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달러 OK? 시가팔이까지…안쓰러운 쿠바

입력 2013-02-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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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와의 평가전 취소 등 황당한 행보 속
선수들 생활전선에…돈 때문에 굶기도


호텔에서 담배를 팔아 용돈을 벌고, 욕실에서 직접 빨래를 하는 국가대표.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하는 쿠바대표팀의 모습이다.

쿠바는 대만의 초청을 받아 현지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다. 3월 2일 1라운드가 시작되기 전 A조 경기가 열리는 일본으로 이동한다. 한국과는 2라운드에서 맞붙을 가능성이 큰 상대다.

쿠바는 20일 호주, 21일 NC와의 평가전을 모두 경기 개시 직전 석연찮은 이유로 무산시켰다. 국제관례를 무시한 행위로, 대만 현지에선 중계방송까지 잡혀 있었던 까닭에 대만야구협회가 크게 당황하기도 했다.

그러나 쿠바의 기행은 그라운드에서만이 아니다. 쿠바는 대만의 후원으로 한국과 같은 숙소에 머물고 있다. 최근 쿠바 선수들은 호텔에서 한국 선수들이나 관계자들이 지나가면 갑자기 반갑게 인사하며 나무상자에 담긴 쿠바산 시가를 들이밀며 흥정을 시작한다. 한국대표팀의 일정을 돕고 있는 현지 여행사 직원이 확인해보니 한 박스에 600달러가 넘는 고가품이지만, 쿠바 선수들은 100달러에 팔고 있다. 낡은 배트와 글러브를 가져와 한국 선수들에게 바꾸자고 부탁하는 등 선수단 전체가 생활전선에 뛰어든 모양새다.

더 안쓰러운 사실은 무료로 제공되는 호텔 아침심사 때는 쿠바 선수 전원이 이른 시간부터 자리를 잡고 앉아 폭식을 하지만,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저녁식사 때는 대여섯 명만 밥을 먹는다는 것이다. 외식이 자유로운 것도 아니다. 선수들의 망명을 막기 위해 쿠바 관계자들이 호텔 로비를 번갈아 지키고 있다. 유니폼 세탁도 호텔에 맡기지 않고 각자의 방에서 해결한다. 아마야구 최강 쿠바지만 측은한 마음이 들 정도로 궁핍한 모습이다.

도류(대만) | 이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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