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플러스] 김경문 “손민한은 선발투수겸 플레잉코치”

입력 2013-06-2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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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C 손민한이 3경기에 선발 등판해 전승을 거두고 있다. 아무도 손민한을 거들떠보지 않았을 때, 가능성을 알아준 NC 김경문 감독(사진)의 안목이 새삼 조명 받고 있다. 스포츠동아DB

■ 김경문이 말하는 ‘손민한 효과’

146km…철저한 자기관리로 구속 늘어
포수의 약점 덮어주는 ‘베테랑의 리드’
체험학습…후배들 보고 배우는 게 많다

NC가 ‘신고선수’ 손민한(38)의 영입을 발표했을 때, 기대보다는 우려의 시선이 훨씬 많이 쏟아졌다.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됐던 전력 때문이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3년의 공백기로 인해 손민한이 투수로서 어느 정도의 기량을 유지하고 있을지가 미지수였다. 그러나 더 이상 손민한의 이름 뒤에 물음표를 붙이는 이는 없다. 5일 마산 SK전에서 1378일 만에 마운드에 오른 뒤로 3경기에서 3승에 방어율 1.04를 기록하며 건재를 알리고 있다. 특히 21일 목동 넥센전에선 7이닝을 투구수 83개에 산발 7안타 1실점으로 막아냈다. NC 김경문 감독은 23일 넥센전에 앞서 손민한의 3승보다 더 값진 ‘무형의 효과’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 더 빨라진 직구, 철저한 관리의 증거

김경문 감독은 늘 잔부상에 시달리는 투수들의 고충에 대해 얘기하다 “그러니 마흔 가까이까지 현역으로 뛰는 투수들은 얼마나 대단한가”라고 반문했다. 손민한이 바로 그 대표적 예다. 김 감독은 “요즘은 서른셋만 돼도 ‘노장’이라고들 하는데, 손민한은 오히려 이전보다 스피드가 더 나온다”며 “그동안 몸 관리는 물론 재활도 정말 열심히 한 것 같다”고 치켜세웠다. 손민한은 21일 경기에서 직구 최고 구속 146km를 찍었다. 오랜 공백이 무색할 만큼 빠른 속도로 공에 힘이 붙는다. 김 감독의 표현대로 “편안하게” 안착하고 있다.


● 포수의 ‘경험’을 보완하는 투수

손민한은 NC 포수들의 약점을 메워주는 투수다. NC의 주전 포수 김태군과 백업 포수 이태원은 모두 젊고 경험이 그리 많지 않다. 2군에서 키우는 김태우도 마찬가지. 그런데 스스로 경기를 풀어나가고 볼을 배합하면서 상대 타자들을 요리하는 베테랑 투수와 호흡을 맞출 기회를 잡았다. 손민한은 제구력과 경기운영능력 면에서 국내 정상급으로 꼽힌다. 김경문 감독은 “포수가 슬라이더 사인을 냈을 때, 손민한은 그 공을 어떤 용도로 사용할지 스스로 결정하고 조절한다. 포수의 리드보다 한 수, 혹은 두 수 앞서면서 승부를 컨트롤한다”고 말했다. 김태군 역시 “손민한 선배와 호흡을 맞출 때는 전적으로 믿고 따르면 된다”며 감탄했다.


● 후배 투수들에게 본보기가 되는 베테랑

마찬가지로 투수들에게는 ‘체험학습’의 기회가 된다. 김경문 감독은 “코치들이 백번 입으로 말하는 것보다 선배가 마운드에서 한번 보여주는 게 훨씬 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덕아웃에서 직접 선배의 경기 장면을 지켜보면서 타자와의 수 싸움 방식을 익히는 것이다. 머리가 좋고 습득능력이 빠른 선수라면 효과는 더 커진다. 물론 상대팀 젊은 투수들도 함께 볼 수 있다는 함정(?)은 있다. 실제로 22일 경기에서 6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한 넥센 선발 김영민은 “21일 경기에서 손민한 선배님의 투구를 보고 많이 배웠다”고 귀띔했다. NC로선 단순한 선발투수 한 명이 아닌, ‘플레잉 코치’를 얻은 셈이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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