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됐다 ‘챔피언’먹다…웰컴 투 싸이월드

입력 2012-09-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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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마초 사건과 두 번의 군 입대로 위기를 맞았지만 싸이는 오뚝이처럼 다시 일어섰다. 파란만장 12년의 가수 인생에서 현재 최고의 전성기를 다시 맞고 있다. 동아닷컴DB

■ 싸이, 롤러코스터 가수인생 12년 엿보기

직설적 가사·엽기코드 데뷔곡 ‘새’ 한방에 스타덤
히트곡 ‘챔피언’ ‘연예인’ ‘낙원’…가요계 정상 등극
대마초 흡연 구속·병역 스캔들…두차례나 위기도
‘강남스타일’로 최대 반전…유튜브
조회수 3억건
빌보드·UK차트 동시석권 눈앞 월드스타로 도약

‘새옹지마(塞翁之馬)!’

인생에 있어서 길흉화복은 항상 바뀌어 미리 헤아릴 수 없다는 뜻이다.

‘강남스타일’로 26일 미국 빌보드의 메인차트인 핫100(싱글차트)에서 팝밴드 마룬파이브의 ‘원 모어 나이트’에 이어 2위에 오르며 한국 가요사를 새로 쓴 싸이(박재상·35)는 ‘B급 가수’에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르기까지 파란만장한 12년 가수 인생을 통해 그 의미를 되새겨준다. 그는 단순히 인기의 부침뿐 아니라 마약 사건과 병역 문제라는, 연예인으로서 사회적 생명을 위협하는 대형 스캔들을 겪고서도 ‘국민가수’로 존재했고, 마침내 ‘국제가수’가 됐다.

싸이는 데뷔와 동시에 ‘스타’였다. 2001년 1월 ‘싸이 프롬 더 싸이코 월드’로 데뷔한 싸이는 코믹한 가사와 춤으로 무장한 타이틀곡 ‘새’로 스타덤에 올랐다. ‘통통한’ 몸매로 땀을 뻘뻘 흘리며 춤을 추는 그의 무대매너와 ‘나 완전히 새됐어’와 같은 직설적인 가사는 통쾌한 웃음을 줬다.

당시 대중문화를 지배하던 ‘엽기 코드’와 맞물리면서 인기가 치솟았다. 묘한 중독성에 대중은 그를 ‘엽기가수’라 부르며 환호를 보냈고, 싸이는 각종 가요 프로그램 1위를 휩쓸었지만 영광도 잠시였다.

얄궂게도 싸이는 2집을 내려던 2001년 11월 대마초를 피운 혐의로 구속됐고, 이 앨범은 2002년 1월 발매됐다. 자숙의 기간을 보내며 방송 활동을 할 수 없었던 그는 대중과 멀어졌고, 히트곡도 나오지 않았다.

하지만 그는 곧바로 다시 일어섰다. 월드컵으로 온 나라가 들끓던 2002년 6월. 싸이는 거리응원을 주도하면서 방송 카메라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방송 금지 조치가 풀렸다. 월드컵 직후인 2002년 9월 발표한 3집 ‘3마이’의 타이틀곡 ‘챔피언’은 그를 다시 정상에 올려놓았다. 영화 ‘베벌리힐스 캅’ 주제가를 샘플링한 이 곡은 ‘인생 즐기는 네가 챔피언’이란 ‘건전한’ 가사 덕에 스포츠 경기장의 단골 트랙이 됐다. 또 쿨 이재훈과 함께 부른 ‘낙원’도 동반 히트했고, 이승기의 데뷔곡 ‘내 여자라니까’를 프로듀싱하면서 음악적으로도 인정을 받았다. 2006년 4집 ‘싸집’ 수록곡 ‘연예인’마저 히트하면서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그러나 다시 절정의 인기에서 위기가 또 한 번 찾아왔다. 2005년 11월 산업기능요원으로 대체복무를 마쳤지만, 2007년 병역비리 수사 과정에서 부실 근무 의혹이 제기됐다. 법원으로부터 재입대 판결을 받아 그해 12월 나이 서른에 현역으로 재입대했다.

2년을 절치부심한 그는 YG엔터테인먼트로 둥지를 옮기고 2010년 10월 5집 ‘싸이파이브’를 발표하지만 기대만큼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그러나 늘 롤러코스터를 타 왔던 싸이는 7월 발표한 6집 파트1 ‘육갑’으로 최대의 반전을 시작했다.


‘새’ 시절의 초심을 담은 ‘강남스타일’은 한국을 넘어 전 세계를 강타했다. 전 세계 30여개국 아이튠즈 1위를 기록한 ‘강남스타일’은 미국 빌보드 핫100과 영국 UK차트 동시 석권을 눈앞에 뒀다. 뮤직비디오는 28일 현재 유튜브 조회수 2억9500만 회를 기록 중이다. ‘강남스타일’ 속 말춤은 전 세계인들이 플래시몹으로 즐기는 ‘놀이’가 됐다.

‘음악에 미치는 네가 챔피언’이라 외치던 노래처럼 싸이는 누구도 모방할 수 없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세계 음악시장을 지배하는 ‘챔피언’이 됐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란 ‘강남 스타일’ 노랫말처럼 그는 뛰는 케이팝 가수를 넘어 ‘국제가수’로 훨훨 날고 있다.

결국 ‘강남스타일’ 속 ‘뭘 좀 아는 놈’은 바로 싸이 자신인 것이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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