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혜 “애정신? 박유천은 척척, 유승호는 머뭇머뭇”

입력 2013-02-0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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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다’로 고통과 행복을 느끼며 20대의 마지막을 보낸 윤은혜는 30대에 펼쳐질 자신의 연기를 기대했다. 사진제공|더하우스컴퍼니엔터테인먼트

■ ‘보고싶다’ 끝낸 윤은혜의 촬영 뒷이야기

비운의 여인 이수연 역에 과잉 몰입
첫 촬영땐 울음…내 욕심에 힘들었죠

입는 옷마다 불티…‘완판녀’ 비법요?
안 예쁜 얼굴 덕에 옷에 시선 몰린 듯

센스 만점 박유천은 ‘분위기 메이커’
열연 유승호에게선 남자의 향기 물씬

어깨의 무거운 짐을 내려놓은 것 같아 편안해보였다. 지난 두 달 동안 MBC 드라마 ‘보고싶다’의 이수연을 연기하며 치열한 시간을 보냈던 연기자 윤은혜(29)는 홀가분한 모습이었다. 드라마 초반 아역 김소현의 열연에 예상치 못한 질타를 받았지만 자신의 노력을 알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마지막까지 내달릴 수 있었다. 가수에서 연기자, 그리고 한층 더 성장한 연기자로 성장한 윤은혜는 곧 다가올 또 다른 변신을 기대하고 있었다.

‘보고싶다’는 윤은혜를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을 변화시켰다. 일부는 항상 밝은 모습을 보여줬던 윤은혜가 과연 상처를 안은 비운의 여인을 표현할 수 있을지 의심했기 때문이다. 김소현의 열연은 윤은혜에게는 분명 과제였다. 잘해야겠다는 열정이 과한 나머지 첫 촬영에서 울음을 터뜨렸고, 잠도 잘 이루지 못했다. 두렵고 무서워했다. 스스로를 “연기력 논란을 달고 산 사람이다”며 말문을 열었다.

“글쎄요. 뭔가 하나 더 얹은 느낌이었어요. 어린 친구들이 정말 잘해서. 잘해서 고마운데…, 너무 잘하더라고요. 하하! 첫 촬영날 제가 준비한 것을 보여줘야 한다는 긴장감에 예민해져 있었어요, 욕심이 자신을 괴롭혔죠. 긴장하니 연출자 말도 잘 안 들리고 현장에서 감각이 살아난다는 칭찬의 낙으로 살았는데 그날은 정말 아니었어요.”

그렇게 호평과 혹평을 넘나들었지만 결과적으로 윤은혜에게 ‘보고싶다’는 한 단계 성장할 기회를 안겨줬다.

“역시 시원섭섭해요. 연기자 입장에서는 완벽하게 마무리해도 아쉬운데 결국 쓰러져 마지막 회를 병원에서 봤으니 더 마음이 안 좋더라고요. 그리고 끝난다는 게 실감이 나지 않다가 ‘7급공무원’ 예고편을 보다 ‘어, 그럼 이제 우리 드라마 안 나오는 거야?’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윤은혜는 “화제성은 높았는데 시청률이 아쉬웠다”고 했다. 실제로 윤은혜를 포함해 주인공인 박유천 유승호의 연기는 매회 화제를 모았다.

한편으로 윤은혜는 패션과 메이크업으로도 눈길을 끌었다. 해당 상품은 곧장 품절로 이어졌다. ‘완판녀’ 비법을 묻자 “좋은 카메라로 찍었기 때문”이라고 웃으며 “나는 솔직히 예쁘지 않아서 내 얼굴이 먼저 (대중의)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그래서 의상이나 화장품에 눈길이 가는 것 같다. ‘윤은혜도 어울리는데 나도 어울리지 않을까’라는 자신감을 주는 게 아닐까”라고 말했다.

그래도 윤은혜는 많은 여성 시청자에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었다. 박유천, 유승호 두 남자의 사랑을 받았던 윤은혜는 “같이 있는 모습이 그냥 싫다”는 댓글을 잊을 수 없다고 했다.

그런 질투 속에서 박유천, 유승호와 맞춘 호흡은 만족감으로 가득했다. “(박)유천이는 센스가 있어서 굳이 맞춰보지 않더라고 잘 맞았다.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유)승호는 어리다고 여겼는데 너무 잘 하더라. 가끔 남자의 모습이 보일 정도로.(웃음) 감정신에서는 경험이 많지 않아 쑥스러워하기도 했는데, 유천이는 다르더라”며 웃었다.

‘단골’로 찾았던 예능 프로그램에 발을 끊은 이유에는 그 시간을 연기에 쓰고 싶은 마음이 컸다. 윤은혜는 “예능 프로그램은 즐거워야지 심각하면 안 되지 않느냐. 나는 아직 많은 것을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에 밝은 모습이 굳어지면 이수연 같은 캐릭터를 다시 맡기 어려울 것이다. 다양한 연기를 하고 난 10년 후에는 괜찮지 않을까”라며 한 이미지에 갇히는 것을 꺼렸다.

“20대에는 사람들 눈치 보고 뒷말 나올까 걱정했거든요. 빨리 30대가 됐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그 나이에 할 수 있는 다양한 연기를 하고 싶어요. 제 상황과 비슷한 작품을 하려고요. ‘보고싶다’도 제 마음이 울적하고 힘들어서 확 끌렸거든요. 할 수 있는 것은 다 도전해보고 싶어요.”

백솔미 기자 bsm@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bsm0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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