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신본기. 스포츠동아DB
롯데 유격수 신본기(24·사진)는 2일 사직 삼성전을 앞두고 “요즘 부모님이 신 나시겠다”는 얘기에 빙그레 웃었다. 데뷔 2년째에 롯데의 주전 유격수를 꿰찼으니 얼마나 아들이 자랑스러울까. 매일 같이 사직구장을 드나들 만도 하다. 그러나 신본기는 “우리 부모님은 야구장에 거의 안 오신다”며 “아들이 부담스러워할까봐 그냥 집에서 TV로 롯데 경기를 보시고, 어쩌다 야구장 오셔도 아예 연락도 하지 않는다. 난 부모님이 야구장에 오셨는지도 모른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최근 신본기는 충격(?)을 받았다. 부모님이 지난주 들뜬 표정으로 사직구장을 방문했기 때문이다. 모처럼 아들 경기를 직접 보러 오신 것일까. 아니었다. 지난달 26일 전설의 외국인선수 펠릭스 호세가 시구를 한다는 소식을 듣고는 “호세가 왔단다. 호세 보러 가자!”며 사직구장에 출동하셨다는 것이었다. 아버지는 물론 어머니도 소문난 야구광이라는 게 신본기의 설명. 부산 토박이로 집안이 모두 롯데 골수팬이다. 신본기도 부산 출신에다 부모님의 영향으로 어릴 때부터 롯데팬이었다.
아들이 꿈이 그리던 롯데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 섰지만, 아들을 위해 사직구장에 오고 싶어도 절제를 하던 부모님. 그러나 호세가 왔다는 소식에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던 모양이다. 아들보다 호세다.
사직|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