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김병현 “지금은 BK 아니다”

입력 2013-05-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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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센 김병현이 메이저리그 시절 삼진을 많이 잡아 생긴 별명 ‘BK’를 버리고 맞혀 잡는 피칭으로 부활했다. 22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한 김병현이 매서운 눈빛으로 볼을 던지고 있다. 잠실|박화용 기자 inphoto@donga.com 트위터 @seven7sola

■ 이닝이터 변신 비결은 맞혀잡기

“구속 예전같지 않아 제구력에 초점”
11일 SK전 8이닝 개인 최장 이닝
삼진 줄었지만 완급조절 능력 향상


넥센 김병현(34)은 올 시즌 팀의 핵심 선발투수로 자리 잡는 데 성공했다. 22일 잠실 두산전에서 5.1이닝 3실점으로 시즌 4승째(1패)를 챙겼다. 이미 지난해 승수(3승)를 넘어섰다. 지난 시즌 5.66에 이르렀던 방어율도 올 시즌에는 4.30을 기록 중이다. 투구이닝도 부쩍 늘어 11일 목동 SK전에선 8이닝(2실점)을 던졌다. 한국무대 데뷔 후 최장이닝 투구였다. 과연 어떤 계기가 그의 변화를 이끌어낸 것일까.


○‘BK’는 옛날이야기?

메이저리그 시절부터 김병현에게는 ‘BK’라는 별명이 따라다녔다. 위력적인 투구로 많은 삼진을 잡아내면서 생긴 멋진 수식어다. 그러나 김병현은 BK라는 별명에 대해 “그건 옛날이야기다. 지금은 BK가 아니다”고 말했다. 올 시즌 개막 이전부터 넥센 염경엽 감독과 이강철 수석코치는 김병현의 강속구에 큰 의미를 두지 않았다. 완급조절을 통해 투구이닝을 늘려나갈 것을 주문했다.

대부분의 강속구 투수들은 나이가 들면서 구속에 대한 미련을 접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140km대 후반을 던지는 ‘흔치 않은’ 잠수함 투수였던 김병현에게도 구속에 대한 미련을 접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었지만, 그는 ‘BK 시절’을 잊기로 마음먹었다. 김병현은 “나이가 드니 확실히 몸이 달라지더라. 몸이 젊은 시절로 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과거를 잊고 지금 상태에서 잘 던질 수 있는 방법을 택했다”고 밝혔다.

구속에 대한 미련을 접고 택한 그의 승부수는 제구력과 맞혀 잡기였다. 김병현은 “구속이 예전 같지 않아 제구력과 맞혀 잡는 데 신경을 기울였다. 볼이 많아지면 야수들이 서있는 시간도 길어지지 않는가. 맞혀 잡기가 효과적인 방법이었다”고 털어놓았다.


○투구판 만은 ‘BK 시절’대로!

제구력에 신경을 기울이면서 상태 타자들에게도 김병현은 상대하기 껄끄러운 투수가 됐다. 그는 “작년과 달리 올 시즌에는 제구에 집중하면서 볼과 스트라이크의 차이가 덜 난다. 상대 타자들의 방망이가 좀더 쉽게 나오더라. 작년 같은 볼은 나 같아도 안 치겠더라”고 제구의 효과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나 모든 것이 바뀐 것은 아니다. 올 시즌부터 김병현은 변화구의 각도를 살리기 위해 투구판 밟는 위치를 1루 쪽으로 바꿨다. 새로운 투구 위치에 몸이 적응하지 못한 탓일까. 김병현은 골반 통증을 앓았다. 결국 그는 5월부터 투구판 밟는 위치를 3루 쪽으로 옮겼다. 투구 스타일이 변해도 위치와 폼만큼은 여전히 ‘BK 시절’ 그대로였던 것이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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