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직장의 신’ 김혜수 “아무리 사랑해도 결혼은…”

입력 2013-06-07 10:0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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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혜수.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다들 결혼하니까 당연히 해야한다? 그런 생각은 애초에 없어요.”

결혼에 있어서도 당당한 미스김, 배우 김혜수(43)를 만났다.

김혜수는 최근 KBS 2TV 드라마 ‘직장의 신’에서 슈퍼갑 계약직 미스김 역을 열연했다. 그는 종영 후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결혼관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했다.4

기자가 조심스레 ‘결혼 계획은 어떻게 되느냐’ 물으니 “결혼이요? 30대에는 정말 자주 들은 질문인데, 이제는 어쩌다 듣는 질문이네요”라고 웃으며 진지하게 답변을 이어나갔다.

“지금은 하고 싶지도 않고, 하고 싶은 대상도 없어요. 과거에 죽도록 사랑해봐도 결혼과는 도무지 연관이 안 되더라고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너무 사랑하니까 결혼하고 싶다? 그런 생각은 들지 않아요.”

김혜수는 결혼에 대해서도 그만의 자유로운 사고방식이 적용되고 있음이 느껴졌다.

“저는 제가 원하는 것은 반드시 해요. 결혼도 원하게 되면 할 수도 있겠죠?”(웃음)


●가상 결혼 프로그램에 대한 솔직한 생각


그렇다면 가상 결혼 프로그램에서 부부생활을 해보는 것은 어떻게 생각할까.

앞서 가수 서인국은 MBC ‘나 혼자 산다’에서 ‘우리 결혼했어요’에 함께 출연하고 싶은 파트너로 김혜수를 꼽아 화제를 모았다.

이에 김혜수는 “들어서 알고 있다”며 “사실 개인적으로 결혼이라는 소재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이 기쁘거나 반갑지 않다. 함께 나눌 수 있는 즐거움들이 많이 있는데, 결혼은 오락 소재로 활용하고 싶지 않은 소재다”고 단호히 말했다.

결혼 이야기만 들으면 김혜수가 사람들과의 관계에 있어 애정이 부족한 것이 아닐까 오해할 수도 있겠다. 하지만 그와 인터뷰한 내용의 절반 이상은 ‘직장의 신’에서 함께 호흡을 맞춘 동료 배우들, 스태프들에 대한 이야기였다.


●카톡에 ‘직신’ 배우들 단체창…“다시 출근하고 싶다고 ‘엉엉’”

“카카오톡에 배우들 단체창이 있는데 다들 ‘직장의 신’ 회사에 다시 출근하고 싶다고 ‘엉엉’ 울고 그래요.”

김혜수는 함께 호흡 맞춘 배우들의 이야기를 할 때 가장 신나는 표정이었다. 질문 하나에 무려 10분 씩의 대답을 이어나갔다.

“함께 출연한 배우들이 훨씬 더 잘 할 수 있는데 극을 위해 무리한 욕심을 부리지 않고 적절하게 연기 해줬어요. 계약직 트리오, 구대리, 신민구 등 보여준 것들보다 훨씬 잘하는 배우들이죠. 작은 역할임에도 일찍 나와서 연습하고. 감동적이었어요.”

“특히 조권 씨 정말 잘해요. 연기를 많이 해보지 않았는데도 자기가 맡은 역할에서 뭘 어떻게 해야하는 지 정확하게 아는 친구예요. 진지하고 감성도 뛰어나고요. 정유미 씨는 생각하면 눈물나요. 촬영할 때 가건물에서 촬영해 추웠는데, 유미 씨가 항상 핫팩을 두 개 들고 왔어요. ‘언니~’하면서 제 손에 하나를 쥐어줬죠. 둘이서 체력 보충한다고 대기실에서 음식을 엄청 먹기도 먹었어요.(웃음) 오지호 씨는 액션을 할 때 도움을 많이 줬어요. 몸 쓰는 신이 많았는데 이렇게 하면 더 효과적이고 덜 다친다고 잘 알려주고요. 이미도 씨도 탬버린 치는 신에서 6시간 치며 탈진 상태였는데, 제 옷을 입고 팔 부분 샷을 찍어줬어요. 정말 잘 해주고 너무 고마웠죠. 작가님은 어리신데 글도 정말 빨리 잘 쓰시고, 감독님도 정말 능력있고 잘 통해서….”

김혜수는 배우와 스태프들 향한 칭찬과 고마움에 대해 열변을 토했다. 그들을 향한 애정이 뜨겁게 느껴졌다.

배우 김혜수. 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멍들고 탈골, 해녀복에 내복까지…혼신을 다했던 촬영들

미스김 김혜수는 매회 열연으로 화제의 장면들을 만들어냈다.

특히 4회 방송에서 회식 자리에 참석해 화려한 탬버린 연주 신공을 펼친다. 진지한 표정으로 격렬한 탬버린 댄스를 선보인 김혜수의 열연에 시청자들은 큰 호응을 보냈다.

“잠깐 방영됐지만, 촬영은 6시간 했어요. 환기도 잘 안되는 지하에서 진행됐죠. 땀이 많이 나서 셔츠가 다 젖고, 나중에는 몸살까지 났어요. 손목, 발목을 잘못 쳐서 멍들기도 하고요. 정말 토할 정도로 힘들었죠.”(웃음)

또 황 부장 역 김응수와의 유도 대결 신에서는 어깨가 반탈골이 되는 사고가 나기도 했다.

“어깨가 탈골 된 사실을 나중에 가서 알았어요. 잘못 잡아서 삐고, 따라하며 까불다가 다치고 난리도 아니었죠.”

김혜수가 꼽은 가장 민망했던 신은 해녀복을 입는 신이었다.

“내복보다 해녀복이 더 민망했어요. 스태프들 앞에서 해녀복을 입는 게 창피하더라고요. 하지만 입어야죠. 업무에 있어 수단방법 가리지 않는 미스김이니까요.”

매일 아침 사무실에서 하는 미스김만의 체조도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막상 김혜수는 그게 왜 웃긴지 모르는 눈치였다.

“처음 체조 할 때 스태프들이 막 웃어가지고 내가 잘못하는 건가 생각했어요. 일부러 웃기려고 한 건 아니었거든요. 원래 국민 체조였는데 생각이 안 나서 즉석에서 짜냈어요. 실제로 몸에 도움이 되면서도, 미스김다운 동작으로요.”


●“배우와 스태프들의 열렬한 사랑…미스김의 원동력”

김혜수는 아직 ‘직장의 신’ 미스김으로서의 여운이 길게 남은 듯 보였다. 그는 촬영을 하며 받은 사랑이 정말 행복했다고 반복해 이야기했다.

“배우들, 스태프들 사이에서 체감할 수 있는 가장 열렬한 사랑을 받은 것 같아요. ‘이들이 정말 미스김을 지지하는구나. 나의 연기를 지켜보고 있구나’라는 게 늘 느껴졌죠.”

미스김 김혜수를 위한 스태프들의 노래도 있다.

“‘미스김 사랑~’ 막 이런 노래를 불러줘요. 애칭도 있어요. 다들 우리 서김이 누나, 서김이 형 이렇게 불렀어요.”(웃음)

완벽한 계약직 미스김, 당당하고 멋진 배우 김혜수를 만든 힘이 바로 여기있었다.

“함께한 이들, 시청자들의 애정이 미스김을 수행하는 가장 큰 원동력이었죠. 저 정말 행복했어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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