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 ‘고객만족 넘어 졸도 경영’ 시동

입력 2013-05-23 16:0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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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경마장에 대한 인식이 대체로 부정적이다. 불법도박과 비슷하게 취급하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다. 하지만 KRA경마공원은 엄연히 고객과 사업자가 만나는 합법적인 영업장이기에 일반 호텔이나 식당과 다를 바가 없다. 고객을 대하는 서비스 정신은 일반 서비스 업종에 뒤지지 않는다.

경기도 과천의 서울경마공원은 ‘경마 서비스’의 모범 사례다. 김병진 서울지역본부장의 지휘 아래 일사불란하게 고객만족 서비스를 실천하고 있다.

4월 서울경마공원 내에 위치한 한국마사회 직원들은 ‘경마가 열리는 주말에는 차를 가지고 출근하면 안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들었다.

서울경마공원이 ‘고개님에게 주차 공간 돌려드리기’ 운동을 시작한 것이다. 이 덕분에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400대 이상의 주차공간이 추가로 생겼다. 처음에는 정책에 불만을 가졌던 직원들도 지금은 주말에 대중교통을 이용해 출퇴근한다.

5월에는 ‘초보&커플존’ 서비스를 시작했다. 초보 경마팬과 커플 고객을 위한 경무 입문 교육을 제공한다. ‘초보&커플존’에선 경마전문가가 우승마 예측 강의를 하고 경마를 즐기기 위한 핵심 정보를 전달한다. 초보&커플존 이용객들은 “추리와 분석의 두뇌스포츠인 경마에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되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고객이 경주 진행 과정을 참관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신설했다. 평소에는 일반 고객이 출입할 수 없는 곳들을 공개해 경마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공정성에 대한 의혹을 씻어낸다.

고객에 대한 섬세한 배려는 경마공원 구석구석에서 찾아볼 수 있다. 하마대 옆에 설치한 포토존이 대표적이다. 과거에 하마대는 선수가 말에서 내려 장구의 무게를 재러 가는 시설이었지만 지금은 팬들이 좋아하는 선수와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의미있는 장소가 됐다.

직원들의 예절도 확실히 좋아졌다는 평가을 듣고 있다. 발매원 서비스 교육을 강화하여 마권 구매관련 민원이 크게 줄었다. ‘경주가 마감되면 서비스도 마감된다’던 과거와는 달리 직원들이 주요 지점에서 큰 목소리로 배웅인사를 한다.

경마팬들은 이런 변화에 대해 “백화점이나 호텔에 온 것 같다”며 반기고 있다. 안양에서 온 한 고객은“예전에는 마권을 살 때 마치 배급을 받는다는 느낌이었는데 지금은 고객으로서 대접받는다는 느낌을 받는다”고 평가했다.

김병진 서울지역본부장은 “고객 감동을 넘어서 고객이 서비스에 놀라 기절하는 ‘고객졸도’를 목표로 하고 있다”며 “서울경마공원의 서비스가 고객졸도의 수준에 도달하기 위해 6개 분야 58개 과제를 발굴하여 추진중이다”고 밝혔다.

스포츠동아 김재학 기자 ajapt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ajap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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