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두리 데뷔’ 서울, 수원과 1-1 무승부…수원 징크스 이어가

입력 2013-04-14 15:3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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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에서 서울 차두리가 동료들의 박수에 손가락을 세우며 답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14일 오후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3' 수원 삼성과 FC 서울의 경기에서 서울 차두리가 동료들의 박수에 손가락을 세우며 답하고 있다. 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동아닷컴]

FC 서울이 수원 블루윙즈와의 지긋지긋한 악연을 끊는데 실패했다.

서울은 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K리그 클래식 정규리그 6라운드 수원과의 경기에서 전반 19분 터진 데얀의 선제골로 앞서갔지만, 후반 42분 수원의 라돈치치에 동점골을 허용, 1-1로 비겼다. 이로써 서울의 대 수원전 최근 연속 무승 징크스는 2무7패로 계속됐다.

서울의 최용수 감독은 이날 차두리를 깜짝 선발로 기용하고 고요한을 중원으로 전진 배치하는 한편 공격의 핵심 몰리나를 서브로 돌리는 선택을 했다. 골키퍼도 김용대 대신 유상훈을 선발로 기용했다. 서울은 최 감독 본인의 말처럼 “우리 팀에는 변화를, 상대 팀에는 혼선을 줄 필요”가 있는 상황이었다. 대 수원 전 징크스도 있는데다 올시즌 3무 2패로 승점 3점에 그치는 등 팀 분위기가 썩 좋지 않았기 때문.

최 감독의 선택은 적중했다. 차두리는 상대 오른쪽 공간을 비호처럼 파고드는 돌파력을 선보이는가 하면, 침투패스를 따라들어가는 수원의 정대세-스테보 투톱을 몇 차례 몸싸움으로 저지하는 등 최 감독의 기대치를 완벽하게 수행했다. 경기 내내 스테보는 주로 반대쪽의 김치우 쪽에서 움직이는 등 차두리를 상대로 어려워하는 눈치도 보였다. 차두리는 특유의 빼어난 활동량으로 서울의 오른쪽 수비진영을 확실하게 지켜냈다.

서울은 전반 초반부터 수원을 상대로 공세에 나섰고, 이는 선취골로 연결됐다. 전반 19분 하프라인부근에서 상대 공을 가로챈 고명진이 그대로 수원 진영 왼쪽을 돌파, 중앙 쪽으로 올려준 크로스를 페널티 지역 정면에서 받은 데얀이 한 템포 죽인 뒤 골키퍼 손이 닿지 않는 왼쪽 구석으로 정교하게 차 상대 골문을 갈랐다.

수원은 중원의 서정진과 정대세-스테보 투톱을 중심으로 반격에 나섰다. 하지만 전반적인 중원 싸움에서 서울에 밀렸고, 전방까지의 패스 연결이 좋지 않았다. 전반 27분, 정대세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아쉽게 놓치는 등 운도 따르지 않았다.

그 와중에 결정적인 변수가 생겼다. 전반 39분, 정대세가 골키퍼를 상대로 무리하게 달려드는 태클을 하다가 경고를 받은 것. 정대세는 이날 다소 마음이 급했던 듯, 전반 7분경에도 수비진을 상대로 무리한 움직임을 보이다가 경고를 1장 받은 상태였다. 정대세의 경고 누적 퇴장은 보다 매서운 반격에 나서야할 수원의 창이 무뎌지는 결과를 낳았다.

전반을 1-0으로 마친 양팀은 후반 들어 조심스러운 공방을 주고 받았다. 서울 최용수 감독은 후반 16분 에스쿠데로를 빼고 대신 몰리나를 투입,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서울은 후반 20분 고요한이 홍순학의 수비를 벗겨내며 상대 골문을 갈랐지만, 이전 상황에서의 핸들링 반칙이 선언돼 아쉬움을 삼켰다.

1골 뒤진 수원은 파상공세를 펼치며 서울을 압박했지만, 유상훈 골키퍼의 침착한 볼처리와 서울 수비진의 탄탄함을 좀처럼 뚫지 못했다. 후반 19분 후방에서 넘어온 패스가 스테보에게 절묘하게 연결되며 결정적인 찬스를 잡았지만, 반대편 포스트를 노린 스테보의 슛이 아쉽게 골대를 벗어나 가슴을 쳤다.

서울이 후반 30분을 넘기면서 수비에 전념하자 수원 서정원 감독은 후반 38분 홍순학 대신 라돈치치를 투입, 만회골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여기서 스테보-라돈치치 콤비가 일을 냈다. 이날 돋보이는 움직임을 보이면서도 골로 연결시키지 못했던 스테보가 페널티박스 안쪽에서 공을 올렸고, 라돈치치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라돈치치는 수원 써포터즈석 앞으로 달려가 환호했다.

서울은 후반 44분 데얀이 날린 슈팅이 상대 손에 맞았다며 격렬하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종료 직전 몰리나가 상대 페널티 지역 앞쪽에서 날린 날카로운 프리킥도 골문을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삼켰다.

양 팀은 라이벌전답게 경고 7개가 쏟아지는 등 패기 넘치는 플레이로 임했다. 수원은 뜻하지 않은 정대세의 퇴장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만회골을 터뜨리며 2013 K리그 클래식 4승 1무 1패가 됐다. 반면 서울은 수적인 우세와 분위기의 우위에도 불구, 무승부를 기록하며 시즌 첫 승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

수원 |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수원|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bluemarine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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