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브레이크] 대전구장, 이제 잘 맞아야 넘어간다

입력 2013-03-2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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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넓어진 대전구장이 가져올 변수들

좌우 3m·중앙 8m 펜스도 0.4m 확장
김응룡감독 “투수들 방어율 내려갈 것”
발빠른 외야수 없어 수비에는 되레 독
한화, 외야진 중계플레이 등 집중훈련


대전구장이 새 단장을 마쳤다. 외야는 넓어졌고, 인조잔디에서 천연잔디로 옷을 갈아입었다. 한때 투수들의 무덤 ‘한국의 쿠어스필드’로 불렸던 대전구장이었지만, 국내 최대 규모의 구장인 잠실구장 다음으로 넓은 야구장이 됐다.


○홈런수↓, 방어율↓, 투수에 유리!

대전구장은 지난 시즌 후 리모델링에 들어갔다. 기존 좌우 97m, 중앙 114m였던 외야 펜스를 좌우 100m, 중앙 122m로 확장했다. 펜스 높이도 기존 2.8m에서 좌우 3.2m, 전광판 쪽 중앙 4.5m로 높였다. 19일 홈구장에서 2013시즌 첫 시범경기를 차른 한화 김응룡 감독은 펜스 확장 효과로 투수들의 방어율 하락을 꼽았다. 김 감독은 “어차피 잘 맞은 타구는 다 넘어간다. 문제는 그동안 안 맞았던 타구가 넘어가는 거였는데, 이제 그런 일이 없게 됐다. 투수 방어율이 4점대에서 3점대로 낮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홈런수는 줄어들 수 있지만, 투수력이 약한 팀에는 이득이 될 것이라는 얘기였다.

한화 김성한 수석코치도 “그동안 대전구장에서 중앙으로 홈런이 많이 넘어갔는데, 이제는 까마득해졌다”며 “홈런을 치기 어려워졌지만, 어차피 상대와 똑같은 조건이다. 치는 것에는 한계가 있지만 투수가 약하면 계속 맞는다”고 넓어진 구장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한화 김태완은 “넘어갈 타구는 넘어가게 돼있다. ‘특타(특별타격훈련)’를 해보니 중심타자들의 타구는 중앙펜스를 넘겼다”고 귀띔했다.


○함정? 수비력 강화가 필수!

함정은 있다. 수비다. 특히 한화처럼 발 빠른 외야수가 없는 팀에는 넓어진 구장이 되레 독으로 작용할 수 있다. 이뿐만 아니다. 한화 2루수 한상훈은 “외야수도 힘들어졌지만 내야수들의 수비범위가 넓어졌다”며 “이제는 2루타가 3루타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중계플레이가 중요해졌다. 수비훈련에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화 3루수 오선진도 “(스프링)캠프 때부터 넓어진 구장에 대비해 중계플레이 훈련을 많이 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양팀 외야수들은 넓어진 구장 때문에 평소보다 많이 뛰어야 했다. 2회 두산 손시헌이 우익선상으로 친 타구가 외야펜스 끝까지 굴러가 중계플레이로 연결시키기까지 시간이 걸리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한화 코칭스태프가 노리는 펜스 확장 효과도 나타났다. 두산 최준석은 3회 1사 후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를 쳤다. 기존 114m였으면 넘어갔을 큰 타구였지만, 홈런으로 연결되지 않고 중앙 펜스 상단을 맞고 떨어졌다.

대전|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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