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몸싸움은 거칠게 포옹은 뜨겁게…아름다웠던 슈퍼매치

입력 2012-11-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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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38라운드 올시즌 마지막 슈퍼매치 FC서울 대 수원삼성 경기에서 수원삼성 라돈치치와 박태웅이 FC서울의 반칙으로 그라운드에 쓸어져 있다. 상암|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4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2 현대오일뱅크 K-리그 38라운드 올시즌 마지막 슈퍼매치 FC서울 대 수원삼성 경기에서 수원삼성 라돈치치와 박태웅이 FC서울의 반칙으로 그라운드에 쓸어져 있다. 상암|김종원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K리그 양대 산맥 서울과 수원. 양 구단은 국내 최대 라이벌로 주장 완장 문구와 동영상 등으로 서로를 끊임없이 자극해왔다. 그러나 승부는 어디까지나 그라운드에서의 90분이 전부다. 서울과 수원은 치열한 몸싸움과 거친 플레이를 해도 종료 휘슬이 울리면 좋은 관계로 돌아간다. 결국 같은 일터에서 같이 활동하는 선후배, 동료일 뿐이다.

이는 지도자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서울 최용수(41) 감독과 수원 윤성효(50) 감독도 마찬가지. 동래중-동래고-연세대까지 동문 선후배 사이인 둘은 킥오프 전까지 치열한 설전을, 경기 중에는 날선 신경전을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경기 전에는 서로가 도발했다. 최 감독이 “11명씩 입장하지만 오늘 경기가 끝나면 그 수가 바뀔 수 있을 것”이라고 하자, 윤 감독은 “축구는 입으로 하는 게 아니다. (서울 데얀이) 우리가 럭비를 한다고 하는데, 룰에 벗어난 행동은 한 적 없다. 반칙만 해서 서울을 이긴 적은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두 지도자는 경기 중에 거의 자리에 앉지 않고 제자들을 독려했다. 결국 1-1 무승부. 끈끈한 축구인들의 우애는 종료 휘슬 이후 빛났다. 동생을 꼭 끌어안은 형님이 “올해 꼭 우승하라”고 격려했다는 후문이다. 각각 공격수와 수비수로 계속 경합했던 서울 정조국과 수원 오범석이 경기 후 어깨동무를 한 것도 라이벌전이 보여주는 또 다른 아름다운 장면이었다.

상암|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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