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희수 ‘바키투심’은 마구 수준 WBC 불펜은 강해졌다

입력 2013-01-04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박희수표 투심 패스트볼’은 한국 프로야구 타자들에게 ‘마구’로 불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만나는 세계 최고의 타자들은 이 공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스포츠동아DB

‘박희수표 투심 패스트볼’은 한국 프로야구 타자들에게 ‘마구’로 불렸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만나는 세계 최고의 타자들은 이 공을 보고 어떤 표정을 지을까. 스포츠동아DB

차우찬과 왼손 불펜…WBC 마운드 핵심요원 성장
양상문코치 “美·日 타자들 박희수 공략 쉽지 않아”


과연 201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도 박희수(30·SK)의 마구는 통할까. 제3회 WBC 대표팀 양상문 투수코치는 “이번 대표팀에서 류현진(LA 다저스) 등이 빠지면서 제2회 대표팀보다 선발진이 약해진 것은 사실”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그러나 “불펜은 더 강하다”고 평했다. 양 코치가 특히 기대를 거는 투수는 “박희수”다. 박희수는 차우찬(삼성)과 함께 왼손 불펜 요원으로 활약할 전망이다.


○평범에서 비범으로!

제1회 WBC가 열리던 2006년은 박희수의 프로 데뷔 시즌이었다. 당시 그는 1년 내내 단 2.1이닝만 던졌다. 제2회 WBC가 개최된 2009년에는 상무 소속으로 2군 무대에 있었다. 당시만 해도 본인의 표현대로 “평범한 투수일 뿐”이었다. “제1·2회 WBC 때는 중계를 지켜보면서도 ‘내가 저 무대에 설 수 있다’는 상상조차 못했어요. 그냥 1군에서 던지는 것이 목표였으니까요.” 하지만 2012시즌 박희수는 정상의 셋업맨으로 우뚝 섰다. 무려 65경기에 등판해 단일시즌 최다홀드(34개)를 작성하며 방어율 1.32를 기록했다. 극적인 변신의 배경에는 군 시절 집중 연마한 ‘투심패스트볼’이 있다. 그가 가장 좋아하는 자신의 별명 역시 ‘바키투심’이다.


○‘박희수표 투심’은 메이저리거에게도 통할까?

박희수의 투심패스트볼은 서클체인지업과 비슷한 궤적을 그린다. 우타자 바깥쪽으로 흘러나가기도 하고,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직구와 유사한 궤적으로 오다가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급격하게 꺾이는 것이 장점이다. 투심패스트볼의 위력 덕에 박희수는 2012시즌 좌타자(피안타율 0.187)뿐 아니라, 우타자(피안타율 0.190)에게도 강했다. “WBC에는 워낙 대선수들이 많이 출전하잖아요. 국제무대에서도 제 투심패스트볼이 통할지 궁금해요. 맞더라도 신경 안 쓰고, 제 공만 던지려고요.” WBC 대표팀 양상문 투수코치는 “미국, 일본의 타자들도 박희수의 공을 공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3월 겨냥해 몸 만드는 데는 익숙해!

박희수는 3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김광현, 송은범 등 팀 동료들과 함께 캘리포니아주 애너하임에 위치한 트레이닝센터에서 몸만들기에 돌입하기 위해서다. “제가 원래 1군을 보장받는 투수가 아니었잖아요. 예전에도 3월에 보여줘야 했기 때문에, 일찍 컨디션을 올리는 데는 큰 문제가 없어요.” 한 가지 걱정거리는 2012시즌의 피로감 때문에, 12월 공을 만지지 않았다는 점. 그러나 보강운동은 꾸준히 소화해왔다. 박희수는 “간절히 바라던 대표팀이었던 만큼, 열심히 운동해서 보탬이 되겠다. 왼손 불펜의 숫자가 적지만,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으로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