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에게 연기의 자극제가 되어 준 걸그룹 AOA의 설현(왼쪽)과 혜정.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사진제공|FNC엔터테인먼트
“에이오에이가 뭐여? 하시던 아저씨, 아줌마들이 달라졌어요!”
걸그룹 AOA로 10대 팬들을 몰고 다니던 설현(18)과 혜정(20)이 연기자로서 ‘홀로서기’에 성공했다. 두 사람은 멤버들과 나란히 오르던 무대를 잠시 떠나 카메라 앞에서 다양한 감정 연기를 선보이며 새로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내딸 서영이’와 SBS ‘청담동 앨리스’를 통해 ‘연기돌’의 샛별로 떠오른 AOA의 설현과 혜정이 짜릿한 연기의 첫 경험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할아버지·할머니팬
반가운 인사 뿌듯
엄정화선배처럼 될래요!
● 설현
설현은 첫 작품인 ‘내딸 서영이’의 인기를 할아버지, 할머니 팬들의 반가움 섞인 인사로 체감하고 있다. 그룹 AOA 활동으로 주로 10대 팬이 많았던 그로서는 이제 든든한 팬층을 확보한 셈이다. 최근 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선생님들이 드라마 잘 봤다며 칭찬해주셨다. 졸업식에 온 친구의 부모님들도 많이 알아봐주셔서 얼떨떨했다”며 웃었다. 설현은 ‘내딸 서영이’에서 학창시절 이정신에게 사랑 고백을 했다가 뚱뚱하다는 이유로 거절당한 후 다이어트에 성공한 서은수를 연기했다. 이정신의 연기 선생님으로 재회한 후 고백을 받지만 과거의 일을 잊지 않고 복수해 시청자에게 통쾌함을 선사했다.
설현은 연기 도전을 ‘우연’이 아닌 ‘노력’의 결과라고 강조했다. 그는 “아이돌 가수이기 때문에, 혹은 운이 좋아서 어쩌다 시작한 게 아니다”면서 “학교에서도 연기를 전공했고, 데뷔 전부터 연기와 노래 연습을 병행했다”며 편견에 당당히 맞섰다.
평소 말수가 적고 조용한 편이지만 연기를 통해 감정을 다양하게 표현하는 법도 배웠다. 성격도 예전보다 훨씬 밝아졌다. 설현은 “유독 웃음이 많았던 캐릭터였다. 덕분에 애교도 많아졌고, 자신감도 생겼다. 연기하는 데 소심한 성격은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신인 연기자’ 설현과 AOA를 동시에 알리는 데 성공한 그는 선배 가수인 엄정화를 롤모델로 꼽으며 “가수로서도 독보적인 존재감을 지녔고, 연기자로서도 확고한 입지를 다진 엄정화 선배처럼 되고 싶다”고 말했다.
노래도 연기도 짜릿
부족함없이
두마리 다 잡을거에요
● 혜정
170cm의 큰 키에 뚜렷한 이목구비. 풋풋함과 성숙함으로 올해 스무 살이 된 AOA의 혜정. 큰 눈을 이리저리 굴려가며 이야기할 때는 영락없는 여고생 같지만, 연기와 음악에 대해서는 무척이나 진지했다.
혜정은 1월 말 끝난 드라마 ‘청담동 앨리스’를 통해 본격적으로 연기에 도전했다. 지난해 드라마 ‘신사의 품격’에 카메오로 출연한 것을 제외하면 이름을 내걸고 연기한 건 처음이다. “부족한 것이 많았지만, 앞으로 계속 도전해보고 싶다”고 자평한 것을 보면 흰 도화지에 그려나갈 그림이 많다는 것을 엿보게 한다. 혜정은 호기심이 많다. 이제 첫 술을 뜬 ‘연기’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에 막상 두려움도 앞서지만, “아직 멋모를 나이다”고 생각한다.
“무대 위에서 노래할 때는 심장이 쿵쾅거리는 짜릿한 느낌이 좋고, 연기는 다른 사람이 되어 살아보는 게 재미있다.”
이처럼 혜정은 욕심도 많다.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각오가 되어 있다. ‘아이돌 출신 연기자’라는 꼬리표도 ‘짊어지고 가야 할 짐’이라 크게 개의치 않는다.
“연기를 못하면 안 좋은 평을 듣는 게 당연하다. 부담은 있지만 주위의 응원과 내 노력이 합쳐지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 같다.”
혜정의 롤모델 역시 엄정화. 그리고 윤은혜와 정려원도 닮고 싶은 선배다. 세 사람 모두 가수로 출발해 연기자로 자리를 굳힌 케이스. 혜정은 “선배들처럼 되고 싶다. 자기관리도 철저하게 하고, 어느 하나 부족한 게 없다. 모든 걸 본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ngoostar
김민정 기자 ricky33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icky33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