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스포츠동아DB
조짐이 심상치 않다. 올해 여름 독일 분데스리가 함부르크SV에서 바이엘 레버쿠젠으로 이적한 손흥민(21)이 화려한 출발을 하며 새 시즌, 새 팀에서의 맹활약을 예고했다.
손흥민은 4일(한국시간) 독일 리프슈타트 발츠회스헨 슈타디온에서 열린 SV리프슈타트(4부 리그)와의 2013∼2014 DFB(독일축구협회) 포칼 1라운드(64강)에서 후반 교체 투입돼 1골 1도움을 기록, 소속 팀의 6-1 대승과 함께 32강 티켓을 안겼다.
전반전을 건너 뛴 손흥민은 하프타임이 끝난 직후 교체 출격해 팀이 3-1 리드하던 후반 18분 슈테판 키슬링의 패스를 받아 왼발 슛으로 상대 골 망을 흔들었다.
후반 35분에는 문전 왼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로 시드니 샘의 헤딩 골을 배달했다.
이적 이후 처음 맛본 1∼2호 공격 포인트다. 이날 손흥민의 플레이는 완벽에 가까웠다.
▲상대가 하위 리그 클럽이란 점 ▲출전 시간이 45분에 불과했다는 사실 등은 빼고도 ‘왜 손흥민인지’ ‘왜 손흥민일 수밖에 없는지’ 알리는데 부족함이 없었다.
함부르크 시절의 장기가 모두 드러났다. 날카로운 공간 침투와 과감한 드리블, 안정된 볼 터치, 정확한 슛 감각은 갈채를 받기에 충분했다.
사실 이번 경기는 상당히 중요했다. 첫 무대, 첫 인상이 좋아야 꾸준한 출격 기회가 보장되기 때문이다. 레버쿠젠은 손흥민을 데려오기 위해 거금을 들였다. 함부르크에 지불한 이적료 1000만 유로(약 150억 원)는 클럽 역사상 최고액. 이 경기에 앞서 최근 4차례 프리시즌 연습경기에서 3골 1도움을 올렸으나 어디까지나 연습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손흥민은 부담 없이 쾌조의 스타트를 뗐다.
레버쿠젠 사미 히피아 감독은 빌트, 익스프레스 등 현지 언론들을 통해 “극히 짧은 시간에 자신이 얼마나 좋은 실력을 가졌는지를 입증했다. 계속 활약이 이어지길 바란다. 합류시간이 짧았던 게 유일한 교체출전의 이유”라고 제자를 칭찬했다. 최상의 시나리오로 산뜻한 출발을 알린 손흥민은 10일 프라이부르크와 정규리그 개막전을 대비하고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yoshike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