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밀턴 나오면 침묵하자”… 텍사스 팬들은 왜?

입력 2013-02-27 16:4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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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시 해밀턴(32·LA 에인절스). 동아닷컴

[동아닷컴]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강타자 조시 해밀턴(32·LA 에인절스)이 친정팀 팬들 앞에서 굴욕을 맛보게 될까.

해밀턴은 지난해 12월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텍사스 레인저스를 떠나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은 슬러거. 팀의 중심타자로 맹활약한 해밀턴의 이적에 많은 텍사스 팬들이 아쉬워 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미국 CBS 스포츠는 25일(현지시간) 오후 “브랜든 홈즈(15)라는 한 팬이 ‘조시 해밀턴 무시하기 캠페인’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홈즈 씨는 자신의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계정을 통해 “해밀턴이 텍사스와의 원정경기를 위해 텍사스 홈구장을 찾았을 때 그에게 성원 혹은 야유를 보내지말고 그저 침묵으로 일관하자”고 팬들에게 제안했다.

반응은 뜨거웠다. 홈즈 씨의 제안에 불과 하룻밤 사이에 3천여 명이 동참 의사를 밝힌 것. 현재 더 많은 사람들의 참여 유도를 위해 캠페인 관련 티셔츠 판매도 시작한 상태다.

간판 선수의 타팀 이적은 너무나도 자연스러운 일. 해밀턴은 어쩌다 텍사스 팬들의 미움을 사게 된 걸까. 발단은 그의 ‘입’이었다.

해밀턴은 최근 한 언론을 통해 “텍사스 레인저스의 연고지인 달라스-포트 워스 지역은 예전부터 미식축구의 도시였다. 물론 그 곳에도 야구팬들이 있기는 하지만 진정한 의미의 야구 도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해밀턴은 또 다른 인터뷰에서 “내가 경기를 위해 다시 텍사스를 방문했을 때 좋은 팬들은 계속해서 나에게 성원을 보낼 것이고 나쁜 사람들은 야유를 퍼부을 것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해밀턴 무시하기 캠페인을 시작한 홈즈 씨는 CBS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해밀턴의 발언을 듣고 그가 텍사스를 방문했을 때 성원도 야유도 아닌 침묵으로 그를 무시하는 게 좋을 것 같았다”며 캠페인을 시작하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텍사스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였다 올 스토브리그 때 필라델피아로 트레이드 된 마이클 영(37)은 “텍사스 팬들이 해밀턴에게 야유를 보내도 어쩔 수 없다. 하지만 그의 발언을 확대 해석하지 말고 너그럽게 이해해줬으면 좋겠다. 해밀턴은 텍사스의 중심이었고 그는 늘 팀을 위해 최선을 다한 선수였다”라고 감쌌다.

영은 이어 “지난 몇 년간 텍사스가 좋은 성적을 거둬 관중이 크게 늘어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LA가 농구로 유명하고 뉴욕과 보스턴이 야구로 유명한 것처럼 댈러스 지역은 전통적인 미식축구 도시”라고 말했다.

한편 해밀턴의 새 소속팀 LA 에인절스는 오는 4월 5일 텍사스와의 첫 원정경기가 예정돼 있다. 해밀턴의 등장에 텍사스 팬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진다.

로스앤젤레스=이상희 동아닷컴 객원기자 sanglee@indiana.ed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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