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진구는 죄 없는 시민들에게 총을 겨눈 1980년 5월의 악마 ‘그사람’을 암살하려는 내용을 다룬 영화 ‘26년’에서 곽진배 역을 맡았다. ‘그사람’의 군인들에게 아버지를 잃고 아픔을 간직한 채 살아가는 건달이다.
극중 진구의 거친 눈빛은 대저택의 바리케이트를 넘어 ‘그사람’을 향한다. 지나치게 곽진배로 몰입해서일까. 그는 촬영을 거듭할수록 감정선이 격해졌다. 그사람이 미웠고, 80년 광주의 역사에 분노를 느꼈다.
배우 진구는 올해로 서른셋. 광주민주화운동이 일어난 해에 태어난 1980년생이다. 그는 “운명같은 작품인 영화 ‘26년’을 촬영한 후 한껏 성숙해졌다”고 말했다.
사진을 촬영하면서 만난 진구는 곽진배의 흉터와 걸쭉한 전라도 사투리를 갖고 있지 않았다. 하지만 광주의 상처를 진심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느끼게 만들었다. 포즈 하나에도 진정성이 담겨있는 진구의 눈빛을 잊을 수 없다.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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