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담비 “가창력 쓰라린 기억…‘눈물이 주르륵’ 이 악물고 연습했죠”

입력 2012-11-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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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미니앨범 ‘눈물이 주르륵’을 발표하고 2년 만에 가수로 돌아온 손담비는 내년 만 서른을 앞두고 “30대가 기다려졌다. 이제는 달리면서 뒤도 돌아보는 여유가 생겼다”며 웃었다. 사진은 19일 서울 광화문 올레스퀘어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는 모습.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 2년만에 새 앨범 ‘눈물이 주르륵’으로 컴백, 손담비

2년전 ‘퀸’ 가창력 논란·열애설 ‘멘붕’
성장통 같은 시간들…이젠 맷집 단단
신곡 1년동안 수백번 부르며 연습
편안한 담비로 그리웠던 무대 설거예요

연예계 스타들은 상승세 속에 찾아온 슬럼프를 흔히 ‘성장통’이라 한다. 급성장 뒤에는 성장통이 따르기 마련이고, 그 급성장이 눈부실수록 성장통도 지독한 법이다.

최근 네 번째 미니앨범 ‘눈물이 주르륵’을 발표하고 2년 만에 가수로 돌아온 손담비는 전작 ‘퀸’을 “성장통을 안겨준 작품”이라고 말한다. 2007년 데뷔곡 ‘크라이’를 시작으로 ‘배드 보이’ ‘미쳤어’ ‘토요일 밤에’까지 승승장구한 손담비는 “똑같은 것보다 새로운 것을 해보자”며 ‘지금까지 손담비는 잊어라’를 모토로 1년 4개월의 준비 끝에 ‘퀸’을 발표했다.

그러나 ‘퀸’은 손담비에게 시련을 줬다. 뮤직비디오는 공개와 동시에 표절 시비가 일었고, 누리꾼들이 노래에서 반주를 없애고 음성파일만으로 가창력을 가늠해 보는 이른바 ‘MR 제거 파일’로 가창력 논란에도 휩싸였다. 배우 송승헌과 열애설까지 겹치면서 손담비는 이른바 ‘멘붕’(멘털 붕괴)상황이었다.

“이전 작품보다 두 배로 더 준비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고 지금도 자부한다. 부담도 너무 컸던 탓에, 당시 컴백에 앞서 스태프에게 ‘이번에 잘 될까요?’를 수없이 반복해 물어봤던 것 같다. 하지만 논란이 계속 겹치면서 음악은 묻히고 말았다. 참 속상했다.”

성장통은 말 그래도 성장을 위한 통증이고, 그 통증의 아픔만큼 성숙하게 한다. 손담비는 ‘퀸’에서 아팠던 경험으로 성숙함을 얻을 수 있었다.

“더 잘하려는 욕심이 클수록 제 실력을 낼 수 없다는 걸 깨달았다. 지난 2년 동안 ‘나’를 내려놓으려고 노력했다. 과거엔 누가 한 마디 하면 무척 신경을 썼지만, 이젠 누가 부담주는 말을 해도 그냥 흘려보낸다. 무대에서 편안하게 하려 한다.”

손담비는 공백 동안 혜민 스님의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등 긍정적 사고를 갖게 하는 책들을 탐독하며 자신을 내려놓기도 했다. 64부작 드라마 ‘빛과 그림자’에 출연하던 1년여의 시간도 수양의 과정이었고, 잘 해야 한다는 강박에서도 벗어났다.

손담비의 신곡 ‘눈물이 주르륵’은 2009년 ‘토요일밤에’ 이후 용감한 형제와 3년 만에 다시 콤비를 이룬 것으로 이미 화제를 모았다. “작년에 이 곡을 받았다”는 손담비는 “MR 제거로 욕먹었던 경험을 되새기며 지난 1년 동안 수백번 부르며 연습했다”고 한다. 여성미를 부각시키고자 춤에서는 몸의 곡선미를 살리는 데 주력했다.

활동 전에는 2년 공백기를 실감하지 못하다 “함께 음악 프로그램에 출연하는 후배들 중 80%가 모르는 가수들”이란 사실을 체감한다는 손담비는 “무대 밖에서는 대중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고 싶다”고 했다. 그 친근함은 또 롱런의 밑거름이 되기도 한다. 데뷔 후 토크쇼 외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하지 않은 손담비가 최근 들어 KBS 2TV ‘스타 인생극장’과 ‘개그콘서트’, tvN ‘SNL코리아’ 등에 출연하면서 자신의 민낯을 드러내는 것도 친근함을 주기 위한 행보다.

손담비는 성장통을 이겨내는 사이 서른을 눈앞에 뒀다. 1983년 9월생인 손담비는 내년이면 만 서른이 된다.

“30대가 기다려졌다. 20대 때는 치열했던 연습생 시절이 있었고, 데뷔하고 활동도 쉬지 않고 했다. 앞만 보고 달렸다. 스스로도 뒤돌아보는 일은 아무런 도움이 안 되는, 불필요한 일이라 생각했다. 이제는 달리면서 뒤도 돌아보는 여유가 생겼다. 달리면서 뒤를 돌아보는 일, 인생을 바라보는 데 도움이 된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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