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열린 대회서 데뷔 첫 우승 김다나 “스포츠기자 꿈꿨는데”

입력 2013-07-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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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대 여왕의 미소’. 7일 중국 웨이하이포인트호텔&골프리조트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금호타이어여자오픈에서 초대 우승을 차지한 김다나가 우승트로피와 함께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금호타이어 여자오픈 초대 챔피언 등극

“골프가 너무 재밌었다. 노력의 결실을 맺은 것 같아 기쁘다. 골프인생에서 가장 기쁜 날이다.”

김다나(24·넵스)가 강자들을 꺾고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상반기 마지막 대회 ‘금호타이어 여자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초대 챔피언이 됐다.

김다나는 7일 중국 웨이하이의 웨이하이 포인트 호텔&골프리조트(파72·6091야드)에서 마친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3개와 보기 4개를 적어내 1오버파 73타를 쳐 합계 8언더파 207타로 김지희(19·넵스), 이정민(21·KT), 배희경(21·이상 7언더파 209타)의 추격을 1타 차로 따돌리고 정상에 올랐다.

그는 2002년 뉴질랜드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다 우연한 계기에 2003년 골프를 접하게 됐다. 취미로 시작한 골프는 그의 인생을 바꿔 놨다.

김다나는 “어려서 스포츠를 즐기고 보는 것을 좋아했다. 그래서 꿈도 스포츠기자나 아나운서가 되는 것이었다”면서 “골프는 우연한 기회에 배웠다. 그런데 막상 시작하고 보니 너무 재미있었다. 그 길로 골프선수가 됐다”고 말했다.

김다나는 프로야구 두산베어스의 열혈 팬으로도 유명하다. 시구를 하는 게 그의 꿈이기도 하다. 그의 삼촌은 전 LG트윈스의 투수였던 김태원이다.

골프선수를 시작한 뒤로는 탄탄대로를 걸었다. 남들보다 늦게 골프를 배웠지만 4년 만에 국가대표가 됐다. 2년 간 뉴질랜드 국가대표로 활약한 그는 2008년 뉴질랜드 ‘올해의 아마추어’로 선정되는 등 빠르게 성장했다.

프로의 세계는 달랐다. 아마추어 무대를 주름잡고 프로가 됐지만 2년 동안 성적이 부진했다. 2년의 시간은 김다나에게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김다나는 “좋은 경험이었다. 성적을 내기 위해 조바심을 갖게 됐고 그러다보니 실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했다. 스트레스도 받고 힘들었지만,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일들이 있었기에 지금 골프를 대하는 자세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2년 간 힘든 시기를 보낸 김다나는 올해부터 여유와 자신감을 갖게 됐다.

“작년부터 성적이 좋아졌고, 우승하려면 어떤 게 부족하고, 어떤 점을 보완해야 하는지 알게 됐다. 순리대로 풀어가야 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올해가 골프를 시작한지 10년째가 됐는데 골프에 대해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됐다.”

우승으로 이번 대회는 김다나에게 평생 잊지 못할 소중한 추억이 됐다. 그러나 대회 전 그에겐 아찔한 사건이 벌어졌다. 딸을 뒷바라지하기 위해 함께 온 어머니 정명희(50)씨가 대회 전날 계단에서 굴러 넘어지는 사고를 당했다.

김다나는 “정말 아찔한 순간이었다. 다행히 많이 다치시진 않았지만 손목을 다쳤다. 그 모습을 보고 ‘나 때문에 엄마가 이런 고생까지 하시는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아팠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우승은 착실한 전략과 준비가 큰 힘이 됐다.

“대회 전 두 차례 연습라운드를 했는데 코스가 너무 어려워 잠시 멘탈붕괴에 빠졌다. 그때 확실한 전략이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매홀 드라이버로 티샷하기보다 자신 있는 클럽으로 다르게 티샷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웨이하이(중국)|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na18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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