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달샤벳 아영.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걸그룹 달샤벳의 멤버 아영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아영은 지난 26일 종영한 KBS 2TV ‘광고천재 이태백’(이하 ‘이태백’)에서 미스공 역할을 맡아 톡톡 튀는 매력을 선보였다. 그는 항상 껌을 질겅질겅 씹으며 개성이 돋보이는 화려한 의상을 입고 극 중 마사장(고창석 분)과 티격태격하며 웃음을 주는 감초 역할을 했다.
‘이태백’이 종영하기 바쁘게 아영은 바로 4월 8일 첫 방송되는 SBS ‘장옥정, 사랑에 살다’(이하 ‘장옥정’)에서 숙종 이순(유아인 역)의 유일한 누이이자 장옥정(김태희)를 괴롭히는 철부지 명안공주 역할에 캐스팅돼 촬영에 들어갔다.
“연이은 작품인 만큼 더 나은 연기를 보여드려야한다는 부담이 커요. 사극이라는 부담감도 있고요. 요즘 바쁘기는 하지만 정말 행복해요. 촬영 현장도 즐겁고 응원해주시는 팬 분들도 많고요.”
●‘이태백’에 이어 ‘장옥정’까지…오디션에 연달아 합격한 비결?
“정정당당히 오디션을 보고 캐스팅됐어요.”
아영은 당차게 말했다. 하지만 그는 “그전에는 정말 수없이 오디션에서 떨어졌다”며 과거 오디션에서 겪은 아픔을 털어놨다.
“오디션에서 하도 많이 떨어져 최근에는 기대조차 안 했어요. 그런데 ‘이태백’ 오디션부터는 떨리지도 않더라고요. 이전에는 떨려서 연습 때보다 늘 못했거든요. 이때부터 잘 되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아영이 ‘장옥정’ 오디션에 합격한 비결은 더욱 신선했다. 그는 “감독님이 오디션을 보고 ‘너를 도저히 잊지 못하겠더라’고 말했다”고 웃으며 당시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다섯 명이서 함께 들어간 오디션이었는데, 연기 자체는 다 비슷할 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래서 좀 더 어필해야겠다는 생각으로 막 떠들었어요. 별말을 다 했죠. ‘한복을 입을 때 허리가 가늘어야 예쁘다. 검색창에 ‘아영’이라고 치면 ‘아영 허리’가 함께 뜰 거다. 짧은 무대의상을 입고 스키장에 가서 노래를 4곡씩 불렀다. 한복 입고 물에 들어가라고 하면 들어가겠다’ 등 무척 길게 제 의욕을 보여줬어요. 감독님이 ‘당차다’며 좋게 봐주셨어요.”(웃음)
어렵게 캐스팅돼 작품에 들어간 만큼 연기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그룹 달샤벳 아영.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태백’에서 열심히 연기했지만, 캐릭터 분석을 잘 못 한 것 같아 아쉬워요. 초반 2회까지 계속 감독님께 질문했어요. ‘미스공 캐릭터 이거 아니었나요?’하면서요. ‘장옥정’에서는 완벽하게 분석하고 시작하려고 ‘장옥정’ 책도 많이 읽었어요. 그러다 명안공주보다 장옥정 캐릭터에 너무 빠져 장옥정이 불쌍하게 느껴져요. 큰일이에요.”
미스공과 명안공주처럼 당돌하지만, 스물두 살 아영다운 귀여운 대답이었다.
● ‘껌아영’의 고충…“혀가 갈라지는 고통을 아시나요”
“아직 ‘이태백’ 미스공 역할에서 못 헤어나왔어요. 마지막 촬영 때 앞으로 배우들, 제작진들을 못 본다고 생각하니 너무 슬프더라고요. 대성통곡하듯 울었어요. 선배들이 첫 작품이라 더 그럴 거라고 말씀하시더라고요.”
아영은 ‘이태백’ 종영이 아직까지도 아쉬운 눈치다. 아영이 맡았던 ‘미스공’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은 바로 ‘껌’. 극 중에서 항상 껌을 씹고 있어 ‘껌아영’이라는 별명도 생겼다.
“제가 나오는 신뿐만 아니라 다른 배우들이 나오는 신에도 제가 오버로 나오면 껌을 씹고 있어야 하잖아요. 촬영이 시작되면 늘 껌을 씹었어요. 나중에는 턱도 아팠지만, 색소 때문인지 혀가 아프더라고요. 혀가 갈라져서 각종 약도 바르고 치료도 받았어요.”
‘껌아영’의 또 다른 고충도 있었다. 바로 살이 찐다는 것.
“촬영 기간 동안 제가 유독 배가 고파서 많이 먹었어요. 왜 그런가 생각해봤더니 껌 때문인 것 같더라고요. 소화가 잘돼서 먹고 또 먹으니 살이 너무 쪘어요. 그래서 요새 하루에 한 끼만 먹으며 다이어트 중이에요.”
그래도 미스공의 독특한 캐릭터 때문에 껌 씹는 걸 포기할 수는 없었다. 아영은 “6개월간의 ‘이태백’ 드라마 여정이 끝남과 동시에 껌을 뱉을 수 있었다”며 웃었다.
● “김태희 언니 선한 눈빛에 흔들…촬영장에서 안 마주치려고요”
아영은 ‘껌아영’을 벗고 귀염둥이 명안공주로 다시 태어난다.
“‘장옥정’은 사극이다 보니 촬영장 분위기가 엄숙하고 어려울 것 같아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좋아서 기대돼요. 벌써 어마마마 역의 김성경 선생님과는 많이 친해졌어요.”(웃음)
특히 아영은 주인공 장옥정 역할을 맡은 김태희에 대해 이야기하며 감탄을 표했다.
“김태희 선배는 정말 미워하려야 미워할 수가 없어요. 극 중에서 미워해야하는 역할인데 선배의 선하고 초롱초롱한 눈빛을 보면…. 늘 제 얼굴을 바라보며 말을 걸어주시는데 도저히 못 되게 굴지 못하겠는 거 있죠. 앞으로 촬영장에서 김태희 선배를 되도록 안 마주치려고 해요.”(웃음)
그룹 달샤벳 아영.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이어 아영은 그런 김태희도 질투할 수밖에 없게끔 만드는 숙종 이순 역의 유아인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사실 대본만 봤을 때는 오빠의 여자를 질투하는 감정이 어떤 것인지 감이 안 왔어요. 저희 친오빠의 경우, 질투는커녕 오빠의 여자친구와 더 친하게 지냈으니까요. 그런데 유아인 오빠가 저를 동생으로서 정말 예뻐해 주는 그 눈빛을 마주했을 때…. 아, 아무에게도 오라버니를 주기 싫다는 마음이 딱 들더라고요.”
아영은 사극 연기를 잘 소화하기 위해 따로 교육을 받고 있다. 그는 “명안공주의 역할상 말투가 사극말투가 아니어서 호칭 등이 생소할 뿐 큰 어려움은 없다”며 의외로 다른 난관이 있다고 털어놨다.
“제가 얼굴이 정말 동그랗거든요. 사극을 하니 머리를 다 넘겨서 가릴 수가 없더라고요. 보세요. 머리 올리면 정말 굴러 갈 것 같아요. 김태희 선배는 얼굴이 너무 작아 더 비교돼요. 연기도, 다이어트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아이돌 연기 편견? “편견 깨고 나아가는 선배들처럼!”
연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아영이 가장 닮고 싶은 선배는 바로 엄정화다.
“엄정화 선배는 무대 위에서, 극 속에서 모습이 정말 달라요. 노래, 연기 다 완벽하게 소화하시는 것 같아요. 엄정화 선배처럼 멋진 여자가 되고 싶어요.”
이어 아영은 아이돌 가수로서 연기를 하는 것에 주변의 비판적 시각이나 스스로 부담감이 없냐고 묻자 “다행히 아직 연기력에 대한 논란은 없었다”며 “더 긴장해서 열심히 해야죠”라고 답했다.
아영은 또 “아이돌 가수가 연기를 하는 것에 대한 편견은 당연히 있을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하지만 멋지게 잘 해나간 선배들이 계시다. 그분들처럼 잘 해내고 싶다”고 당찬 각오를 전했다.
아영은 ‘장옥정’에 이어 오는 5, 6월 발매 예정인 달샤벳 앨범도 준비 중이다. 마지막으로 아영은 달샤벳으로서의 무대를 기다리는 팬들에게 한마디를 남겼다.
“달샤벳의 신곡을 기다리는 팬분들, 공백기인데도 계속 응원해주셔서 감사해요. 각자 개인 활동 열심히 하고, 곧 6명이 한 무대로 돌아올게요. 늘 많은 힘 주셔서 감사합니다.”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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