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데뷔작 ‘느린 노래’ 이후 1년 만에 다시 돌아온 백아연은 한층 밝고 경쾌해졌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고 청량감을 주는 ‘어 굿 보이’를 위해 댄스에도 도전하며 또 한 번 변신을 꿈꾸고 있다.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풋사랑 설렘 담은 경쾌한 노래
녹음할때 GD 사진에 감정이입
“꽤 빠른템포…춤도 기대하세요”
백아연(20)의 첫사랑은 열여덟 살 때였다.
실용음악학원에 함께 다니던 친구였다. 약 1년을 만났지만 작년 SBS ‘일요일이 좋다-K팝스타’에 출연하면서 자주 보지 못하다 헤어지고 말았다. 그는 ‘나쁜 남자’였다. 자기중심적이었고, 여자친구에 대한 배려심은 부족했다. 백아연은 “나는 (그를 위해)다 해준 것 같은데, 힘들었던 기억이 많다”고 회상했다. 이를 테면 백아연은 생일은 물론 100일째, 200일째 만남까지 기념해 선물을 주고 편지를 썼지만 그는 좋아하기는커녕 “이런 거 하지 말라”며 핀잔만 안겼다.
상처였다. 백아연은 첫사랑에 대한 기억이 그리 달콤하지 못하다. 그저 “빨리 잊고 새로운 남자를 만나고 싶은” 마음이다.
“나쁜 남자는 싫다. 나한테 잘해주는 남자가 좋다. 착한 남자를 원한다.”
백아연이 17일 발표한 미니앨범 ‘어 굿 걸’의 타이틀곡 ‘어 굿 보이’는 첫사랑의 설렘, 어색하고 떨리고 풋풋했던 소년과 소녀의 순수한 사랑을 담은 노래다. 노래 속 소년은 친절하고 상냥하다. 백아연이 바라는 남자상이다. ‘어 굿 보이’를 녹음하며 노래 속에서나마 이상형을 만난 셈이다.
“노래 속 남자는, 웃는 게 예쁜 남자일 것 같다. 유머러스하고, 아빠처럼 다정다감한 남자. 나를 잘 이끌어주고, 눈치가 빠른 남자다.”
백아연. 사진제공|JYP엔터테인먼트
백아연은 슬픈 이별 발라드만 불러왔던 탓에 풋풋한 첫사랑의 설렘을 담은 경쾌한 노래가 처음엔 어색했다. ‘어 굿 보이’를 만든 작곡팀 이원(e.one·정현준 정호현)은 소녀 감성의 사랑 노래에 낯설어 하는 백아연에게 “좋아하는 사람을 생각하며 부르라”고 권했다. “빠른 노래도 슬픈 발라드처럼 부르는 것 같다”는 이원의 지적에 고민이 많았던 백아연은 “감정을 살리기 위해” 지드래곤 사진을 앞에 두고 녹음했다.
“그가 이상형이다. 웃는 모습이 참 좋다. 곡도 잘 쓰고. 녹음할 때 사진 속 지드래곤 선배님이 큰 도움이 됐다. 하하!”
노래 속에서 ‘이상형’을 만나서일까. 작년 9월 데뷔작 ‘느린 노래’ 이후 1년 만에 다시 만난 백아연은 예뻐 보였다. 그는 “컴백을 앞두고 열심히 운동했다. 다이어트와 필라테스로 체지방을 줄이고 근육량을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어찌되었든 사랑을 하면 예뻐지는 법이다.
“무더운 여름, 시원하고 청량감을 주는 노랠 해보자”고 기획한 ‘어 굿 보이’는 백아연에게 변화를 가져다주기도 했다. 미디엄 템포지만, 느린 발라드만 불러온 그에겐 “꽤 빠른 노래”다. “녹음하면서 너무 힘들었지만” 빠른 노래를 부르는 자신의 새로운 모습을 발견하며 만족감도 느꼈다. 더욱이 ‘어 굿 보이’ 무대에서 춤까지 춘다.
“한 단계 변신했다는 것에 의의를 두고 싶다. 앞으로도 계속 변신하면 좋겠다. 여러 가지를 많이 시도해보고 싶다. 급하지 않게 천천히 여러 장르를 다 해볼 생각이다.”
백아연의 이번 미니앨범 ‘어 굿 걸’에는 타이틀곡 ‘어 굿 보이’를 비롯해 모두 5곡이 담겨 있다. ‘말해줘’는 피아노와 기타로 단출한 구성의 발라드이며, ‘너 때문에’는 스윙 장르의 미디엄 템포곡으로 미쓰에이 지아가 랩 피처링했다. 성년이 된다는 설렘을 담은 ‘맘에 들어’에는 B1A4의 바로가 래퍼로 참여했다. ‘산소처럼’은 안타까운 사랑을 담은 발라드 넘버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ziodad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