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 송준호(위)가 삼성화재의 블로킹 벽을 뚫고 스파이크를 날리는 가운데 김호철 감독이 뚫어지게 바라보고 있다.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김 감독, 안정된 수비 여오현 영입 성공적
베테랑 잃은 신치용 감독 ‘예선 탈락’ 충격
여자부 기업은행, B조 1위로 준결승 진출
역시 뜨거웠다. 2년 만에 친정팀 현대캐피탈에 복귀한 김호철 감독과 삼성화재 신치용 감독의 지략 대결은 흥미진진했다. 최고 자리를 놓고 자웅을 겨루다가 잠시 떨어졌던 둘은 25일 안산 상록수체육관에서 올해 첫 대결을 펼쳤다. 무대는 2013 안산우리카드컵 프로배구대회 남자부 B조 예선 최종전. 준결승 진출 티켓은 현대캐피탈의 몫이었다. 삼성화재에 첫 세트를 내줘 불안했던 현대캐피탈은 2∼4세트를 내리 획득해 세트스코어 3-1(22-25 30-28 25-21 25-19)로 역전했다. 현대캐피탈은 조 2위(1승1패)로 올라 26일 A조 1위 LIG손해보험과 결승행 티켓을 두고 격돌한다. 삼성화재는 2연패로 탈락했다.
● 명불허전 & 명장열전
이번 대회 최대 관심사는 김 감독과 신 감독의 승부였다. 김 감독은 2012∼2013시즌 V리그 종료 후 현대캐피탈 지휘봉을 다시 잡았다. 복귀 후 가장 먼저 한 일은 삼성화재에서 자유계약(FA)선수로 풀린 리베로 여오현을 영입한 것이다. ‘주포’ 문성민이 부상으로 빠진 공백을 조직력과 끈끈한 수비 배구로 승부를 걸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삼성화재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여오현의 빈자리를 이강주로 메웠고, 현대캐피탈 센터 이선규를 FA 보상 선수로 영입했다.
여기서 삼성화재의 발목을 잡은 게 있었다. 징크스였다. 정규리그 통산 7회 우승의 위업을 달성했지만 컵 대회와는 인연이 없었다. 2009년이 처음이자 마지막 우승. 신 감독은 “꼭 우승 하겠다”고 다짐했지만 출발부터 좋지 못했다. 대한항공에 1-3으로 무너지며 수렁에 빠졌다. 현대캐피탈도 비슷하긴 했다. 역시 대한항공에 무릎을 꿇었다.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와 새 시즌 전초전에서 승리할 수 있던 비결은 수비였다.
승부처는 2세트. 삼성화재가 1 세트를 따낸 가운데 2세트에서는 듀스 접전이 펼쳐졌다. 고비에서 항상 여오현의 안정된 수비가 돋보였다. 결국 현대캐피탈이 따냈고 분위기를 잡았다. 3세트 23-21에서 송준호의 스파이크, 박주형의 밀어 넣기가 성공되며 역전됐다. 4세트는 넉넉한 현대캐피탈의 우세. 김 감독은 “오늘 코트 안에서 여오현이 다 해줬다. 후배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고 있다. 위기 때마다 여오현이 있었다”고 기뻐했다. 현대캐피탈 송준호는 팀 최다득점(24점)으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앞서 열린 여자부 B조 조별리그 2차전에서는 IBK기업은행이 KGC인삼공사를 세트스코어 3-1(23-25 25-10 25-15 25-20)로 제압했다. 트리플크라운을 올린 김희진(28득점)과 박정아(23득점)의 맹타에 힘입어 2승을 기록한 기업은행은 조 1위로 4강 진출을 확정, 27일 A조 2위 GS칼텍스와 결승행을 놓고 격돌한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