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이 얼마나 잘 노는지 전 세계에 보여줍시다.” 가수 싸이가 4일 밤 서울광장에서 7만여 시민과 함께 한바탕 신명나는 축제의 무대를 열고 있다. 이날 싸이는 “한국인 특유의 질서 속의 무질서를 보여주자”며 관객의 질서 유지를 당부했다.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첫 곡 ‘라잇나우’에 순식간에 흥분
싸이, 뛰어다니며 열정적 퍼포먼스
10대부터 중년까지 관객 온몸 축제
공연 시작 5시간 전부터 이미 1만의 관객이 몰려든 서울광장은 일순간 절정으로 빠져들어갔다. 공연의 막을 올리는 첫 곡 ‘라잇 나우’의 전주와 함께였다. 광장에 모여든 7만 관객(경찰 추산)의 함성과 열기가 순식간에 폭발했다.
또 한 번의 절정. 막바지에 울려퍼진 ‘강남스타일’의 자극적인 전자음은 관객들을 그야말로 ‘광객(狂客)’으로 몰아갔다. 싸이가 앙코르 무대에 올라 ‘언젠가는’을 부르며 마지막 인사를 전하면서는 모든 관객이 함께 합창하며, 2시간 동안 뛰고 환호하며 온몸으로 느낀 감동과 환희의 긴 여운을 되새김했다.
‘국제가수’ 싸이가 4일 밤 10시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콘서트를 펼쳤다.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국제적인 인기를 얻는 데 큰 힘이 되어 준 국내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마련한 무료 콘서트다. 미국 빌보드 핫100차트 1위에 오르면 가장 많은 시민들이 관람할 수 있는 장소에서 상의를 탈의한 채 ‘강남스타일’을 부르겠다고 공약했던 싸이가 그 약속을 지킨 셈이다.
4일 밤 서울광장에서 ‘국제가수’ 싸이의 공연 현장을 취재 중인 기자들. 이날 현장에는 국내외 언론 매체 500여 취재진이 몰려들었다. 김종원 기자
이날 공연은 싸이의 높은 인기를 새삼 실감케 한 행사였다. 월드컵 거리응원을 연상시키듯 서울광장은 7만 관객의 함성으로 가득 찼다. 축제를 즐기는 수만명의 인파는 물론 수십대의 방송중계차와 경찰버스는 붉은 악마들로 가득 찼던 2002년 서울광장의 풍경 그대로였다.
싸이는 T자 모양의 돌출무대를 펄펄 날 듯 뛰어다녔다. 무대 주변에 설치된 세 대의 대형 멀티스크린은 그의 모습을 중계했다. ‘강남스타일’ 외에도 ‘챔피언’ ‘새’ ‘연예인’ 등 약 2시간 동안 히트곡 퍼레이드를 선보인 싸이는 특유의 열정적인 퍼포먼스로 관객의 뜨거운 열기를 모아갔다. 서울 도심 한복판이 거대한 축제의 장으로 변하는 장관이 펼쳐졌다.
싸이의 서울광장 공연 현장에 설치된 간이화장실도 관람석이 됐다. 일부 시민들이 간이화장실에 올라 위험한 광경을 연출하고 있다. 김종원 기자
늦은 시간임에도 관객들은 10대 청소년부터 나이 지긋한 중년까지 다양했고, 외국인 관람객들도 서울광장에서 펼쳐지는 축제에서 말춤을 추며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국내외 약 500여명의 취재진도 싸이의 공연을 관심 있게 지켜봤다.
이날 서울 한복판에서 벌어진 축제의 현장은 동영상 공유사이트 유튜브,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플랫폼인 유스트림코리아를 통해 인터넷과 스마트폰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됐다.
이날 공연은 서울시의 적극적인 협조 속에 진행됐다. 무대설치 비용 등 4억 원을 지원한 서울시는 시민들이 편안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도록 서울광장 일대 도로를 교통통제하고, 대중교통도 5일 새벽 2시까지 연장 운행하도록 조치했다. 또 4일 오후 8시와 5일 오후 8시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하이서울페스티벌의 일부 공연 시간을 조정하는 등 싸이 콘서트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4일 밤 싸이의 서울광장 콘서트에 앞서 한 시민이 실신해 경찰들에 의해 이송되고 있다. 김종원 기자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