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송주호. 스포츠동아DB
12일 대구구장. 한화전을 앞둔 삼성 류중일 감독은 송주호(한화)에 대한 기억을 더듬었다. 송주호는 2007년 신고선수로 삼성에 입단해 4년간 한 팀에서 뛰었다. 2010년 8월 방출됐지만, 류 감독은 송주호를 똑똑히 기억하고 있었다.
류 감독은 “송주호가 입단 테스트를 볼 때 공 던지는 게 참 예쁘더라. 솔직히 글러브로 잡는 건 가르치면 나아지는데, 송구는 다르다. 투수는 타고난다고 하는 것처럼 송구는 가르치는 데 한계가 있다. 어깨가 좋아 좀 만들면 재미있겠다고 생각한 친구여서 신고선수로 뽑았다”고 회상했다.
실제 송주호는 신고선수 신분이었지만 삼성 입단 첫 해 스프링캠프에 참가했다. 당시 수비코치였던 류 감독은 송주호에게 많은 조언을 건네며 공을 들였다. 그러나 삼성 1군의 벽은 높았다. 그는 2010년 8월 유니폼을 벗었다. 류 감독은 “아쉽지만 한계에 부딪히는 모습이었다”며 “팀과의 궁합도 있는 것 같다. 우리 팀은 선수층이 두껍기 때문에 팀에 남았더라도 (1군에) 올라오는 게 쉽지 않았다. NC에 있는 김종호도 만약 삼성에 있었다면 백업선수에 머물렀을 것이다. NC에서 새로운 기회를 얻은 게 선수 개인으로서 좋은 일이었다”고 말했다.
송주호는 현역으로 입대해 특전사로 군 복무를 마치고 2012년 고양 원더스의 문을 두드렸다.
혹독한 훈련을 소화해야 했지만, 흘린 땀은 값진 열매로 돌아왔다. 올해 한화의 부름을 받아 프로 유니폼은 다시 입을 수 있었고,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1군 무대를 밟았다. 본격적으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린 9~11일 대전 두산전에서 9타수 3안타 1득점으로 눈도장을 받았다.
류 감독은 이날 인사하러 온 송주호의 어깨를 두드리며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류 감독은 “저런 친구들이 잘하면 기분이 참 좋다. 원래 내야였는데, 지금은 외야를 본다더라. 발 빠르고 어깨가 좋아 잘할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송주호도 “2007년 스프링캠프에 갔을 때 류 감독님이 많이 가르쳐주셨다”고 고마워하고는 “한솥밥을 먹던 형들도 아까 만났는데, ‘이제 열심히 하라’고 충고들을 해줬다. 한화에서 새로운 기회가 주어진 만큼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hong9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