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희 축구 대표팀 감독. 스포츠동아DB
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아시아 최종예선 7차전에서 승전고를 울리면 본선행 9부 능선을 넘는다. 5일(한국시간) 레바논 원정 부진(1-1)으로 축구계에서는 “한국 축구가 위기에 빠졌다”고 하지만 크게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양 국간 역대 전적은 7승2무1패다.
한국의 유일한 패배는 처음 만났던 1994 히로시마 아시안게임 때였다. 당시 대회 준결승에서 압도적인 경기운영을 하고도 0-1로 졌다. 그 이후에는 대부분 웃었다.
당장 최근에도 기분 좋은 추억이 있다. 조광래 전 감독의 경질 후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최강희 감독의 사령탑 데뷔전이 바로 작년 2월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즈벡 평가전이었다. 쿠웨이트와의 아시아 3차 예선 최종전을 앞두고 가진 이 경기에서 짜릿한 4-2 승리를 챙기면서 잠시 한국 축구에 드리워졌던 먹구름을 말끔하게 씻었다.
기대감을 갖게 하는 대목은 또 있다.
일명, ‘우즈벡 킬러’들이 브라질월드컵을 향한 마지막 일전을 위해 집결했다. 이동국(전북)이 4골로 가장 많은 득점을 한 가운데 김치우(서울)-지동원(선덜랜드)-이근호(상무) 등이 나란히 2골씩 터뜨렸다. 최 감독에게 데뷔전 승리를 선물했던 1년4개월 전 그 때는 이동국과 김치우가 각각 2골씩 넣었다. 특히 김치우는 최근 레바논 원정 때도 종료 직전 짜릿한 동점 프리킥 골을 작렬시켜 최 감독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다.
물론 우즈벡이 만만한 전력은 아니다.
작년 한국과 홈 대결에서 2-2 무승부를 이룬 뒤 카타르-이란-레바논을 내리 제압, 상승세를 타고 있다. 그 중심에 한국 축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한 멤버들이 있다. 현 성남 소속의 세르베르 제파로프, 인천에서 뛰었던 티무르 카파제, 수원 출신 알렉산더 게인리히 등이다. 미르자랄 카시모프 감독은 현지 인기클럽 분요드코르 지휘봉도 함께 잡고 있으면서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포항-성남 등 K리그 강호들을 내리 제압했다.
이번 한국 원정을 앞두고는 일찌감치 팀을 소집해 중국 광저우에서 중국 대표팀과 평가전(2-1 우즈벡 승)을 갖는 등 ‘맞춤형’ 예방접종도 했다. 결전 나흘 전인 7일 밤 한국에 들어와 결의를 다졌다.
하지만 한국은 우즈벡과의 안방 대결에서 패한 전례가 없다. 5전 전승이다.
최 감독은 “그리 강한 상대가 아니다. 충분히 우리가 이길 수 있다. 다만 상대 전략을 예측하는 게 관건이다”고 했다. 이 말을 믿어야 할 때다.
파주|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