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최진혁.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그를 ‘대세남’의 반열에 올린 MBC 드라마 ‘구가의 서’ 1, 2회가 끝난 직후인 4월에 한 번 만나고, 완전한 대세남으로 떠오른 7월에 다시 만났다.
두 번째 만난 최진혁은 “기사의 내용과 기자의 이름을 모두 기억한다”라며 “인터뷰 후 기사를 꼭 모니터링 하고 기자의 이름을 외우려고 노력한다”라고 웃으며 말했다.
다시 만나도 또 새로운 양파와 같은 매력의 최진혁. 그와 인터뷰를 하고 이전의 인터뷰와 비교해보니 흐뭇한 웃음이 났다. 대세남이 되기 전과 후 최진혁은 어떻게 달랐을까. 두 달 사이 얼마나 많은 변화가 있었을까.
●“부담감에 연기 그만 둘까” vs “작가님, 저 벌써 하차해요?”
“부담감 때문에 원형탈모까지 생겼어요. 구월령을 연기하며 ‘연기를 그만 둘까’ 계속 고민했죠.”
극 초반 만난 최진혁의 이야기였다. 다시 만난 최진혁은 연기에 대한 부담은 여전하다고 토로했지만, 이전과 달리 여유로운 미소가 묻어났다.
“1, 2회에서 좋은 평가를 얻고 재등장에 부담이 됐어요. 하지만 초반에는 부담감 때문에 연기에 대한 몰입이 어려웠는데, 후반에는 신기하게 집중이 되더라고요.”
그는 후반부 연기를 위해 1, 2회 등장분을 계속해서 봤다. 상대역인 윤서화(이연희 분)와의 감정선을 기억하기 위해 촬영 직전 그의 주제곡 ‘잘 있나요’를 계속 듣기도 했다고.
“재등장 전부터 머릿속으로 서화와 다시 만나는 신 하나만 계속 생각하고 있었어요. 그렇게 감정을 쌓아 놓아서 그런지 촬영할 때 폭발이 되더라고요. 장소도 달빛정원이고, 추울 때 서화와 찍었던 추억들도 새록새록 떠오르고요. 촬영하는 대여섯 시간 ‘엉엉’ 울었어요.”
그만큼 월령에 푹 빠져서일까. 최진혁은 하차 후 섭섭한 마음에 강은경 작가와 함께 호흡을 맞춘 곤 역 성준에게 실수를 했다는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서화와 함께 잠드는 신을 마치고 작가님한테 전화했어요. ‘저 이렇게 끝나는 거냐’고 물었죠. ‘섭섭하니?’라고 물어보시는데 저도 모르게 ‘네, 섭섭해요’라고 답해버린 거죠. 그렇게 말하는 게 예의가 아닌데 말이죠.”
“심지어 이런 적도 있어요. 곤 역의 성준이 마지막 촬영을 마치고 ‘수고했어요. 축하해요’ 인사를 건넸는데 ‘뭐가 축하할 일이냐’고 성질을 내버렸어요. 상대는 좋게 이야기 해준 건데 지금 생각하면 참…. 제가 월령에 심하게 빠져있었던 거죠.(웃음)”
●“엄마와 싸워 지금 삐쳐있어요” vs “엄마, 행복하게 해드릴게…엉엉”
“요즘 엄마랑 사이가 좀 안 좋아요. 사소한 일 때문에 삐쳐있어요. 제가 나가도 듣는 척도 안 하시고. 가끔 친구들이랑 만나 자랑할 때만 전화하시고요.”
4월에 만났던 최진혁은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냉전 상태에 있는 어머니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랬던 최진혁이 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엄마와 부둥켜 안고 울었던 사연을 이야기 하니 웃음이 났다.
배우 최진혁.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제가 집에서 가장이거든요. 그동안 금전적인 부분을 포함해서 어머니께 잘 해드리려고 했는데 잘 안됐죠. 검색어에 제 이름이 하루 종일 올라있던 날이었어요. 여기저기서 축하 전화와 섭외 전화가 막 오고요.”
최진혁은 당시를 회상하며 진지하게 말을 이었다.
“제가 엄마에게 이런저런 일을 하게 됐다고 얘기하는데, 식탁 쪽에서 눈물이 글썽글썽 하시더라고요. ‘왜 우느냐, 행복하게 해드릴게’ 말하다가 저도 막 터져서…. 강아지도 같이 울고. 눈치 보고 방으로 들어가더라고요.(웃음)”
●“아내가 반대하면 연기 그만 둬야죠” vs “연기 그만 둘 생각 없죠!”
“저는 무조건 가족이 우선이에요. 미래에 아내가 반대하거나, 여의치 않은 부분이 있으면 연기를 그만 둘 생각이 있어요.”
예상 외의 그의 모습에 사뭇 놀랐었다. 당시 그는 놀랍다는 기자의 반응에 “남자로서 가정이 가장 중요하죠”라며 단호히 대답했다.
최근 다시 만난 그가, 아직도 그렇게 생각을 하고 있는지 궁금해졌다. ‘그 때의 생각이 변함 없느냐’ 물으니 잠시 멈칫하는 모습이다.
“음…. 지금은 연기를 그만 둘 생각을 안 하죠.(웃음) ‘구가의 서’ 1, 2부 찍고 반응 없으면 그때는 정말 그만 둬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워낙 좋은 역할이니까, 이것도 통하지 않으면 자질이 없는 거라고요. 당시 누구한테도 얘기 하지 않았었어요. 정말 진지하게 고민했었던 거죠.”
최진혁은 차기작에 대해 이야기하며 특히 눈을 빛냈다. 그는 오는 10월 방송 예정인 ‘상속자들(극본 김은숙, 연출 강신효)’과 누아르 장르의 영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드라마 ‘상속자들’에서 주연을 맡은 것은 아니지만, 정말 기대를 하고 있어요. 김은숙 작가님을 워낙 좋아했거든요. 김 작가님이 ‘정말 멋있게 그려주겠다’고 했어요. 선뜻하겠다고 했죠.(웃음) 시크하고 무뚝뚝한 캐릭터인데 주인공 이민호 씨가 유일하게 좋아하고 존경하는 형이래요.”
“영화는 아직 확실하게 정해진 것은 없어요. 누아르 장르예요. 로맨스코미디 장르는 안 들어오던데요?(웃음) 차기작들은 정말 자신감 있게 연기하려고요! 이번 작품에서 깨달은 게 많아요. 앞으로의 활동도 많이 기대해주세요.”
동아닷컴 원수연 기자 i2overyou@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ㅣ동아닷컴 국경원 기자 onecut@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