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수 투구 아닌 상황…야수 선택이 맞다”정정
LG 권용관(37)이 좀처럼 보기 드문 주루플레이로 천금같은 결승득점을 올렸다.
권용관은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1-1 동점이던 6회초 2사 1·3루서 재치를 발휘했다. 4번타자 정성훈 타석 볼카운트 2B-1S서 4구째가 스트라이크로 판정되자, 삼성 포수 이지영은 투수 윤성환에게 천천히 공을 던졌다. 이때 3루주자 권용관은 작심한 듯 홈으로 내달렸다. 우타자였기 때문에 포수는 3루주자가 보이지 않는 상황. 윤성환은 황급히 포수에게 송구했지만 권용관은 벤트레그 슬라이딩으로 오른발을 밀어넣었다. 세이프. 한국야구위원회(KBO)는 권용관의 득점을 처음에는 ‘시즌 1호·역대 35호·개인 1호 단독 홈스틸’로 발표했다. 그러나 이내 ‘단독 홈스틸이 아닌 야수선택에 의한 득점’으로 정정했다. 그 정도로 좀처럼 보기 드문 득점이었다.
이날 대구 경기의 기록을 담당한 KBO 이주헌 공식기록원은 “득점의 인과관계로 볼 때 투수가 던질 때 도루를 시도한 게 아니라, 포수가 투수에게 느슨하게 던지는 틈을 타 득점했기 때문에 단독 홈스틸을 줄 수 없다”며 “주자의 재치에 의한 득점인데, 내용적으로는 일종의 포수 본헤드 플레이에 의한 득점으로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공식기록지에는 ‘(2-1)’로 기록됐다. ‘포수(2)가 투수(1)에게 공을 던지는 사이 득점했다’는 표시. 실책도 아니어서 투수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LG는 6회에만 3점을 뽑아 결국 3-2 역전승을 거뒀다. 지난해 말 SK에서 방출돼 친정팀 LG 유니폼을 입은 권용관은 전날 장외홈런으로 모두를 놀라게 하더니, 이날은 재치 만점 주루플레이로 그라운드를 지배했다.
대구|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