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정훈이 1사 만루서 중견수 펜스 바로 앞까지 날아가는 초대형 외야플라이를 치고도 타점을 날렸다. 아군인 강민호의 의욕만 앞선 ‘발야구’가 원인이었다.
사연은 이렇다. 25일 대전 롯데-한화전 6회초 1사 만루. 2-0으로 앞선 롯데가 또 한번 황금 찬스를 잡았다. 한 방이면 승부를 끝장낼 수 있는 타이밍. 롯데 8번타자 정훈은 한화 사이드암 임기영을 상대로 볼 카운트 3B-1S서 큼지막한 중견수 플라이를 쳐냈다. 한화 중견수 고동진의 키를 넘어가는 쭉쭉 뻗는 잘 맞은 타구였다. 그러나 고동진은 전력 질주해 역동작으로 타구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보여줬다. 원체 큰 타구여서 고동진은 홈으로 송구할 엄두도 내지 못했고, 3루주자 황재균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그런데 전일수 2루심이 1루주자 강민호의 아웃을 선언했고, 황재균의 득점도 무효로 처리됐다. 타구가 중견수 키를 넘어갔다고 지레 짐작하고 질주를 거듭한 1루주자 강민호가 플라이 아웃을 확인하고 2루로 귀루하던 2루주자 전준우를 앞질러 가는 ‘무한질주’를 했기 때문이다. 야구규칙 7조 8항 (h)는 ‘후위주자가 아웃되지 않은 선행주자를 앞질렀을 경우, 후위주자가 아웃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롯데 김시진 감독은 ‘강민호가 전준우를 앞지르지 않았다’고 항의했지만, 둘이 주루 도중 충돌할 정도로 명백한 상황이라 먹혀들 리가 없었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matsri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