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의 힘이 두산을 일으켜세웠다. 두산 이종욱이 6일 잠실 넥센전 7회말 선두타자로 나서서 5-1로 달아나는 쐐기 우월솔로홈런을 터트리고 있다. 이종욱의 홈런으로 두산은 팀 2600홈런을 달성했다. 잠실|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트위터 @bluemarine007
1. 김현수·최준석·홍성흔 중심타선 부활
2. 팀타율·득점·2루타·도루 등 1위 질주
3. 7·8월 성적 15승 7패…9개구단 중 톱
두산이 방망이의 힘으로 마침내 넥센을 제치고 3위로 도약했다. 두산은 6일 잠실 넥센전에서 천신만고 끝에 5-4로 승리했다. 이로써 두산은 48승2무38패로 47승1무38패의 넥센을 반경기차로 따돌리고 6월 4일 이후 63일 만에 3위 자리를 탈환했다. 5∼6월의 극심한 부진 탓에 7월 11일까지도 6위에 불과했던 두산이 여름 들어 눈부신 변신에 성공하고 있다.
● 여전한 ‘타선의 힘’
두산이 5∼6월 마운드가 무너진 상황에서도 악착같이 중위권 경쟁을 벌일 수 있었던 데는 타선의 힘이 결정적이었다. ‘방망이는 믿을 것이 못 된다’는 야구계의 정설이 올 시즌 두산에는 통하지 않는 듯하다. 타자 개개인의 리듬에는 역시 부침이 있었지만, 각자가 번갈아가며 타격감을 끌어올리면서 제 몫을 해준 덕에 팀 타선 전체로는 기복 없이 꾸준함을 보여줘왔다. 이는 데이터로도 잘 드러난다. 이날 경기 전까지 두산은 타율, 득점, 안타, 2루타, 도루 등 팀 공격지표 상당 부문에서 1위를 달렸다. 득점권 타율이 떨어진다는 우려도 제기됐지만, 최근 들어서는 중심타선의 김현수, 최준석, 홍성흔이 살아나면서 응집력이 한층 강해졌다.
6일 넥센전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두산은 2회 넥센 선발 앤디 밴 헤켄의 제구가 흔들리는 틈을 타 1사 만루 찬스를 잡았다. 민병헌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신고한 뒤 김현수의 1타점 좌전적시타와 최준석의 2타점 2루타로 3점을 추가했다. 4-1로 앞선 7회에는 이종욱이 넥센 박성훈의 시속 136km짜리 직구를 받아쳐 우측 펜스를 넘기는 솔로아치(시즌 5호)를 그렸다. 추가점이 절실한 상황에서 터진 천금같은 홈런이었고, 덕분에 두산은 9회 넥센의 끈질긴 추격(3점)을 뿌리칠 수 있었다.
● 김진욱 감독 “더 높은 곳을 바라본다”
타선의 집중력을 등에 업은 투수진은 11개의 볼넷을 허용하면서도 끈질기게 버텼다. 선발 이재우는 4이닝 동안 6개의 볼넷을 내주는 등 91개의 많은 공을 던지면서도 넥센 타선을 1점으로 막았고, 윤명준이 5회 1사 1·3루 위기를 추가 실점 없이 넘겨줬다. 2.2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한 윤명준은 데뷔 첫 승의 감격을 누렸다. 타선의 집중력과 투수진의 ‘짜내기’가 빚어낸 승리였다. 비록 9회 등판한 마무리 정재훈이 아찔한 상황을 빚었지만, 이날 두산의 승리는 3위 자리를 놓고 펼친 ‘진검승부’에서 거둔 것이라 의미가 더욱 깊다. 두산의 7∼8월 성적은 15승7패로, 9개 구단 중 단연 1위다. 김진욱 두산 감독은 “아직은 시즌이 많이 남아있기 때문에 우리가 (4강) 안정권이라고 속단할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는 더 높은 곳을 바라보고 있다. 여기에 만족하지는 않겠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잠실|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