로 물고기의 눈으로 보는 듯 피사체를 중심으로 둥그렇게 처리하는 렌즈(또는 렌즈 앞에 끼우는 필터)인데, 피사체를 강조하는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한편 불꽃놀이 효과 역시 단어 그대로 야간의 화려한 불꽃놀이를 예쁘게 담을 수 있는 기능이다. 다만 셔터 속도를 의도적으로(2초) 낮추기 때문에 촬영 시 카메라가 흔들리지 않도록 삼각대 등에 고정해야 한다.

이외에 일반적으로 다른 카메라에도 제공되는 미니어쳐 효과(건물 등을 마치 미니어쳐처럼 처리), 토이카메라 효과(사진 가장자리 어둡게 처리), 흑백/세피아 효과, 포스터 효과(포스터 그림처럼 부드럽게 처리), 포지티브 필름 효과(색감을 강하게 강조), 밝은/어두운 피부색 효과(피부색을 밝게/어둡게 처리), 선명한 블루/그린/레드 효과(파랑/초록/빨강 색상 강조) 등을 사진에 적용할 수 있다. 단조롭고 평범한 사진이 식상하게 느껴질 때 활용하면 유용하겠다.

밀고 당기는 재미, 카메라로 즐기세요

사람 관계, 특히 이성 관계에서는 서로 간의 알콩달콩한 ‘밀고 당기기(밀당)’가 대단히 중요하다. 그로 인해 관계가 더욱 돈독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카메라 사용에도 이 밀당이 새로운 활력이 된다. 캐논 파워샷 SX500 IS는 이런 밀당의 재미를 제대로 만끽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다. 그 외 사양은 유사 콤팩트 카메라와 비슷하니 걱정할 거 없다. 아니 사양이나 기능이 다소 부족하더라도 30배 광학 줌 하나만으로 구매할 가치는 충분하다.

다만 앞서 언급한 대로, 렌즈를 24mm~720mm까지 밀고 당기다 보면 배터리가 금방 소모되니 신경 써야 사용해야 하겠다. 배터리를 하나 더 마련하는 것도 좋다. 그리고 30배 이상의 고배율 줌으로 촬영할 때는 미세한 진동에도 사진이 흔들려 촬영될 수 있으니, 가급적이면 삼각대에 고정하기를 권장한다.

캐논 파워샷 SX500 IS는 지난 8월 말 정식 출시됐지만 아직 구매할 순 없다(2012년 9월 중순 기준). 당연히 가격도 미정이다. 유사 사양의 고배율 줌 카메라가 40~50만원 정도에 판매되니, SX500 IS 역시 이와 비슷한 가격대가 되리라 기대한다. 사실 그 가격대이어야 유사 제품과 비교해 경쟁력이 있다(그보다는 작고 가벼우니 10만원까지의 가격차는 인정한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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