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더스틴 니퍼트 “내가 용병 대세? 머쓱하네요”

입력 2013-02-1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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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용병 더스틴 니퍼트는 지난해 준플레이오프 패배를 자신 탓이라고 여긴다. 그 아픔을 2013시즌 우승으로 씻겠다는 자세다. 미야자키에서 전지훈련 중인 니퍼트의 텁수룩한 수염이 눈길을 끌고 있다. 사진제공|두산 베어스

■ ‘알토란 용병’ 두산 니퍼트

타 구단들도 ‘니퍼트 같은 투수’ 찾아
“나 말고도 잘 던지는 선수 많은데…”

“지난 시즌 준PO 역전패…내 탓이오
올 시즌 우승하면 눈물 많이 흘릴 듯”


두산 더스틴 니퍼트(32)는 최고의 외국인투수 중 한 명이다. 지난 두 시즌 동안 26승을 거두며 두산 전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올 시즌 재계약은 당연한 결과였다. 이번 재계약으로 그는 3년 연속 두산 유니폼을 입고 한국프로야구 마운드에 오른다.


○니퍼트 스타일을 찾는다고?

니퍼트는 두산 투수들을 거론할 때 첫 손에 꼽힐 만큼 상징적 존재가 됐다. 재계약 소감을 묻는 질문에 그는 “팀에 합류하는 것은 가족이 있는 집에 돌아오는 것처럼 익숙하다”고 답했다. 그가 국내에서 성공가도를 달리자 타 구단들은 하나 같이 큰 키에 빠른 공과 싱커를 구사할 수 있는 유형의 ‘니퍼트 스타일’ 외국인투수 찾기에 혈안이 됐다. 올 시즌에도 몇몇 팀들은 새로 영입한 용병 투수에 대해 ‘니퍼트와 비슷한 스타’이라는 설명을 달았다. 니퍼트의 위력을 실감할 수 있는 부분이다. 정작 니퍼트는 타 팀에서 자신과 비슷한 스타일의 외국인투수를 찾는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그는 “정말인가? 타 팀 감독들이 나를 잘 봐준 의미니 감사하다. 나말고도 잘 던지는 선수들이 많은데…”라며 미소를 지었다.


○이번엔 우승으로 눈물 흘리고파

지난해 준플레이오프(준PO)에서 롯데에 패한 뒤 니퍼트는 많은 눈물을 흘렸다. 그는 10월 12일 준PO 4차전에서 3-0으로 앞선 8회 승리를 굳히기 위해 등판했지만 아웃카운트 한 개만을 잡는 사이 4안타 3실점으로서 무너졌다. 이것이 화근이 돼 팀도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니퍼트는 “내가 자신 있어서 코칭스태프에게 중간계투로 던질 수 있다고 얘기했는데, 결국 나 때문에 팀이 졌다. 너무 분하고 억울해서 한참을 울었다. 그 후에도 패배의 아픔을 지우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 감독님을 비롯한 코칭스태프, 동료들, 팬들을 실망시켜서 너무 죄송했다”고 여전히 자책했다.

강력한 선발진을 구축한 두산은 올 시즌 삼성을 견제할 우승후보로 꼽힌다. 위력적 에이스 니퍼트가 있기에 가능하다. 지난해 팀의 기대를 저버린 빚을 올 시즌 우승으로 되갚겠다는 것이 니퍼트의 생각이다. ‘우승 후에도 많은 눈물을 흘릴 것이냐’는 질문에 그는 “스프링캠프 때 우승을 이야기하기에는 너무 앞서가는 것 같지만, 아마도 많이 울 것 같다. 이번 캠프 동안 몸을 잘 만들어서 한 시즌 동안 건강하게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고 등판한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한다”고 말했다.

미야자키(일본)|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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