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수첩] ‘박시후 사건’ 엉뚱한 논쟁 이제 그만

입력 2013-02-2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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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박시후. 스포츠동아DB

연기자 박시후(35·사진)가 연예인 지망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피소된 가운데 사건이 본질을 벗어나 ‘엉뚱한’ 논쟁으로까지 번지고 있다. 박시후에 대한 경찰 조사가 제대로 이뤄지기도 전에 변호인 측이 사건을 다른 경찰서로 이송해 달라고 신청한 데 이어 경찰 수사의 공정성을 문제 삼고 나오면서 양측이 갈등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진실 규명에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박시후의 변호를 맡고 있는 법무법인 푸르메 측은 25일 “박시후의 피의 사실이 ‘실시간 중계하듯’ 여과 없이 혹은 진실에 반해 언론에 보도되는 등 수사 과정에 상당한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15일 고소인 A씨가 박시후와 연기자 후배 김모 씨를 고소한 뒤 사건 직전 세 사람의 모습이 담긴 CCTV 내용과 약물 투여 검사 의뢰 등 관련 내용이 보도된 것이 ‘피의자의 방어권’을 제대로 지켜주지 못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CCTV 확보와 국과수 자료 분석 의뢰 등은 성폭행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통상적인 절차일 뿐이다. CCTV 관련 내용의 경우, 세 사람이 술을 마신 주점 관계자들의 입을 통해 알려진 것이다. 무엇보다 이번 사건의 핵심은 15일 새벽, 세 사람 사이에 무슨 일이, 어떻게 벌어졌느냐에 있다. 물론 사건의 진실을 정확히 파악하기 위한 과정에서 수사 주체인 경찰과 피고소인을 변호하기 위한 변호인측의 법리 논쟁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문제는 관련 논쟁 때문에 사건의 본질이 오히려 묻혀질 우려마저 없지 않다는 점에 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박시후가 A씨와 합의를 시도하기 위해 ‘시간끌기’를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박시후 측은 이번 수사 과정에서 그의 명예가 “난도질당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사건을 어느 경찰서가 수사하느냐를 두고 경찰과 입장이 부딪친 사이, 이번 사건과 관련한 일반의 의혹은 더욱 커져갈 뿐이다. 차라리 정확한 진실을 밝히기 위해 하루라도 빨리 경찰에 당당히 출두, 조사를 받는 게 “난도질” 당한 명예를 되찾는 빠른 길이 아닐까. 경찰은 박시후에게 3월1일 재출석을 통보했다. 경찰은 이번 조사에도 응하지 않을 경우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구인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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